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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 연말 철수 - 이동화/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간사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11 16:13
조회
279

이동화/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간사



지난 9월 19일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이툰 부대가 올해 연말까지 철수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에서 올해 말까지 철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한데다 동맹국이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론에서는 보도했고, 이에 따라 쿠웨이트에서 자이툰 부대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군 다이만 부대도 올해 말 철수할 예정이다. 또한 23일에는 자이툰 부대 마지막 교대 병력이 파병환송식을 가지면서 언론에서는 “조국의 이름으로”라는 타이틀로 그들을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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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자이툰 마지막 교대병력 환송식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03년 가을, 2004년 여름 그리고 그해 겨울, 해마다 목소리는 작아졌지만 오랜 기간 동안 “파병반대, 자이툰 철수”를 외쳤고, 드디어 그토록 바랬던 자이툰 부대가 철수를 하게 되었는데 명쾌하지 않고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솔직해 지자. 그 기분이 어떠한 것인지는 모를지라도 그 크기는 작다. 인정하고 싶지만 점령과 주둔의 시간이 지날수록 이라크와 자이툰의 비중은 작아졌고 그곳에서의 목소리도 고통도 스스로 무뎌졌다. 누군가는 그게 당연하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과 느낌은 희미해진다고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그토록 외쳤던 함성이 쑥스러워진다.

변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비추어보면 올해 말까지 자이툰 부대와 쿠웨이트에서 수송을 담당하고 있는 다이만 부대는 계획대로 철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국은 명백한 이라크전쟁범죄 국가이고 점령 5년 동안 그토록 신문지상을 피와 고통으로 뒤덮은 이라크 뉴스의 공범이고, 아직도 이라크의 상황이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현행범 국가이다. 이 역사를 되돌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이툰 부대의 파병과 철군, 이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냉정한 평가가 꼭 필요하다. 그토록 파병결정시기에 대두되었던 ‘국익’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한미관계’도, 연간 천문학적 비용을 사용하며 무엇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는 자이툰 부대의 활동도 모두 다 평가되어야 한다.

또한 자이툰 부대의 철군을 요청했던 활동가의 측면에서는 현재의 결과에 철군운동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2002년과 2003년 그 뜨거웠던 함성이 왜 이렇게 사그라졌는지, 여러 측면에서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철저한 자기반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이 평가의 마지막 결론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라크 상황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이라크 민중들과의 구체적인 연대의 계획으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