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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왕국 안보를 책임지는 미국: 석유지배와 무기판매 (홍미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7 10:41
조회
198

홍미정/ 단국대 GCC 국가연구소 연구교수




○ 사우디는 미국 총 석유 수입량 중 40%에 대한 영향력 행사
○ 2011년 사우디는 세계 1위의 무기수입국으로 미국과 334억 달러 수입계약: 미국 전 세계 대상 무기판매에서 사우디 비중은 50%+α


 사우디는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국의 무역 상대국이다. 2011년 미국국제무역부(U.S. 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사우디의 미국수출은 475억 달러였고, 무기를 제외한 미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은 138억 달러였다. 미국-사우디 무역의 대부분은 사우디로부터 석유의 수입과 미국의 무기, 기계, 자동차 수출로 인한 것이다. 


 2012년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 국가였고, 총 석유수출 총량 중 16%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며, 이것은 미국 총수입량 중 13%를 차지했다. 더욱이 미국은 사우디가 통제하는 OPEC 국가들로부터 총수입량 중 40%를 수입했다. 결국 사우디는 미국 총 석유수입량 중 40%(순 수입량 중 55%)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석유시장에 대한 사우디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게다가 막대한 석유수익을 가진 사우디는 미국의 최대 무기판매 시장이다.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8년-2011년 사우디는 전 세계 대상 미국 무기판매의 40.35%를 차지했으며, 중동국가들에 대한 미국 무기판매는 전 세계판매 대비 81.40%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현재 중동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왜 더 호전적인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2008-2011년 미국의 무기판매 협정] (단위: 백만US$)



중동


91,974


(81.40%)


사우디


45,600


40.35(%)


UAE


14,300


12.65(%)


이집트


7,400


6.54(%)


이스라엘


5,900


5.22(%)


이라크


4,800


4.24(%)


기타


13,974


12.36(%)


아프리카


296


 


 


0.26(%)


라틴아메리카


2,590


 


 


2.29(%)


아시아


18,127


 


 


16.04(%)


전체


112,987


 


 


100.00(%)


※ 자료: 미국정부 제공
이 통계는 미국 군사원조 프로그램, 국제 군사교육·훈련 프로그램과 관련된 무기판매는 제외.


 구체적으로 2010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총 무기판매협정 총액은 214억 달러(전 세계 무기거래총액 445억 달러)였으나, 2011년에는 약 663억 달러(전 세계 무기거래총액 약 853억 달러)로 급증하였다. 2011년 미국 무기판매가 전년도 대비 3배 이상 증가함으로써 미국무기 수출 역사상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으며, 2011년 미국 무기판매액은 전 세계 무기판매액의 77.7%를 차지했다. 


 이러한 2011년 미국 무기판매 급증에는 사우디가 커다란 기여를 했다. 2011년에 사우디는 337억 달러 무기수입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세계 1위의 무기수입국이 되었으며, 이 중 미국과 334억 달러(99%) 수입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로써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무기판매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이 액수는 2010년에 미국이 전 세계에 무기를 판매한 총액 214억 달러보다도 120억 달러 정도 많다. 2011년 아랍민주화시위(아랍의 봄)가 격화되면서,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가 급증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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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우디 교류 증진을 위한 회담
사진 출처 - 
USSABC (미국-사우디아라비아 기업위원회)


 그런데 위 통계 숫자는 [사우디 왕국정규군]을 훈련시키는 [미군훈련사절단]과 [사우디 국가방위군]을 훈련시키는 [사우디 국가방위군 현대화 프로그램]과 관련된 미국의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α)를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의 사우디 무기판매 총량은 위에서 밝힌 수치를 훨씬 넘을 가능성이 있고, 필자가 접할 수 있는 통계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2010년 10월 미 국무부는 의회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600억 달러가 넘는 F-15전투기 수십 대, 헬리콥터 및 관련 장비와 서비스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할 계획을 보고하였다. 이 무기판매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기 위하여,  2010년 11월 16일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과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트가 의회 외무분과 의장이었던 하워드 베르만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무기판매에 관하여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의회 보낸 편지]



1. 이번 무기판매는 걸프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과 외교정책 분야 이익 증진


2. 이번 무기판매는 사우디-미국 간 긴밀한 안보협력관계를 유지한 60년 전통을 잇는 것. 60년 동안, 미국-사우디 안보협력은 중동 지역에서 제일 중요한 안보 축.


3. 이번 무기판매는 사우디군과 미군의 연동성 강화, 사우디의 대테러 능력 향상, 역내 불안정성을 포함하는 이란의 위협에 대처



 현재 이 무기판매 계획에 따라, 미국-사우디는 계약을 체결하는 중이다. 결국, 미국-사우디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 기둥은 ‘석유지배와 무기판매’다. ‘무기판매’는 소위 ‘강력한 적, 이란’으로부터 ‘사우디왕가 보호’를 의미하는 ‘걸프지역 안보확보’라는 명분으로 합리화된다. 최근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는 명백히 ‘사우디 절대왕정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미국 무기시장의 확대’를 이끌어 냈다. 이로써 아랍민주화 시위와 사우디 절대왕정체제의 불안정성을 통한 최대의 경제적 수혜자는 ‘사우디 안보를 책임지는 미국’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