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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익의 뉴스공감-김정아] 자립준비청년들은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12-02 10:58
조회
498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김정아 기자

▶ 현장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김정아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다뤄볼까요?

▷오늘은 '자립준비청년, 그들은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에 대한 주제로 다뤄볼까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자립준비청년 두 명의 극단적 선택 사건을 말하는거죠?

▷네 그렇습니다. 올해 8월에 광주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일인데요. 아동복지시설 출신 청년 두 명, 이들은 새내기 대학생이었는데요. 자립준비청년 두 명이 생활고와 외로움 끝에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왜 이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요?

오늘 오전에 <자립준비청년의 온전한 자립을 위한 정책 간담회>가 진행됐는데요. 저도 다녀왔는데 간담회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정책 간담회에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서경석 대표와 자립준비청년 당사자 박강빈 활동가와 브라더스키퍼 김성민 대표 등이 함께 했고요. 시설을 운영하시는 분들과 현장에 종사하시는 관계자를 포함해서 100여분 참석하셨습니다.

김성민 대표 같은 경우에도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이기도 한데요. 보육원에서 17년 동안 생활을 했고 퇴소 후에 18년 간 자립준비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었던 분입니다. 김 대표는 이번 두 청년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특별한 소식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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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소식이 아니었단 건, 빈번하게 지금도 일어나고 있단 뜻일까요? 흔하게 발생되고 있다?
▷그렇습니다. 김 대표는 평균 일주일에 두 건 정도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밝혔는데요.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워서 삶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겁니다. 이러한 현실은 통계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통계로 본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이 어떤가요?

▷강선우 의원실에서 자립수당을 받고 있는 아동의 실태를 파악했는데요. 그 결과 자립수당 대상자 7,270명 중에 20명이 '사망'으로 지원금이 중단됐다고 합니다. 사망한 20명 중 1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단 통계 결과가 나왔는데요. 김성민 대표가 말했듯 청년 두 명의 극단적 선택 사례들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단 겁니다.

▶자립수당을 받고 있는 통계에서도 극단적 선택 사례가 많은 편이라고 생각이 드느데 실제로는 통계로 잡히지 않는 아이들의 극단적 선택 사례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자립준비청년들은 매년 2천 5백 명에서 3천 명 정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범죄나 사기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고요.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이들을 관리하는 전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보호 종료 후에 연락이 두절 되는 경우가 4명 중에 1명에 달한 다고 합니다. 연락이 되지 않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이럴 땐 정부가 나서서 청년들을 보호해야하지 않을까요?

▷사실 국가에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도에야 자립수당과 주거지원 통합서비스가 도입이 되었고요. 그때부터 정부가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8월에 잇따른 자립준비청년들의 안타까운 사건이 이어지자 이를 계기로 정부가 지난 11월 17일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립준비청년 지원방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 중에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특히 용어들이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네, 자립준비청년도 그렇고요. 보호종료아동, 보호연장아동, 보호대상아동 어떻게 구별이 되는 건지 다들 잘 모르실 것 같아요.

▷네, 저도 이렇게 세세하게 나뉘어 있었다는 걸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먼저, 자립준비청년은 퇴소아동에서 바뀌게 된 단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이다' 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더 큰 개념은 보호대상아동인데요.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 혹은 보호자가 양육에 적당하지 않아 분리조치 되는 아동을 말합니다. 1년에 3,500명 이상이 발생된다고 합니다.

보호대상아동 중에 일정 연령, 즉 만 18세 이상이 되면요. 시설과 가정위탁 등 보호가 종료되어 아동들이 살던 곳을 떠나서 자립을 하게 됩니다. 이들을 보호종료아동 혹은 자립준비청년입니다. 한해에 2,400명 이상이 발생된다고 합니다.

▶기준이 만 18세군요.

▷그렇습니다. 한국 나이로 19세에서 20세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혼자서 자립하기엔 너무나 어린 나이라고 볼 수 있죠. 보호연장을 원하는 경우엔 별도 사유 없이 만 24세까지 보호연장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이들을 보호연장아동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만 18세가 되기 전 보호가 종료되는 케이스도 있거든요. 조기종료아동인데요. 조기종료아동은 만 18세 전에 원가정,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혹은 무단 퇴소 등으로 보호가 종료된 아동을 말하는데요. 조기종료아동과 보호연장아동은 자립준비청년에 포함되지 않는 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정책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입니다.

이번 8월에 광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두 청년도 이 케이스에 해당되는데요. A군 같은 경우엔 보호연장 후에 기숙사에 거주중이었고요. B양의 경우엔 17세 조기종료 후에 원가정에 복귀한 케이스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서비스나 정책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이죠. 대표적인 예를 들면 만기 퇴소를 해야만 자립지원정착금이나 공공임대주택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보호기간 중에 다른 복지 시설과 가정 위탁으로 옮기는 경우를 제외하면 원가정 복귀, 병원 입원, 쉼터 입소 등으로 퇴소 아동들은 보호기관을 인정받지 못해서 여러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합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많군요. 원가정 복귀를 선택하는 청년들이 많을까요? 원가정에 복귀가 되면 보호가 종료가 되는 시스템인데 다시 학대가 이뤄질 수도 있고요.

▷네, 실제로 보호종료아동중에 약 45% 정도는 원가정 복귀를 선택해서 퇴소를 하는데요. 하지만 재학대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기준 중간보호종료아동의 재학대 사례는 5,517건으로 2020년 기준에 비해 1,846건이 증가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가 종료가 되더라도 지속적인 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아울러 보호연장아동과 보호대상아동, 조기종료아동에 대해서도 촘촘하게 관리와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B양처럼 조기종료아동 중에 원가정으로 돌아가거나 시설을 무단으로 퇴소한 약 4천명은 명확한 법적 지원 근거나 자립지원 매뉴얼 등이 부재해서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이번 11월에 정부가 발표한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완대책'에 이런 내용들이 포함돼서 다행이네요.

▷그렇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주거와 교육, 일자리 부분에서도 지원이 많이 늘어난 상황은 맞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책적으로 보완할 부분은 많습니다. 오늘 정책 간담회에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송양수 과장도 토론에 함께 했는데요. "이번 대책을 만들면서 당사자와 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했지만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정부가 대책을 발표를 했지만 정책은 계속되기 때문에 보완을 해서 더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장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서 추진하겠다" 강조했습니다.

김성민 대표는 청년들을 구분 지어서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자립준비청년들이 보편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보호가 종료가 되더라도 지속적인 관리 시스템이 마련이 되고,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끝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책 지원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네, 정부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갈 길이 멉니다. 사각지대를 다시 한번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발생 돼서는 안 됩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김성민 대표의 말로 마무리 할까 하는데요. 자립준비청년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가 담겼습니다.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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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민 / 브라더스키퍼 대표
<김성민 / 브라더스키퍼 대표> "모든 사람이 죽음을 경험하듯이요. 모든 사람은요. 언젠가는 고아가 됩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야만 하는 시간을 경험합니다. 여러분 우리 아이들은요. 잘못된 경험 혹은 다른 경험을 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경험해야 될 그 경험을요. 누구보다 먼저 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사람들이 너를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더라도 너는 그 사람을 위로하는 눈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네가 지나온 삶을 앞으로 경험할 사람들이야. 너의 지나온 시간들을 많은 사람들을 그리고 이 세상을 위로할 수 있을 거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이런 존재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을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소중한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김성민 대표의 발언 듣고 왔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아 기자였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vigorousact@gmail.com) | 입력 : 2022-12-01 20:02 수정 : 2022-12-0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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