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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 수천만원 광고비 들여 '종교재판'? [현대판 종교재판에 멍드는 사학③] 동문회 명의 전면광고, 강남대가 대납 (오마이뉴스 0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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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ights
작성일
2017-06-30 10:59
조회
259
<오마이뉴스>는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35개 종교·인권단체의 연대체인 '강남대 이찬수 교수 부당 해직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공동으로 강남대 이찬수 교수의 재임용 거부와 관련된 기획기사를 내보냅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우리사회에 만연된 '종교적 배타성'과 족벌 사학의 문제를 심층 취재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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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대 이찬수교수 부당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강남대 정문에서 이 교수 복직을 거듭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현대판 종교재판'이라 규정했다.
ⓒ 안윤학
"지난 7월 초에 봉천동 설렁탕 집에서 노인 3명과 젊은이 1명과 만났다. 한 분이 자신을 '강 목사'라고만 소개하고 '목회자협'에서 나왔다고 했다. 이들이 종교적 질문이 담긴 서류 한 장을 내놓고 내게 'O 또는 X'로만 답하라고 했다."

최근 이찬수 전 강남대 교수가 겪은 황당 사건이다. 이 교수는 강남대학교 총동문 목회자협의회 전권위원회(목회자협 전권위)가 던진 '종교적 질문'이 "마치 사상검증을 하는 듯한, 너무나 당황이 되는 내용"이라 이들과 헤어진 뒤, 곧바로 당시 기억을 되살려 복원에 들어갔다고 한다. 다음은 이 교수가 기억하는 질문 내용이다.

1. 불상 앞에서 세 번이나 절한 행위가 정말 예의를 생각해서였나?
2. 불교에도 기독교에서와 같은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3. 하나님과 우상을 겸해서 섬길 수 없다는 성경 말씀이 맞다고 보나?
4. 십계명의 우상숭배 금지 규정이 옳다고 보나?
5. 앞으로도 불상 앞에서 절할 생각인가?
6. (기억 안남)
7. (기억 안남)
8. 본인 강의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학생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

이 교수는 질문지를 받아들고 "어떻게 이것들을 OX로만 답할 수 있나?"라고 반문한 뒤, "한 문제만으로도 A4 용지로 여러 장을 써야하는 학문적·신앙적인 질문이므로 한 달의 시간을 준다면 답변하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그러자 그분들은 '그럼 답변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군'하더니 서류를 다시 챙기고 자리에서 훌쩍 일어나 나가버렸다"라며 "무시무시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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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대학교 총동문 목회자협전권위 명의의 신문 전면광고.
목회자협 전권위는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인 7월 18일 <국민일보> 28면 전면광고를 통해 "이 교수는 종교혼합주의적 강의와 불상 참배로 물의를 일으켜 강남대에 설 자격이 없다"면서 이 교수를 해직한 강남대 측 입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003년 10월, EBS <똘레랑스>, '단군상, 이성과 우상의 경계에서' 편에서 이 교수가 불상 앞에서 절하는 장면을 두고 한 말이다.

공공장소에서의 단군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민족단체(홍익문화 운동연합)와 개신교(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찬반 논란을 다룬 이 프로그램에서 이 교수는 기독교와 타 종교와의 대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강태우 강남대 대외교류홍보팀장은 "목회자협 전권위가 이 교수와 면담하며 10여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못 받자, 광고 게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수 한 명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가 일간지 전면 광고로 게재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성명서는 강남대학교 총동문회 임원(동문회임원)과 강남대학교 총동문 목회자협 전권위 명의로 발표됐다. 동문회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광고료를 부담했다는 것도 다소 의아스럽다.

<오마이뉴스>의 확인 취재 결과 동문회 명의 광고의 실제 '광고주'는 강남대, '입금자'는 이 대학 대외교류홍보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학교 측이 나에 대한 재임용 거부가 학내 전체 구성원의 입장인 것처럼 포장하고, 법적으로도 유리한 자료를 만들려는 의도에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찬수 교수는 지난 1월 '기독교적 창학 이념에 어긋나는 강의와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강남대로부터 재임용 거부를 통지받은 바 있다. 이에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 5월 "학교 측 평가기준이 주관적, 자의적이므로 재임용 거부를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으나, 강남대는 이 결정에 불복해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수천만 원대 광고비 누가 냈나=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28면(뒷면) 전면 광고료는 수천여만 원에 달한다. 국민일보 측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성낙도 강남대 총동문회 동문지원국장은 "광고는 총동문회 임원 20여 명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자금은 총동문회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원진의 결정만으로 수천만 원짜리 광고를 내는 게 타당한가'란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임원진이 총동문회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총동문회 자금을 이용한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광고비를 실제 납부한 것은 강남대 '대외교류홍보팀'이었다. 총동문회 자금으로 광고비를 냈다던 성 국장의 답변이 사실과 달랐다.

이에 대해 강태우 대외교류홍보팀장은 "동문회 임원과 목회자협 전권위가 일간지에 광고를 내 본 경험이 없어 학교에서 광고게재, 입금 등을 먼저 처리했다"며 "이들이 나중에 학교 측에 광고비를 지급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광고를 낸 지 1달여가 지난 현재(9월10일)까지 동문회 측은 학교에 광고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강 팀장은 "동문회쪽에 광고료 지급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 성명서에 허위사실 적시?= 목회자협 전권위가 낸 성명서의 내용 일부는 허위로 드러났다.

목회자협 전권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씨가 소속된 교단(예수교회)에서도 제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교단 내 일부 세력이 만든 '교단 치리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임시적 사항이며 아직 교단 전체 총회를 거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총회는 애초 9월 1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교단 내부 사정으로 인해 12월로 연기됐다.

또 목회자협 전권위는 "이씨는 최종 전공이 종교학이며, 개신교 목사로서 필요한 정규 신학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목사로서의 신분과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 신학 석사학위를, 같은 대학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땄다.

'목사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 이 교수는 "목사 자격은 교단에서 필요한 과정을 거쳐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강남대 설립자인 이호빈 목사가 시무하던 예수교회의 소정의 과정을 거쳐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단에서 제명을 결의한 사람 모두 내 안수 예배 때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해준 사람들"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강남대 편에 서서 나를 배제하려는 데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런 허위사실 적시에 대해 "내가 신앙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독자에게 주려는 의도로 작성된, 본질의 호도하는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 광고는 학교 측 보고서에 기초한 것= "광고가 나가자마자 오전 9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성낙도 동문지원국장은 '이 교수 재임용 거부가 바람직했다'는 동문회 측 입장을 지지하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고 했다. 광고가 미친 파문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성 국장은 광고 내용에 대해 "사실 이 교수 사태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잘 모른다"면서 "교목실, 대외교류홍보팀 등 부서의 보고서를 인용해 광고 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사건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수천만 원짜리 성명서를 낸다는 게 가능할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추측임을 전제한 뒤, "내가 학교 창학 이념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임을 증명하기 위해 학교 측이 동문회 입을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태우 강남대 대외교류홍보팀장은 "동문회가 교목실에 이 교수 사태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뒤 이를 받아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목회자협의회 전권위도 이 교수와 별도의 면담까지 한 뒤 광고 게재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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