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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호] 이스라엘의 그칠 줄 모르는 전쟁야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29 11:35
조회
269

허창영/ 인권연대 간사


 이스라엘의 전쟁야욕이 끝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해 전면적인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데 이어, 레바논까지 초토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당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은 이스라엘 무장저항단체인 인민위원회(PRC)에 의해 납치된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구출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영화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달리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은 휴머니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기만 한 것이었다. 탱크와 전투기, 미사일을 동원한 공습으로 5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 대부분은 아무런 죄가 없는 민간인들이었다. 한 공습에서는 6세 여자어린이와 일가족이 몰살하는 일도 있었다. 전기와 수도가 끊겨 기본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게 되었고, 전기 공급이 중단된 병원에서는 의료기기를 작동시키지 못해 치료를 할 수 없어 환자들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억류된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구출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목적이었다면 정치적 협상을 택할 수도 있었다.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억류하고 있는 인민위원회의 요구는 이스라엘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약 9,000여명의 팔레스타인 양심수들을 석방하라는 것이다. 그 양심수의 대부분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가 이스라엘만의 재판에 의해 갇히게 된 사람들이다. 이스라엘은 이들과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선택한 것은 자국의 병사를 더 위험한 상태로 내모는 군사적 공격이었다.


 때문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의 진짜 목적은 ‘하마스 죽이기’에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하마스는 무장저항노선을 유지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 하마스가 제도정치 진출과 동시에 집권한 이후 이스라엘은 그동안 경제적, 외교적 방법을 모두 동원해 하마스를 압박해왔다. 군사적으로도 소규모의 공격은 있어 왔으나 이번처럼 전면적인 공격은 없었다. 이스라엘 병사의 납치는 하마스를 붕괴시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이스라엘에 결정적인 명분을 제공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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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한겨레21


 이제 이스라엘은 화살을 레바논으로까지 돌리고 있다. 지난 12일 레바논의 이슬람 강경파인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침공에 항의해 이스라엘 병사 8명을 사살하고 2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곧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공습해 파괴하고 15-16일에는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통해 레바논 전역을 강타했다. 이미 민간인 사망자만 130여명이 넘고 부상자는 수 백 명에 이른다. 오랜 내전의 상처를 딛고 위태롭게 평화를 유지해 온 레바논은 또 다시 사회기반시설이 재가 되는 등 전국토가 재난지역이 되었다. “비처럼 쏟아지는 미사일”에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있다.


 심지어 이스라엘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슬람세력을 무력화시키고,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공격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 제5차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스라엘의 전쟁야욕에 대해 유엔은 적절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운운하는 미국의 반대로 ‘정전 결의안’도 좌초되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과 미국은 끈끈한 ‘혈맹관계’임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쟁야욕에 대해 국제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이미 이슬람권 국가들에서는 연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항의집회가 열리고 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한국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비난하는 항의행동을 진행했으며,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이 군사적, 외교적 우위를 앞세워 무차별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 피해자가 무고한 민간인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면에서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스라엘이 즉각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보다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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