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책

home > 인권연대세상읽기 > 수요산책

‘수요산책’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수요산책’에는 박록삼(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박상경(인권연대 회원), 서보학(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윤(경찰관), 이재환(시흥시청 소상공인과 지역화폐팀 책임관), 조광제(철학아카데미 대표), 황문규(중부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팔레스타인 사례 : 무한 궤도 2012 (마흐디 압둘 하디)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21 09:51
조회
115

마흐디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장, Head of PASSIA



‘팔레스타인 사례 : 무한 궤도 2012’ 삽화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파벌과 시민사회가 사용하는 여섯 가지 궤도(경로)를 보여준다. 해당 궤도는 국가기구 건설, 화해, UN 청원, 협상 (요르단 주관), 선거(수반 및 의회), 그리고 대중저항 궤도이다.

위 궤도의 대부분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나 일부 궤도는 변화하는 상황과 외부 요인들로 인해 보류되고 있다.

pal-409.jpg


1. 국가 기구건설 궤도

2009년 8월 25일, 살람파야드 총리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13번째 정부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 점령 종식과 국가건설>이라는 제목의 이번 2년짜리 프로그램은 <점령 상태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국가 기구건설>을 목표로 하였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이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6개월마다 원조국의 포럼인 AHLC(특별 교섭 위원회)에 보고할 책임이 있었다. 프로그램의 막바지인 2011년 9월에 세계은행은 중요한 진전 상황을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강력한 국가 기구건설이라는 목표를 내세운 이 프로그램이 목적과 정책을 실행하는데 있어 상당한 진전이 있다. 정부의 실효성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분야인, 안보와 사법, 수익과 지출 관리, 경제 발전, 서비스 전달에서 팔레스타인 공공기관은 해당 지역과 그 이외 다른 국가의 그것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팔레스타인 국가건설 과정을 더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해결되어야 할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을 억압하는 이스라엘의 조치를 해제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조치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천연 자원과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의 성장은 원조의 감소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재정 위기에 따른 팔레스타인 경제의 취약성을 완화시킬 것이고, 여태껏 이루어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노력들을 강화시킬 것이다. 안보와 부패는 인적 자원이라는 문제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당면한 또 하나의 문제다.

2. 파타와 하마스의 화해 궤도

2012년 2월 6일 도하에서 팔레스타인 수반이자 파타의 수장인 마흐무드압바스와 하마스 정치국장인 칼리드마샬은 경쟁 파벌인 양측이 이미 2011년 4월과 5월 화해 협정을 체결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던 화해 과정을 회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합의에 서명하였다.

이 새로운 합의는 주요한 쟁점 중의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마흐무드압바스가 임시 합의 정부를 이끌며, 가자 지구의 재건과 함께 2012년까지 선거를 실시한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이 합의가 실행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하마스 대표들과 다른 이들은 마흐무드압바스가 대통령과 총리 역할을 축적하기 전에, 팔레스타인 입법부가 먼저 기본법을 수정하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하마스와 파타 양측의 움직임을 막는 다음의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2011 화해 협정이 규정한대부분의 조항들이 실행되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하마스와 파타 양측의 보안 부대의 통합이나 PLO(팔레스타인 해방 기구)의 개혁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3. UN 국가 지위 획득청원 궤도

2011년 9월 23일, 팔레스타인 수반 마흐무드압바스는 팔레스타인을 UN 회원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팔레스타인 측의 정식 요청을 UN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였다.

2011년 12월에 129개 UN 회원국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아직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유엔 청원이 받아 들여지기 위해서는 상임 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안전보장위원회 15개 국가 중 9개 국가의 지지가 필요하다.

안전보장위원회의 상임 이사국으로서 미국은 안전보장위원회의 9개국이 팔레스타인의 가입에 찬성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여러 번에 걸쳐 단언하였다. 미국의 입장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이 UN 결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2년 10월 31일, UNESCO가 팔레스타인을 새로운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은 UNESCO에 대한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빠르게 응답하였다.

4. 협상 궤도 – 요르단

2012년 1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단은 UN 국가 지위 획득청원의 대안으로 평화 과정을 재활성화 시키기 위한 마지막 돌파구를 찾기 위하여 요르단에서 회의를 시작하였다.

마흐무드압바스 수반은 요르단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회담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직접 평화 협상을 재개함으로써 희망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마지못해 정착촌 건설 사업 중단을 10개월 연장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회담이 중단된 지 16개월만에 회담이 재개되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후원으로 압둘라 요르단 국왕이 이 회담을 주관하였다. “압둘라 국왕은 1967년 휴전선을 경계로,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준비하면서 모든 최종 지위 문제(국가 지위, 예루살렘 지위 등)를 포함하는 모든 문제들을 다루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요르단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대표단으로부터 ‘협상’보다는 1월 초부터 암만에서 열린 이전 회담의 결과에 초점이 맞추어진 ‘예비적 회의’라고 여겨졌다.

팔레스타인측 최고 협상가인 사에브에레카트는 이스라엘 대표단에 안보 전문가가 포함된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회의장에 들어가길 거부하면서 회의는 부드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동결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 1월 26일 이후의 회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요르단의 특별한 관심사 5가지는 : 안보, 국경, 난민, 물, 그리고 예루살렘의 지위이다.

5. 선거 궤도

2011년 11월 중순, 파타와 하마스는 계속 진행돼 온 화해 회담의 일부분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위한 선거(수반 및 의회)를 2012년 5월에 실시하기로 동의했다. 선거 실시는 민족통합정부의 구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구조조정, 선거 법정의 창설 보안대의 개혁에 달려있다.

2012년 3월, 하마스-파타 화해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팔레스타인 중앙선거위원회가 선거를 실시할 수 없게 되었다. 중앙선관위의 최고 선거 책임자인 히삼쿠하일에 따르면, 최대한 빠른 선거일은 2012년 6월 이후일 것이라고 하였다.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는 중앙선관위가 선거를 실시하기 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인 가자 지구유권자 등록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막았다(가장 최근의 업데이트는 2007년). 2012년 2월 중앙선관위 팀은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총리인 이스마일하니야 보좌관들과 회의에서 유권자 등록 업데이트를 거부당했다.

6. 대중 저항 궤도

국가기구들과 파벌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진척시키지 못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대중들의 양측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로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대중 행동(특히 비폭력적 행동주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곤경에 대해서 국내 및 국제적 주목을 끄는 수단으로 더욱 중요해졌다.

대중행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세기 초부터 팔레스타인과 국제적 운동가들은 비폭력적 시위와 세금 파업을 대중저항운동으로 사용하였다. 5월 15일에 실시된 나크바(재앙의 날) 행사는 점령에 대항하는 국가가 후원하는 평화적 시위의 좋은 예이다.

2011년 11월 16일, 마흐무드압바스 수반은 팔레스타인 비폭력적 저항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약속하였다. 그는 “우리는 대중저항 등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을 안다. 나는 이 대중저항에 가능한 한 폭넓게 참가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중저항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식 투쟁이었다. 이는 국제적 헤드라인을 오래도록 지배했던 무력 투쟁에서 팔레스타인이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팔레스타인 대중저항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2011년 말 행해진 여론 조사에 의하면 팔레스타인의 61%가 고착된 협상에 반대하여 비폭력적 대중저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데르아드난은 이스라엘 사법 제도내에서 만연한 불법적인 행정 구금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이끌어낸 첫 팔레스타인 재소자였다. 행정 구금이란 구금된 자가 아무런 기소나 재판 없이 6개월까지 구금될 수 있는 관행이다. 그러나 이 상황은 무기한으로 연장될 수 있다. 이 관행은 국제 인권 기준, 기본적인 인신 보호법과 제4차 제네바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카데르아드난은 어떤 범죄로도 기소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그는 체포된 후 2012년 4월 18일 석방까지 66일 동안 계속 단식 투쟁을 하였다. 그의 투쟁은 이스라엘 교도소 내 만연한 불법 행위와 상태에 국제적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4월 17일,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약 2,500명의 팔레스타인 정치범들은 '수감자에게 인간 존엄성을 회복시킨다'라는 매우 심플한 목적을 가지고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였다. 이들 중 몇몇은 13년 동안 독방에 감금되어 있었다. 그들은 또한 재판 없는 구금의 종결과 가족 방문의 복원, 교육적 자료와 언론에의 접근, 독방 감금 종결 등을 요구하였다. 단식 투쟁자들에게 영감을 준 인물은 66일의 단식 투쟁 이후 1981년에 죽은 아일랜드 반체제 인사 바비샌드가 아니고, 2011년 1월 국가 공무원의 괴롭힘과 수치심에 항의하며 분신 자살한 튀니지 시위자 무함마드 부아지지다.

이 단식 투쟁자 중에는 두드러지는 두 인물이 있다. 타에르할라흘라와 빌랄 디압이다. 이 두 사람 모두 70일 이상 단식 투쟁을 하였다 (기네스북은 가장 긴 이 단식 투쟁을 인정하지 않는다). 2012년 5월 15일자로 두 남자는 위독한 상태로 이스라엘 병원에 있다.

이스라엘의 상황

2012년 5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네타냐후는 야당인 카디마에게리쿠드 연립정부 내각을 할당함으로써 연립 정부의 폭을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마스를 짓밟거나 헤즈볼라 및 시리아에 대항한 새로운 군사 행동을 준비하면서, 가자 지구에 대한 새로운 군사 작전을 하기 위한 ‘전쟁 정부’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선제 공격을 개시하기 위해 ‘이란의 위협’을 계속 사용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전선에서는, 이 새로운 연립정부는 두 국가 해결을 위한 1967년 경계에 대하여 여전히 어떤 합의도 하지 않을 것이고, 서안과 점령된 예루살렘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500,000 이스라엘 정착민)을 계속해서 확장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인종차별적인 분리장벽 뒤에서 살고 있는 한, 이스라엘인들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보거나 상대하지 않는 것에 만족한다.

여섯 가지 궤도는 개방형이며,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은 ‘무력화’된 상태로 존재한다.


* 영문 원고 번역은 신영지(회원)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