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위에 인권 있다"(오마이뉴스 2005.07.05)

[오마이뉴스 김덕련 기자] "인권은 단순히 군복과 군 계급과 국방의무(징병제)를 이유로 제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동석 아주대 교수)

5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군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오동석 아주대 교수는 "국방의무가 군인 인권을 제한하는 일반적 근거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인권포럼과 인권실천시민연대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선 오 교수는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인권 제한이 있다면 '군의 특수성'이라는 모호한 근거가 아니라 구체적 목적과 근거를 제시하고 과잉금지원칙에 따라 헌법적으로 정당성을 얻은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군대 위에 인권이 있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라며 "'내가 군 생활하던 옛날보다는 군대가 좋아졌지'라는 상대적 개선론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 제한할 경우 구체적 목적 제시·과잉금지원칙 적용 등 필요"

오 교수와 함께 발표자로 나선 송기춘 전북대 교수는 군내 인권 문제가 대체로 공식 직무 이외의 사적 생활과 관련해 나타나는 만큼 ▲내무생활 환경 개선 ▲근무 이외 시간에 사병들이 외국어 공부 등을 통해 자기계발할 수 있도록 자율성 보장 ▲공사의 엄격한 구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이를 위해 사병들의 급여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상병기준 월 4만5천원 수준인 급여를 월 약 3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병 55만 기준) 추가소요되는 1조6800억원은 2005년 국방예산 중 인건비 8조5천억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장군 복지를 위해 몇백억원의 건물을 짓지 말고 병사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라면 이 정도는 써도 국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도 "군 인권 문제의 핵심은 내무생활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 뒤 "군기는 전투력을 강화시키는 데 국한해야 하며 내무실에서의 군기잡기 등 쓸데없는 꼬투리잡기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송 교수는 지난달에 발생한 '전방부대 총기난사사건'의 원인을 ▲총기를 발사한 김모 일병 한 사람의 정신적 문제만으로 몰아가거나 ▲군 기강 해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철통같은 경계를 하던 시절이라고 해서 사고가 없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기강문란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기강 해이'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는 입장이 과거의 문제 많은 지휘권 행사 방식을 옹호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어 "개인의 이상한 성격은 사고 원인으로 가장 편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칫 위험한 단정일 수 있다"고 지적한 뒤 "군대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보다 거시적으로 접근해 이해돼야 하며, 특히 이번 사고는 군의 근본적 문제점을 인권의 관점에서 개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덕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