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가시

home > 인권연대세상읽기 > 목에가시

‘목에가시’는 현장을 살아가는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칼럼 공간입니다.

‘목에가시’는 김형수(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총장), 신종환(공무원), 윤요왕(재)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장), 이동화(아디 활동가), 이승은(경찰관), 이원영(용산시민연대 공동대표), 정한별(사회복지사) 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무자격자? NO NO 대단한 자격!! (이동화)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12 11:28
조회
244

이동화/ 민변 국제연대위 간사


 

이명박 정권은 국가인권위를 어떻게든 자기 뜻대로 해보려 무던히도 애를 쓴 듯싶다.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국가인권위를 대통령 직속화한다고 해서 인권활동가들이 풍찬노숙(風餐露宿) 농성을 하였고, 유엔인권최고대표로부터 우려가 담긴 공개서한을 받고 나서야 직속화 계획을 철회하였지만 대통령이 되고 난후에는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권위의 조직을 21%나 줄여서 인권위 역할을 최소화시키고 독립성을 훼손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에 끝나지 않고 인권위원장을 전혀 예상외의 인물을 발탁(?)하여 인권시민단체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경우는 도대체 뭐람? 하는 혼란을 주었다. 이에 단체 측에서는 이 위원장의 인권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의 부재를 이유로 삼으며 이 위원장이 무자격자임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 인권위원장은 스스로의 자격을 증명해 보이기 시작했다. 인권위가 반드시 의견을 표명해야 할 중요한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때로는 직권으로 인권위 의견표명을 틀어막았고, 인권위원회 운영에 관련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며 독재자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문경란, 유남영 상임위원의 사퇴를 시작으로 조국 비상임위원, 61명의 인권위 전문위원들의 줄 사퇴, 국내 인권시민단체들, 전직 인권위원장과 인권위원들의 위원장 사퇴요구가 빗발치며, 해외 인권단체들로부터도 현(現) 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쯤 되면 솔직히 X 팔려서라도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인권위원장은 11월 16일 입장표명을 통해서 “인권위 독립성(?)을 흔드는 여러 시도들에 흔들리지 않고 업무를 지속하겠다.” 라고 하며 꿋꿋이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에 현위원장이 임명이 되었을 때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과거에 어떠한 행적이 있었는지, 심지어 경력과 전공, 그동안의 학문적 자료(그나마 교수니깐)를 살펴보아도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인권위원장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고 청와대에서 도무지 무슨 의도로 이 사람을 위원장으로 지명했는지 그 의도를 알 수가 없었으나 이쯤 되니 청와대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을 찾는데 얼마나 고심을 많이 했는지, 인물선정에 신중을 기했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다. 젠장.......

101117web06.jpg
사진 출처 - 필자


인권위의 독립성을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닌 인권과 민주주의로부터 독립하여야 한다고 인식, 주변의 질타와 진심어린 충고를 자신에 대한 지지와 성원으로 받아들이며 이해력(사실 비꼬는 건데 이 분은 왠지 진심으로 그러지 않을까 싶다 T,.T), 자신으로부터 야기된 이 모든 사태에 대해서 절대로 책임지지 않는 뻔뻔함, 국내외를 망론하고 인권위원장으로써 부적격하다는 평가에 꿋꿋이 개의치 않고 버티는 끈질김, 이 얼마나 이명박 정권이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인권위원회를 한방에 잠재워 버리는 놀라운 자격이 아니겠는가 싶다.

어떤 활동가는 현위원장이 사퇴하고 더 반인권적인 인물이 위원장으로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를 하던데 음.. 글쎄.. 이 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이 위원장보다 더 청와대의 입맛을 맞출 인물이 또 누가 있을까 싶어 그건 기우가 아닐까 싶다.

자고로 맹자가 이르기를 부끄러움을 알아야 사람이라고 하였는데.. 음.. 젠장 이것도 방법이 없나 싶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