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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명령 거부 않으면 삶에 정당성 있겠나" (오마이뉴스 08.07.27)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03 11:14
조회
76
[현장] 부대복귀 거부 현역의경, 전의경제도 폐지 무기한 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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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 폭력 진압 때문에 부대 복귀 거부를 선언한 이길준 의경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성당에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전,의경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농성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이길준

촛불 진압에 동원됐던 현역 의경인 이길준 이경이 27일 저녁 7시 서울 신월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심선언을 하고 전경법 폐지까지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진압의 도구에서 양심의 주체로- 촛불 진압 현역 의경의 인간선언"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엔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사회로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전의경 제도 폐지를 위한 연대' 공동대표인 한홍구 교수가 참여했다.

이덕우 변호사는 지지발언을 통해 "전투경찰대설치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홍구 교수는 "(천주교 신월동 교회에서) 전의경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고 촛불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경의 양심선언 기자회견은 시작도 하기 전에 소란이 일어났다. 7시가 되자마자 기자회견이 예정된 천주교 신월동 교회 강당에 이길준 이경을 연행하러 사복경찰과 정복 경찰 10명 가량이 들이닥쳤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시민들과 천주교 신월동 교회 신부와 신도들이 경찰을 막아섰고, 잠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기자회견 진행자들과 천주교 신월동 교회 측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경찰들은 잠시 물러났다. 천주교 신월동 교회측도 경찰에게 퇴거를 공식 요청했다.

이길준 이경을 연행하려던 경찰들은 마지못해 물러섰고 예정된 시간을 10분 가량 지나 기자 회견이 진행됐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있던 신월동 성당 주변엔 전경 버스 4대가 배치됐고, 호송차량과 숫자를 알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복 경찰들이 에워쌌다. 이길준 이경은 본래 촛불집회 특박을 나와 25일 저녁 8시 부대 복귀 예정이었지만, 복귀를 하지 않은 상태다.

기자회견이 시작하자 이길준 이경은 먼저 준비된 양심선언문을 낭독했다.

이길준 이경은 먼저 "저는 지금 현역 의경으로 복무를 하다 특별 외박을 나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병역거부를 하겠다고 선언하려 한다"며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 이경은 "하지만 제가 하려는 일은 엄청난 대의를 가진 일이 아니다"며 "단지 삶에 있어서 제 목소리를 가지고, 저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길준 이경 "도피는 답이 아니라 생각, 분명히 저항할 필요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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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 폭력 진압 때문에 부대 복귀 거부를 선언한 이길준 의경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성당에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민주시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이덕우 변호사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격려를 받으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이길준


이 이경은 "저는 지난 2월 지원을 통해 의무경찰로 입대했다"며 "기본적으로 징병제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제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복무하게 된다면 저나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에 복무하고 싶었다"고 의경에 지원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의경생활에 대해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며 "그에 대해 무책임한 선택이란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가 퇴색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이경은 또 "의경으로 있는 동안 제가 느낀 건, 언제고 우리는 권력에 의해 원치 않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제 또래의 젊은이들과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사는 시민들을 적개심을 가지고 맞붙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패를 들고 시민들 앞에 설 때, 폭력을 가하게 될 때, 폭력을 유지시키는 일을 할 때, 저는 감히 그런 명령을 거부할 생각을 못하고 제게 주어지는 상처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나날이 반복되고, 저는 제 인간성이 하얗게 타버리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이경은 "힘든 시간 동안 전 일단 어떤 식으로든 도피를 모색했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도피는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무엇보다 제가 남은 삶을 주체적으로 정립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금 저를 억압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로 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양심 선언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양심선언문을 낭독한 뒤 이길준 의경은 한 손을 높이 들어 "나는 저항한다"고 외친 뒤, 겉에 걸친 군복 재킷을 벗었다. 그러자 이길준 이경이 입은 빨간색 촛불소녀 티셔츠가 드러났다.

이길준 이경의 양심선언에 이어 이덕우 진보신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한홍구 교수가 지지발언을 했다.

진보신당 공동대표인 이덕우 변호사는 전투경찰대설치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덕우 변호사는 "1991년 한 전경이 병역을 거부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했고, 1995년 5 대 4로 합헌 결정 내려진 뒤 13년 흘렀다"며, "지금은 정치적으로, 법률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여러 가지 발전됐다 생각돼, 다시 헌법재판소에 전투경찰설치법이 헌법에 위반된 법률이냐는 것을 헌법 소원을 받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덕우 변호사는 "전투경찰설치법은 1967년 법률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운영돼 41년 넘는 기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현역군인을 치안업무 보조나 시위 진압으로 내모는 나라가 되고 있다"며 "전투경찰대 설치법은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나 양심의 자유, 평등권 이런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게 명백하다, 많은 법률가들이 이걸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우리 사회에 양심 따른 병역거부가 최초 문제가 된 게 2001년으로 그 동안 여호와의 증인들, 신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을 많이 만나봤다"며 "그 과정에서 그 젊은이들 맘에 있는 평화롭게 살고 싶단 열망이 얼마나 절실하고 본인에게 중요한지 변호인으로서 깨달아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병역을 거부하기까지 곁에서 바라보는 부모님 마음이 어떤 건지, 얼마나 가슴 아프고 처절한 것인지 지켜봐왔다"며 "이런 선언 했을 때 기자들이, 시민들이, 부모님 마음으로 이 청년을 바라봐주길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의원은 또 "우리 헌법이 존중하는 양심의 자유, 신념의 자유라는 걸 인정해 달라"며 "이명박 정부가 우리 젊은이들을 방패로 내세워 거리에 세우지 않기 바란다"고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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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 폭력 진압 때문에 부대 복귀 거부를 선언한 이길준 의경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성당에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전,의경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농성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이길준



"전의경 제도 폐지 때까지 무기한 농성"

'전의경 제도 폐지를 위한 연대' 공동대표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 소통을 거부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한다"며 "이길준 이경이 가슴이 하얗게 타들어갔다고 한 날, 난 그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고, 그 새벽에 잠깐 경찰서에 끌려가서 그 또래 경찰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한홍구 교수는 이어서 "이길준 의경과 같이 하고 그가 할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자회견 끝난 뒤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것"이라며 "요구사항은 하나다, 이 젊은이들 양심을 하얗게 타들어가게 만드는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또 한 교수는 "전의경 제도 폐지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것이고, 매일 저녁 이길준 의경 만나고 싶어 하는 촛불들과 만날 것"이라며 "이곳에서 촛불집회가 벌어질 것이고 촛불집회 일환으로 많은 선생님들이 매일 저녁 강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길준 이경의 양심선언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 천주교 신월동 교회 주변엔 이 소식을 듣고 몰려온 시민 50여 명이 촛불을 밝히며 즉석 촛불 집회를 열었다.

다음은 이길준 이경과 나눈 일문일답.

- 앞으로 계획은.

"기자회견이 갑자기 결정됐다. 전의경 폐지될 때까지 농성한다는 게 입장이지만 그 밖에 조율할 사항은 조율할 예정이다."

- 인터뷰에서 지휘관이 "보이지 않게 때리라"라고 말했다고 했다. 내부 폭력 진압 교육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 말해 달라.

"인터뷰 통해 충분히 밝혔다."

- 가혹 행위 있었나.

"논점의 중심은 이런 상태로 몰아놓는 권력에 저항하는 것이다. 구타나 가혹행위에 처하게 만드는 해결책을 제시하게 만드는 게 저희 목적이다. 그것에 집중해 달라. 논점 흐리지 말아 달라."

(이덕우 변호사) "분명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걸로 몇몇 사람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전의경 제도란 큰 걸 고발하는 것이다. 시위현장 분위기 보면 잘 알 거다. 폭력행위가 어떤 폭력행위가 가해졌나, 이길준 이경만 아니라 전체 전의경이 중요한 것이고, 그걸 밝혀내는 건 이길준 이경이 아니라 기자 분들이 밝혀낼 몫이다. 심층 취재해 밝혀내서 전의경이 폭력에 희생되는 걸 막아 달라."

- 구체적으로 진압현장에서 폭력 행사하라고 했는지 진압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

"기본적으로 의경이나 전경으로 들어가 경찰학교 배우는 건 '다중범죄 진압에선 시위대는 적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라'고 강조된다. 실상 부대 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개개인 목소리 내는 인간이 아니라 업무감이다. 병역의무 하러 온 건데, 군인으로 적은 시위대가 된다. 그런 게 만연돼 있다."

- 지난 인터뷰에서 '보이지 않게 때려라' 지침이 내려왔단 건 알겠는데, 시위 때 지휘관 명령이 좀 더 극단적인 게 있지 않았나.

(이길준) "그 전에 교양 할 때 그런 이야기가 나온단 이야기다."

(이덕우) "본인 의사가 나를 때렸던 소대장이나 선배들, 그런 한두 명 처벌하는 게 아니란 거다. 본질적 문제는 전의경 제도다. 전의경 생활 못하겠다 그거다."

- 양심선언 구체적 계기 있었나?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진압하며 느꼈던 심정은.

"구체적 계기 때문에 이런 일 결정한 게 아니다. 제 삶의 연속성 부분에 있어서도 제가 부당한 명령에 대해 거부하지 않으면 앞으로 남은 삶에 있어서도 정당성 가질 수 있겠냐. 조금씩 고민하며 생겨났다. 31일과 1일 제가 효자동 근처 있다가 광화문 앞까지 시위대 밀어붙였다.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게 상처를 건드릴 수 있겠지만, 가슴 아픈 일이다. 그렇게 시대의 문제겠지만, 제복을 입지 않고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웃으면서 같은 시대 살아가고 웃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들이 그렇게 죽을 것처럼 몸을 부딪혀가며 싸운다는 게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속은 하얗게 타버렸다."

- 부모님은 뭐라 하셨나.

"이런 선언에 가장 기본적 동기가 된 건 제 삶의 인식이다. 부모님이 동의한 것도 그거고, 동의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한 삶이냐, 저를 많이 믿으시고 제 삶에 있어 의미가 있다 생각하니까 저를 계속 지지해주기로 이야기 하셨다."

- 어떤 심정으로 이 촛불들을 바라봤나? 촛불 보며 '같이 들고 싶다' 생각했다고 들었다.

"제 목소리 통해 제 삶을 찾아가고 싶었다고 했는데 촛불집회도 그런 과정 중 하나라고 느꼈다. 촛불 통해 권력 가진 사람들과 소통해보자는 것으로 느꼈다. 자신 삶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 자신 목소리를 내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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