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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하마스 화해 : 과연 무엇이 가능한가? (마흐디 압둘 하디)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7 10:33
조회
153

마흐디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장
(Mahdi Abdul Hadi, Head of PASSIA, http://www.passia.org)



2009년에, 팔레스타인의 두 주요 파벌인 파타와 하마스는 화해와 현재 난국을 타개할 새로운 통합 정부 구성을 목표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집트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맡은 이 회의는 이 의제 말고도 보안대 개혁, PLO의 구조 개혁, 선거, 그리고 팔레스타인 통합과 관련된 여러 가지 논쟁적 이슈들을 다루기로 되어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2011년에 중지되었다가, 2013년에 재개되었고 두 파벌은 마침내 마무드 압바스를 지도자로 하는 기술관료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또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단체를 포함시키기 위하여, 전통적으로 파타가 이끌던 PLO를 개혁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인정할 것인지, 미래의 팔레스타인 국경은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한 두 파벌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해서 투쟁을 선호하는 반면 파타는 협상과 대화의 방식을 선호한다.

파타와 하마스의 정치지도자들은 앞으로 나아갈 다양한 방법이 있다. 팔레스타인 대통령 압바스는 미국 국무장관 존 케리의 외교 사절단과 협력하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와의 협상 개재를 위해 일할 수 있다. 그 와중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받지만 이스라엘의 군대와 안보의 지배하에 놓여있다. 압바스가 2007년과 2008년의 대화에서 네타냐후의 전임자였던 에후드 올메르트와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평화회담에 대한 압바스의 의제를 거부한 현재 우파 이스라엘 지도자와 협상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고 믿는다. 압바스의 의제는 1967년 휴전선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 영역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의 완전 동결을 포함한다. 네타냐후 정부와의 밝지 않은 협상 전망과 관계회복을 볼 때, 압바스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지난해의 팔레스타인 유엔 청원에 후속 조치를 취하고, 올 9월의 UN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승인을 확장하고, 국제기구 가입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법 전문가들을 모아서 하나 이상의 사건을 국제사법 재판소에 제출해서 이스라엘의 잔학 행위를 고발하고, 다른 국제적인 정치나 법 기구들에 가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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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흐디 압둘 하디(Mahdi Abdul Hadi)
팔레스타인 국제문제연구 소장


 

하마스는 어려운 위치에 놓여있다. 하마스의 지도자들은 가자에 위치한 국내 지도층과 도하(카타르)에 추방당해 있는 실용적인 지도층으로 갈려있다. 하마스는 예루살렘을 유대화시키려고 하는 이스라엘의 현재 의도를 깨닫고 ‘예루살렘 문제’에 집중해야 하며, 동시에 PLO와 팔레스타인 정치시스템에도 집중해야 한다. 또한, 미래에 어떤 종류의 투쟁을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하마스는 기존의 협력자들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는데, 2011년 다마스쿠스를 떠나면서 시리아로부터 지지를 잃었고, 18개월 전에 시리아 반군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란으로부터 지지를 잃었고, 헤즈볼라에게 시리아 분쟁에서 빠질 것을 요구하면서 레바논과 헤즈볼라로부터 지지를 잃었고, 2013년 7월 초 이집트의 무르시 대통령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집트의 지지를 잃어버렸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범아랍주의와 팔레스타인 통합정책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권력을 잃어버린 무슬림형제단의 정치 이슬람주의를 계속 추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마스 대변인 대부분은 화해 의제를 지지한다고는 하지만, 화해의 시기와 절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마스는 먼저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어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압바스는 선거를 먼저 치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재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하마스 행정부가 해체되면, 하마스 관리들이 구속당하지 않고, 선출된 하마스 후보들이 구금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정치판의 변화를 고려할 때, 파타에 비하여 하마스의 영향력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네타냐후 정부와의 협력이 어려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압바스는 웨스트뱅크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기부금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존 케리의 현재 계획을 계속 실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마스는 케리-네타냐후와 케리-압바스 만남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재선된 하마스 지도자인 칼리드 마샬은 두 파벌 간 화해를 강력하게 지지하며, 이집트와 터키가 협력을 계속 중재하기를 희망한다. 예를 들어 터키의 에르도간 수상이 가자지구를 방문 할 때 압바스가 참가하는 것을 권장하는 식으로 말이다. 압바스는 이 기회를 활용해 하마스를 포용하고 고립을 끝낼 수 있다. 이 회의에서, 두 파벌은 선거일정을 정하고, 과도 기간 동안, 압바스가 이끄는 독립적인 기술관료 정부 구성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두 파벌 모두 각 파벌의 이득을 넘어서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앞세운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고, 압바스는 ‘마지막으로 정통성 있는 PLO리더’가 되겠다는 그의 명분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 영문 원고 번역은 김해서 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