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통신

home > 인권연대소개 > 인권연대란?

‘발자국통신’은 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발자국통신’에는 강국진(서울신문 기자), 권보드래(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김녕(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김대원(성공회 서울교구 신부), 김영미(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교사), 김창남(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김희수(변호사), 도재형(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상덕(가톨릭신문 기자), 오인영(고려대 역사연구소 연구교수), 이재상(CBS PD), 이재성(한겨레신문 기자), 이재승(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지상(가수 겸 작곡가), 이찬수(서울대 연구교수), 장경욱(변호사), 최낙영(도서출판 밭 주간), 허홍렬(치과의사), 홍승권(삼인출판사 부사장), 황미선(면일초등학교 교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판문점 선언 이행의 앞길 (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8-30 17:34
조회
503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이 순탄치 않다. 종전선언과 북 비핵화 순서 및 대북제재 유지를 둘러싼 북미 간 입장차 때문이다. 고대하는 한반도의 봄은 왔으나 오곡백과가 무르익어야 할 다가오는 가을이 불안스럽기 그지없다.


 때마침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구속자가 생겨났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에도 중국을 통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사업을 10여년 지속해 왔고, 판문점 선언 시대를 맞아 남북 간 획기적 경제협력사업의 청사진을 갖고 남북경제협력의 꿈을 키워온 대북사업가에 대하여 지난 시기 남북경제협력 활동을 시비질하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탄압하고 그를 구속시키기 위해 허위증거까지 날조하는 일이 벌어졌다.


 4.27 판문점 선언에 역행하는 일이 이렇듯 공연히 벌어지는 것도 판문점 선언 이행의 앞길을 불안케 한다.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맞아, 북미 간 대화와 협상의 교착상태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하지 말고,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의 앞길에 가로놓인 난관을 극복하고 이행의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종전선언을 외면한 채 북의 비핵화 선행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대화와 협상 중에도 대북제재를 추가하는 미국의 입장을 추종하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


 지난해 북미 간 핵 대결과 핵전쟁의 위기까지 겪은 상황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의 종전선언은, 한반도 분단냉전체제의 종식을 위해 남북 온 민족이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일 뿐만 아니라, 분단 반세기를 넘어 지속되어온 북미 간의 오랜 적대관계를 끝장냄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후 마지막 남은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에서 분단대결구조의 청산을 바라는 전 세계인들이 적극 지지하고 그 실현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세계평화의 중요한 과제다.


 적대 쌍방 사이에서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상호 이행해야 할 것이 종전선언의 채택이기에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를 바란다면 그 누구도 종전선언의 채택을 거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종전선언의 채택을 거부하며 종전선언의 채택을 다른 그 무엇을 요구하는 조건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을 방해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다음으로, 국가보안법과 극우보수세력 그리고 한미동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 적대 관계의 해소를 지향하는 4.27 판문점 선언이 채택되고,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채택된 이후에도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고, 분단냉전체제에 기대어 반북 종북몰이로 기득권을 이어온 한국의 극우보수세력들은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을 반대하고 있다.


 4. 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따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배적 영향력은 쇠퇴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극우보수세력은 소멸, 퇴장할 수밖에 없다.


 한국 민중이 오랜 분단냉전체제의 두터운 장벽으로부터 탈주를 위한 다른 대안과 길을 만들어 나가지 못해 온 이유는, 무엇보다도 분단냉전체제에서 외국군대가 주둔한 현실과 민족 쌍방이 적대하며 대결하기를 강요하는 국가보안법 체제에 질식된 나머지 외세와 극우보수세력이 강요하는 동족대결과 외세의존의 기형적인 세뇌된 사고와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보안법과 극우보수세력 그리고 한미동맹의 영향력 쇠퇴라는 조건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이행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일이다.


 아직도 국가보안법의 틀 내에서 극우보수세력에 대한 공포와 한미동맹에 대한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틀 내에서 빌미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의 속도를 더디게 하거나 지체케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국가보안법과 극우보수세력 그리고 한미동맹은 4.27 판문점 선언과는 양립불가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에 맞게 국가보안법폐지, 종전선언 및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의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며 한국 민중 스스로 분단냉전체제의 종식에 앞장서는 실천자세가 필요하고 그 힘이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는 점을 자각하여야 한다.


 국가보안법과 극우보수세력, 한미동맹의 영향력에 대해 공포 내지 환상을 갖고 위축된 나머지 양립불가의 문제에 대해서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 속도를 늦추며 국가보안법 폐지나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종속적 군사동맹의 폐기를 선도해 나가기보다는 저절로 외세와 극우보수세력의 영향력이 소멸되기를 기다리는 때가 도래하지 않을까 요행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연목구어)와 다를 바가 없다.


 국가보안법과 극우보수세력 그리고 한미동맹이 지배하는 현실이 여전한 상황에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의 길에는 수많은 난관과 장애물이 등장할 것이다.


 한국 민중들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의 주체로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의 길에서 남북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북에 대한 무지와 적대의식을 걷어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극우보수세력을 퇴장시키며 4.27 판문점 선언이 추구하는 종전선언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의 수립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