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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정신으로 (박현도)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7 10:37
조회
157

박현도/ 종교학자



욱일기(旭日旗)가 휘날리고, 야스쿠니 신사에는 전범의 죽음을 기리는 도덕이나 윤리의식이 완전히 마비된 일본정치인들이 득실거리고, 일본군의 천인공노할 강제적 성착취(性搾取)를 부인하고, 백주대낮에 한국인을 죽이자는 구호가 거리를 울리고, 일본은 침략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기막힌 역사해석이 난무하고.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한 일본이 패망한 지 68년이 된 지난 8월 15일, 바다건너 일본의 일상이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는 일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쯤 되면 민폐 끼치는 것을 제일 혐오한다는 일본인의 문명화된 생활양식은 타인에 대한 진정어린 공감과 이해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당하기 싫기에 남을 피해 다니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소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는 부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인륜의식이 마비된 집단처럼 보인다. 전후 손발이 닳도록 잘못을 빈 2차 대전 동맹국 독일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니 말이다.

누구를 탓하랴. 우리가 힘이 없어서 당했고, 아직도 약하여 일본정부가 우리를 아직도 우습게 여겨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니. 그저 힘을 길러 반드시 어디 한번... 분노가 치미니 극단적인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이래서 역사청산이 중요하다. 전후 청산을 실패하다보니 가해자 일본이 피해자로 둔갑하고 말았다. 전범(戰犯) 괴수 일왕(日王)을 정리했어야 했고, 우리가 아니라 일본을 둘이나 셋으로 나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였으니 전범 후손들이 수상이 되고 각료가 되어 일본을 기괴한 나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돈만 많고 생각 없는 한심한 일본의 추악한 정치지도자들을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에 기대기보다는 우리 개개인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소수라 할지라도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과 연대하여 전 세계에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일본 정치인의 만행을 쉬지 않고 알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본 우익의 자금줄이 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 시끄럽게 떠들면서 하는 것 보다는 조용하고도 철저하게 외면하는 시민 의식을 보여주어야 한다. 같은 값이면, 아니 조금 싸더라도 쓰지 말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휘두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무기가 바로 소비니 말이다. 남양유업이 왜 고개를 숙였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안중근 의사는 왜 자신을 버리면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쏘았는가? 이제는 우리가 이등박문 잔당을 굴복시켜야 한다. 지금 일본에서는 이등박문이 부활하고 있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다시 노예가 될 수 없지 않은가?

이슬람 전통은 거짓을 행한 자의 말로가 지옥불이라고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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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사진 출처 - 한겨레


 
인간이 행한 것을 되돌아보는 그날
지옥이 보일 것이다.
잘못을 범하고
이 세상의 삶을 더 좋아한 자들은
지옥불에 머물 것이요
주님 앞에 서길 두려워하며 속된 욕망을 참은 자들은
천국에 머물 것이다. (꾸란 79장 35-41절)

나는 우리 한국인은 보편적 공동선을 숭상하고 사랑하기에 일본의 양심적인 사람들과 함께 결국 복락을 누리리라 믿는다. 인류 공동선을 도외시한 이등박문 잔당의 최후는 비참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전장에 나섰다. 이등박문을 존경하던 이들이 부끄러움에 욱일기를 찢고,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일본군에 희생된 어린 소녀와 여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전쟁피해국과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일본이 침략국이었음을 고백하고 속죄하는 날이 올 때까지 강건하고 흔들림 없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자.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을 길라잡이로 삼아 드높이고 대한국인이 되자.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요한복음 1장 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