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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중동지도’로 본 중동의 미래 : 사우드왕가와 아사드 통치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 (홍미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7 14:07
조회
3479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조교수



2008년 오바마 대통령 당선, 2011년 아랍 봉기 발발과 시리아내전에 앞서, 2006년부터 이미 미국에서 새로운 중동지도들이 출현하였다. 이 지도들이 의미하는 바는 시리아내전 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중동 역내 정치・군사 행위자들에게는 없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이 새로운 지도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아랍 국가들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동부국가, 북부국가, 서부국가, 동남부국가, 중앙부국가 등 5개 국가들로 해체한다. 둘째, 2009년 이후 역내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의 허부를 구상했던 시리아를 알라위국가, 수니국가, 쿠르드국가 등으로 해체한다. 셋째, 막대한 석유매장 국가인 이라크를 수니국가, 쿠르드국가, 시아국가 등으로 해체한다. 넷째, 시리아의 수니국가와 이라크의 수니국가를 통합하여 하나의 국가로, 시리아의 쿠르드국가와 이라크의 쿠르드국가를 통합하여 또 하나의 국가로 만든다. 다섯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해체되면서 새롭게 창출된 아랍 ‘시아국가’는 이라크남부를 기반으로 사우디 석유 매장지 동부지역을 통합함으로써 사우드왕가의 석유지배권을 박탈한다.

2006년 미국 군사전략가인 랄프 피터는 권위있는 미군사저널(Armed Forces Journal, 1863년 창간)에 “중동지도 다시 그리기”를 게재하였다. 이 지도에 따르면, 주변 아랍국들의 국경이 사우디아라비아 내부로 확장되어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체된다. 사우디 북부지역은 대 요르단으로, 남부지역은 예멘으로, 동부지역은 이라크에 기반을 둔 아랍 시아지역으로 통합되고, 메카와 메디나를 포함한 서부지역에는 이슬람국가가 독립적으로 창설되며, 나즈드를 포함한 중앙부 지역만이 사우드왕가가 통치하는 독립국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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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랄프 피터의 “중동지도 다시 그리기”


2013년 9월 뉴욕 타임즈에 실린 로빈 라이트가 만든 “5개 국가를 14개 국가로 만들기” 지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부국가, 북부국가, 서부국가, 남부국가, 중부 와하비 국가 등 5개의 독립국가로 분할된다. 시리아는 알라위국가, 수니국가, 쿠르드국가, 드루즈 도시국가, 이라크는 수니국가, 쿠르드국가, 시아국가, 바그다드 도시국가 등 몇 몇 국가로 해체된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제프리 골드버그는 “새로운 중동 지도”를 2008년 처음 내놓았고, 2014년 6월 재차 내놓았다. 랄프 피터와 로빈 라이트 지도와 마찬가지로, 제프리 골드버그 지도에서도 메카와 메디나를 포함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부에 독립적인 이슬람국가가 건설된다. 이라크에 기반을 둔 아랍 시아국가는 사우디 동부유전 지대를 통합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서남부 지역은 대 예멘으로 통합된다.

특별히, 제프리 골드버그 지도는 요르단이 팔레스타인 서안지역을 통합함으로써 창출되는 대 요르단을 제시하였다. 3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서안지역이 새롭게 요르단 영토로 통합될 경우, 요르단 왕가는 치명적인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지도들이 제시한 가설이 실행된다면, 중동지역은 불가피하게 외국세력들과 연계된 너무나 많은 정치・군사행위자들이 경합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사우드왕가와 시리아의 아사드가 지배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