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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자녀의 현황과 교육과제(허윤진 위원)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13 16:19
조회
292

허윤진/ 인권연대 운영위원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 오는 결혼이민자들이 매년 증가하여 2009년에는 167,090명의 결혼이민자가 국내에 체류하게 되었다. 이들이 이룬 다문화가족의 자녀의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행정안정부의 2008년과 2009년도의 자료를 보면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취학 연령에 속한 다문화가족의 자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개별학교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보면 결혼이민자 자녀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과 또한 중·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있는 자녀들의 숫자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연령별 현황


(’08. 5, 행안부)



구분



만6세미만


만7세 ~ 12세


만13 ~ 15세


만16 ~ 18세


학생수


58,007명


33,140명


18,691명


3,672명


2,504명


비율


100%


51.7%


32.2%


6.3%


4.3%


(’09. 5, 행안부)



구분



만6세미만


만7세 ~ 12세


만13 ~ 15세


만16 ~ 18세


학생수


103,484명


61,700명


27,586명


7,785명


6,431명


비율


100%


59.6%


26.7%


7.5%


6.2%


  다문화가족 자녀 학교 급별 현황 : 18,778명 (’07년 대비 39.6% 증가)



구분






인원


증감(%)


인원


증감(%)


인원


증감(%)


인원


증감(%)


2005년


5,332



583



206



6,121



2006년


6,795


27.4


924


58.5


279


35.4


7,998


30.6


2007년


11,444


68.4


1,588


71.9


413


48.0


13,445


68.1


2008년


15,805


38.1


2,213


38.9


760


84.0


18,778


39.6


 

그런데, 보건복지가족부가 2008년에 다문화가정 아동의 발달 상태를 측정한 연구를 보면 다문화가족 아동들이 동작지능은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학생들과 별 차이가 없으나 언어지능은 현저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전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학습지체’의 문제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오도되는 것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다문화가족 자녀가 한국어 능력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아동 양육의 주된 담당자인 결혼이민자여성이 제한된 모국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주로 어눌한 한국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사교육이나 부모의 학습지도처럼 다문화적 상황과는 관련 없는 곳에 그 장애의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조사와 대책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한국어 능력발달 장애를 방치할 경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따돌림을 당하거나 차별 혹은 놀림을 받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회의 새로운 소외계층을 낳는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는 다문화가족 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려는 일부 학교에서 실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도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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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학교 사회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보건복지가족부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발달과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먼저 영유아 언어발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참으로 올바른 정책이라 생각된다. 특히 방문교육사업인 아동양육지원서비스는 부모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결혼이민자여성의 자녀양육에 긍정적인 지지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의 모국어를 통한 적극적 언어자극을 권장하는 것이 자녀의 언어발달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성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2009년 한 해 동안 95가정에 아동양육 방문교육을 실시하여 결혼이민여성과 그 자녀의 언어사용 형태를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결과를 보면, 일반가정 자녀와 다문화가족 자녀의 신체적인 성장발달은 같으나 언어발달에 있어서는 70%이상의 다문화가정 자녀가 일반가정 자녀에 비해 언어발달이 많이 늦었다. 일반가정 자녀의 경우 엄마가 들려주는 말을 통해 언어발달을 하는 반면 결혼이민여성은 한국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단지 몇 마디 단어로 자녀와 관계를 갖게 되어 자녀가 습득하는 언어가 언어로 인식되지 못하고, TV나 비디오에서 나오는 말도 자녀의 언어발달에 영향을 주지 않아 언어발달이 현저히 떨어졌다. 또한 엄마가 모국어로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데 시부모나 남편이 한국말로 자녀를 양육하도록 강요하고, 엄마의 자존감이 낮아 모국어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부끄럽거나 창피하게 생각하고 한국어로도 모국어로도 자녀와 소통하지 않고 눈짓이나 행동으로 자녀와 관계를 갖는 경우가 많았다. 학력이 높은 결혼이민여성의 자녀의 경우 출생하면서 엄마나라 말로 양육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엄마나라 말로 된 동화책을 구입해서 자녀가 엄마나라 말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아빠도 아빠나라 말로 자녀와 소통하면서 자녀가 이중 언어를 가정 안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이중 언어 발달을 도움으로써 자녀의 학습능력도 일반가정 아이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이 다문화가족 자녀의 경우 일반적으로 모든 다문화가족 자녀가 언어발달이 늦는다고 단정 짓는 것 보다는 부모의 학력이나 사회적 위치, 경제적 수준, 자아존중감의 정도에 따라서 언어발달이나 학습능력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성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09년 7월부터 12월까지 52명의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발달을 진단을 진단하여 그 중 30명의 자녀에게 어휘 구문발달 촉진, 대화·의사소통 및 사회성 증진과 부모상담, 부모-자녀관계 향상 프로그램을 언어발달 지도사를 통해서 실시하였다. 유아기는 언어와 사회성 발달의 결정적 시기이고, 다문화가족 자녀의 경우 일반가정에 비해 언어발달이 늦어 학습부진의 문제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일상생활에서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발달을 촉진하고 학습 및 사회생활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취학 전 아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그 중 3~4명은 언어가 월등하게 향상되었고 20명은 서서히 발달하고 있고 나머지 5~6명 정도는 별로 변화가 없었다. 더 주목할 만 한 점은 다문화가족 여성인 엄마가 사회생활을 하거나 자아 존중감이 높을 경우 자녀의 언어발달도 좋았고 집중력도 높은 반면, 엄마가 위축되어 있거나 소극적인 자녀는 산만하고 금방 싫증을 내어 학업성취도가 낮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환경 중에 부모의 자존감이 아이들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허윤진 위원은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