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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아이들을 위한 새해 작은 소망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25 15:13
조회
218

홍승권 위원


얼마 전 초등학교(1학년)에 다니고 있는, 셋째인 딸내미가 함께 나란히 티브이를 보다가 질문을 합니다.


     “아빠, 학교는 왜 가야 되는 거야?”


 갑작스런 질문이기도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기에 얼결에 그냥


     “.... , 응~ 그건 어린아이들이 아직 배워야 할 게 많기 때문이지.”


 하고 대답했습니다.


 딸은 쉴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말을 잇습니다.


     “엄마 아빠가 집에서 가르쳐주면 되잖아.”
    “.... 엄마 아빠는 돈을 벌어야 하잖아.”
    “그럼 아빠가 돈 벌어오고 엄마가 집에서 가르쳐 주면 되잖아.”
    “....................”


 잠시의 당황스러운 순간을 묵묵부답으로 지나고서야 딸내미는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오지 못하는 자괴감도 잠시였고 어느새 1학년에 불과한 이 아이가 학교라는 대형 교육시스템에 만족을 못한달지, 적응을 못한달지, 하여튼 문제제기를 하는 셈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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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디 마을 학교 현판식. 2005년 3월 6일 ⓒ2005 이정민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엊그제 보도를 보니 교육부에서 초등학교를 포함한 대안학교의 학력인정 및 지원정책을 발표했다고 하는 것을 보고 교육의 다양성이 보다 확대될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대안학교라는 것도 부모가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만한 여건(경제적이든 교육환경이든)이 되어야 생각을 해볼 수 있는 형편이고 보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홈스쿨은커녕 대안학교를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의 많은 서민들은 좋고 싫은 것을 따질 겨를도 없이 일단 공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관내(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와 더불어 전국에서 제일 높은 과밀학급을 자랑(?)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1학년 아이들은 한 학급에 40명 정도이고 5,6학년쯤 되면 한 학급에 48명 내외가 됩니다. 게다가 한 학년에 열두 반이 편성되어 있어 이 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3천 명을 훌쩍 넘어 섭니다.


 급식 환경(이 학교는 현재 2학년부터 급식이 시행되고 있는데 2006년부터는 3학년부터 급식이 시행될 거라는 괴소문이 나돌고 있는 형편)이나 체육시간 등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고생이나 그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결국 방임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언젠가 티브이에서는 모 지역의 학교 교육환경을 소개하면서 한 반에 20여 명 되는 아이들이 훌륭한 시설에서 교육받고 있는 모습을 보도한 적이 있었는데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졌더랬습니다.


 한 담임선생이 맡아 잘 지도할 수 있는 학생 수의 한계가 20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규모를 넘게 되면 교육의 질을 따지기가 어려운 형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기존의 틀에 억지로 구겨 넣을 수밖에 없고 아이들은 거의 숨막힐 듯한 환경에서 이런저런 주입식 교육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인 것 같습니다.


 5a2012b.jpg


사진 출처 -  경향신문


 2006년에는 국방예산을 대폭 교육예산으로 이관시켜 아이들이 티없이 맑고 밝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미래가 나라의 미래 아니겠습니까?


 국익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


홍승권 위원은 현재 삼인출판사 부사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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