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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 지령 100호 기념 기고 - 인권연대와 나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31 16:51
조회
207

언론 앞에 언제나 당당한 그 이름, 인권연대


 -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


 2005년 5월 내가 일하던 시민의신문과 인권연대가 공동으로 ‘경찰개혁 연속토론회’를 주최하기로 하고 준비를 할 때 오창익 사무국장은 내게 “몇몇 일간지에서 자기들도 공동주최로 끼워달라고 한다.”며 의견을 물어왔다. 시민의신문에선 난색을 표했다. 오 국장은 당시 흔쾌히 시민의신문과 약속한 게 먼저라며 그 일간지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사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시민단체 입장에선 반년 이상 진행하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일간지와 하고 싶은 욕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권연대는 일개 주간지와 했던 약속을 지켰다. 그런 배려와 신의 덕분에 경찰개혁을 주제로 한 연속 기획물을 내보냈고 나중에는 토론회 발표문과 기사를 모아서 책도 낼 수 있었다. 물론 토론회도 대성공이었다.


 2004년 가을 다른 일로 취재약속을 했는데 그 장소가 공교롭게도 인권연대가 매주 화요일 12시에 벌이던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캠페인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인권연대와 맺은 인연이 벌써 4년을 바라본다. 기자로서 인권연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보도자료를 쓰지 않는 시민단체’다.


 「월간 인권연대」가 100호를 맞는다. 변함없이 성실하고 우직하게 ‘낮은 곳에 임하는’ 인권연대.  「월간 인권연대」 1000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때도 축하글을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 염미숙/ 신현중학교 교사


 학교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보내다 책상 위에 놓인 인권연대 소식지를 보게 된다.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 바로 뜯어볼 여유는 없다. (그래도 맨 밑 서랍 속에 넣진 않는다. 눈 앞에서 일단 사라지면 영원히 안 읽게 된다는 걸 아니까.) 조금 여유를 가질 때 소식지를 뜯어 먼저 <함께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너를 보며 우리 옛 동지(?)들의 안부를 확인한다. 이 양반들, 회비는 제대로 내고 있나 확인도 할 겸.


 소식지 뒤편 <교사 인권강좌> 홍보란을 보며 미안하면서 불편한 마음은 언제나 풀어낼 수 있을까. 두발자유에 대한 의견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항의해대는 우리반 록커 동빈이와 아직도 단정치 않은 두발 용의복장을 청소년비행의 전조로 보는 다수의 선생님들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싫어서 뭔가 변화를 시도해보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치 않은 문제다. 항의해대는 녀석들이 공부도 좀 하고 평소에 이쁜 짓 하는 놈들이면 편들기도 쉬울텐데... 거참, 소심한 담임의 딜레마를 풀어 줄 멋진 녀석 한 놈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는 우리 반 급훈 보기가 부끄럽게도 도대체 담임은 아이들 세상을 위해 무얼 했나 자책하며 또 일 년을 보내게 생겼다.


 그래도 그 녀석들, 올 봄에 남영동에서 인권교육 받은 기억 잊지는 않겠지? 다른 학급은 비보이 공연 보러 가는데 이상한 건물에 끌고 가서 인권인지 뭔지 교


 육 받게 한다고 조금 툴툴거리긴 했지만 다들 몇 시간씩 얌전히 있어준 것 얼마나 고마운지...오국장님, 우리 아이들 예뻤지요?


 인권운동가가 필요없는 그날까지


- 뚜라/ 버마행동 한국대표


 한국에 오랫동안 외국인 활동가로서 기억에 남은 사람과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 중 오창익 국장과 인권연대 활동가들도 내 기억에 자리를 많이 차지한 사람들입니다. 지난 2년 전에 있었던 인권연대와의 첫 만남은 ‘인권학교’ 참가 신청 전화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이운희 간사의 인권교육에 대한 설명 끝에 인권교육이란 난생 처음인데 꼭 참가하겠다고 결정하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참가자가 하나밖에 없는데도 인권연대 활동가들은 친절했고, 따뜻하게 대해 주어서 아무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이후에도 인권연대는 내가 활동한 버마의 민주화와인권의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활동한 동지가 되었습니다. 프리버마 캠페인도 인권연대의 노력에 많은 단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 이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기적인 생각만을 하고 사는데 인권연대 활동가들은 정말로 인간과 인권의 가치가 넘칠 만큼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활동가인 나 자체가 인권연대를 보면서 자꾸 배우게 됐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많은 운동가들의 여유와 편함 부족과 어려운 삶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도 했습니다. 운동가들이 오랫동안 활동을 하기 위해 시민 모두가 지지하고 지원하고 함께 해주셔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사회가 인권운동가가 필요 없는 그 날까지 인권연대가 활동 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을 합니다. 우리 (나와 시민여러분)모두가 인권연대의 부족한 2%를 찾아서 함께해줍시다. 그러면 우리는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목에 가시 같은 존재


- 김석규/ 개인 사업


  1999년 여름, 도재형 변호사님의 소개로 인연을 맺게 된 인권연대. 벌써 8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초기 한강로 사무실은 좁은 계단에 신발장, 투박하게 생긴 오창익, 고상만 국장과 훤칠하게 생긴 기명문 간사 등이 활동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내가 접한 인권연대의 대표적인 활동이 주민등록증 지문날인 거부와 군, 경찰과 같은 공권력에 의한 인권문제 등 일반인들로서는 접하기 힘들고 좀 난해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다루는 문제들의 성격만 보면 과격할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은 상근활동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지만 면면을 보면 한결같이 성격이 차분하고(오창익 국장은 제외^^) 부드러운 간사님들을 보면서 어디서 저런 신념이 나올까 생각도 해본다.


 한남동으로 사무실을 옮겨서 활동하다가 때로는 현실적으로 부정할 수도 피해갈 수도 없는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인권연대의 존폐를 고민하며 기로에 선 적도 있었음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인권연대는 끝까지 민간단체의 순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외부 단체나 정부의 지원을 마다하고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해서 지금까지 꾸려나오는 것을 보면서 다른 단체와는 다른 인권연대만의 고집과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이 거기에 있다고 본다.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이 사회에 개선시킬 인권현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인권을 개선하라는 소리를 덜 외치고도 살만한 세상은 언제쯤이나 올 수 있을까.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뭔가 불편하지만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소수의 목소리 즉 ‘목에 가시’ 같은 존재가 되고픈 인권연대 파이팅!!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 손정원/ 성공회대 학생


 집으로 돌아오는 길 끝에 매일 열어보는 우편함에서 정다운 편지는 부재할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우직한 혹은 우둔한 희망이다. 편지 주고받는 우편함이 달거리하듯이 날아오는 카드 고지서를 머금어야하는 그 헛헛함이 안타까워 한때는 솔선수범하여 가까운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은 날들도 있었다. 우편함에 있어야 할 것들이 있을 때, 고귀한 것이 잠자코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하루의 고단함이 씻기는 그 기분을 나는 늘 갈망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그 헛헛한 빈자리를 인권연대가 넌지시 들어와 있었다. 물론 정다운 사람의 정겨운 이야기를 담은 그 편지와 이를 비교하자면 무슨 아첨 같아 쓰는 사람도 쑥스럽다. 물론 그 감동의 온도는 다르겠지만, 매달 찾아오는 인권연대가 반갑다.


 인권연대는 내가 세상과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임을 확인 시켜주는 매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조금 더 소통할 것을 다짐해보기도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동기부여도 해보는 것이다. 늘 작게만 머무르고 있지만, 이러한 마음가짐들이 모인다면 언젠가 나도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품고하는 것이다.


 이제 인권연대 100호를 받아 볼 것이다. 이번에는 조금 더 반가울 것 같다. 인권연대가 나이를 먹을수록 좀 더 뿌듯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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