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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익의 뉴스공감] 이태원 참사 유족 "딸 세상 떠난 날, 예수님 잃은 하느님 떠올라"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12-13 09:58
조회
398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고(故) 유연주(가타리나) 아버지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주요발언)
- "코로나 때문에 추억 없다고, 핼러윈 즐기러 간 딸"
- "4명 이태원 가서 2명이 하느님 부름 받아"
- "어디 가서 딸 자랑 한 번도 안 했는데..."
- "딸 세상 떠난 날, 예수님 잃은 하느님 떠올라"
- "딸 떠나보내고 매일 미사 참례"
- "꿈이었으면 빨리 깨고 싶은 마음뿐"
- "참사 당일, 시청 집회 수많은 경찰들"
- "이태원 참사는 무관심, 안일함 때문"
- "참사 당일, 재난문자라도 보내줬으면..."
- "이태원 참사 남의 일 아냐…인간 사랑하는 마음 필요"
- "하늘나라 천사 돼 하느님 돕고 있길"
- "연주야 하늘나라 가서 아빠 갈 때까지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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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10월 30일 밤과 새벽에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따님을 잃으셨는데 전화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따님이 유연주 카타리나 씨 맞습니까?

▶맞습니다.

▷카타리나 아버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네.

▷따님은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죠?

▶대학교 3학년, 22살입니다.

▷이태원에 그날 놀러간 거죠? 다른 친구들하고 같이 갔던 건가요.

▶학교 친구들하고 코로나 때문에 추억이 없다고 하면서 밥 먹고 사진도 찍고 아버지 세대로서는 핼러윈이라는 게 어떤 행사인지 모르잖아요. 딸 또래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핼러윈이 가장무도회 같은 행사인 것 같더라고요. 제가 저녁 늦게는 잘 못 돌아다니게 하는데 그날 행사장이니까 친구들하고 추억도 쌓을 겸 밥 먹으라고 보냈는데 참사가 일어났죠.

▷그러면 학교 친구들하고 같이 이태원에 놀러갔던 건가요?

▶4명이서 같이 갔습니다. 그중에 2명이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고요. 2명은 살았는데 트라우마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따님하고 따님 친구 분, 4명이 놀러가서 2명이 돌아오지 못했네요. 카타리나 22살, 대학교 3학년 한창나이인데 아빠에게 어떤 딸이었나요.

▶어디 가서도 우리 딸 자랑 한 번을 안 했어요. 누가 자랑하면 우리 딸 데려갈까 봐. 너무 소중하고 간절한 딸이어서 제가 자랑 한 번 안 했습니다. 저는 주님의 축복으로 네 아이가 있습니다. 그 중의 둘째 딸인데.

▷몇 남 몇 녀를 두셨어요.

▶딸이 위로 셋이고 막내가 아들입니다. 1남 3녀. 항상 화목하고 감사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까 가족 모두,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아빠는 아빠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동생을 잃은 언니, 누나를 잃은 애도 있고 아빠라고 고통이 없는 건 아닌데 그 이후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주님께서 저한테 계시를, 카타리나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 주님께서 나도 고통스러웠다고 계시를 주시더라고요. 예수님이 사람들한테 찔려 죄를 받고 돌아가실 때 하느님께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마리아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걸 제가 가슴 찢어지도록 느꼈습니다.

▷그래도 일상의 나날은 있으시잖아요. 직장생활, 경제활동도 하셨을 거고 아이들도 챙겨야 할 거고요.

▶모든 일상은 저에게 그냥 주님께서 모든 인간의 삶을 다 정해주셨지 않습니까? 일과도 하고 저희 가족 모두에게 주님께서 카타리나의 생은 이만큼 주셨나보다. 우리가 주님께 다시 카타리나 옆으로 갈 때 주님께 감사하면서 카타리나가 우리 곁에 와 있다가 간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자고 하면서 아이들을 달래고 처를 달래고.

▷저희가 사전에 아버님 하고 인터뷰할 때 아버님이 매일 미사참례를 하시면서 견디고 계시다고 들었거든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계시는 건가요?

▶100일 미사를 올려서 미사 있는 날마다 참례하고 집에 있을 때도 기도로 계속 저희 가정의 치유와 카타리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서 항상 기도하고 성당에 나가서 미사를 드리면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오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카타리나 아버님이 신앙생활을 하고 계시고 신앙 속에서 이런 끔찍한 일을 해석하시고 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진다면 고마운 일인 것 같고 이 방송 듣고 계신 분들도 카타리나를 위해서 다 같이 기도할 겁니다. 어디 가서 자랑도 하지 않았던 예쁜 딸 마지막으로 본 건 언제셨어요?

▶29일 참사가 일어나기 전날 연주가 학교가 1시간 정도 거리여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1년 정도. 주중에는 학교 가서 기숙사에 있다가 학교 수업 끝나면 집에 와서 가족들하고 함께 생활하고 그런 식으로 생활을 했었는데 그날은 오후 4시까지 저하고 얘기도 하고 오목도 두고 아빠랑 자주 어울리고 아빠한테 걱정거리 있으면 의논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시청 쪽으로 산보도 나가고 연주는 친구들하고 추억이 없다고 사진 찍고 저녁 먹고 간다고 해서 행사장이니까 아무 걱정 없이 보냈는데 그렇게 무방비하게 많은 인파들이 모여서 통제도 안 되는 상황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꿈이었으면 빨리 깨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딸이 꿈이었으면 빨리 깨고 싶은 일을 당했는데 그 소식은 언제 처음 들으셨죠?

▶저도 시청 쪽에 와이프랑 갔다가 아이들 간식거리 와플 그런 거를 사서 같이 영화도 한 편 보고 이상하게 지나가는데 시청에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더라고요. 경찰 병력이 차가 광화문부터 시청까지 쭉 늘어서 있는 거죠. 무슨 요즘 과격한 집회도 아닌데 많이 모였냐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영화 보고 아이들 통닭도 몇 마리 튀겨서 집에 들어왔을 때가 11시 40분 정도 됐는데 갑자기 화면에게 이태원 압사사고 30명 CPR 막 뜨더라고요.

▷그거는 12시 넘어서겠죠.

▶11시 오십 몇 분 된 것 같아요. 연주가 저기 가 있는데 혹시 기숙사 있는지 저도 전화를 누르면서 느낌이 이상해서 외투를 차려 입고 무작정 뛰어나갔습니다. 안식구도 전화가 안 되니까 따라나섰고요. 지하철역을 갔는데 지하철이 막차가 떠난 거죠. 나와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니까 주말 저녁에는 택시가 안 잡히잖아요. 12시 정도 됐었는데. 한 정거장 거리를 뛰어가면서 순찰대를 만났는데 도와달라고. 이태원에 사고가 났는데 딸이 연락이 안 된다고 했더니 그분들은 다른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순찰차 한 대 보내준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기숙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12시 5분쯤에 전화가 왔는데 연주가 병원에 있는 것 같다, 빨리 성모병원으로 가보셔야 할 것 같다고. 1, 2분 후에 성모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CPR했는데 소생 가망이 없어서 빨리 와야 한다고 전화를 받고 와이프가 그 자리에서 혼절하다시피, 갈 수 있는 차편이 없잖아요. 이태원에서 바로 다리만 건너면 성모병원이더라고요. 미친 듯이 사람 정신이 아니었어요. 차도로 뛰어들어서 차 문마다 두드리면서 도와달라고 외쳤더니 어떤 택시 승객 한 분이 저분들 급한 거 같은데 태워주라고. 같이 타고 가는데 내내 주님 도와주세요. 도와달라고 외치면서 그분 목적지도 가지 않고 저희 먼저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가라고 하면서 성모병원에 데려다 주고 갔습니다. 도착하니까 이미 하얀 가운이 덮어져 있고 이건 아니라고 아빠한테 이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 가운을 걷었는데 찡그린 표정으로 아빠를 기다렸다는 듯이 아빠 빨리 오라는 표정으로 딸이 누워 있더라고요. 어떻게 조치 좀 해달라고. 숨 좀 불어넣어달라고. 애타게 애원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마음에 우리 연주 한 부분이라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기기증이라도 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이미 사망선고가 떨어진 사람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몸은 만져보니까 따뜻해요. 끌어안으면서 꼭 가야 되겠냐고 다시 오면 안 되냐고 얘기했더니 아무 말 없이 눈만 감고 있더라고요. 안 되겠으면 주님 곁에 그동안 못잔 잠 좀 자라고 했더니 찡그린 표정이 편안하게 자는 모습으로 바뀌더라고요. 영원한 안식에 들었습니다.

▷신앙이 깊으셔도 그런 일 겪으면 하느님을 원망할 것 같은데요. 저 같으면.

▶처음에는 원망하고 악마로 변할 것 같지만 누가 겪어도, 저도 2년 전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죽음을 많이 봤지만 자식의 주검은 이거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제 스스로가 주님께 의지하지 않으면 악마로 돌변할 것 같은.

▷아버님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이렇게 저희하고 인터뷰를 해 주시는 까닭은 우리가 다 같이 따님 카타리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그런 의미도 있고 이런 일이 원래 생기면 안 되는 일이었잖아요. 저는 개인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집이 이태원이라서. 왜 이런 일이 생긴 거라고 보십니까?

▶무관심 그리고 안일함. 우리가 주변에 조금만 밤에 지나가다가 주취자 누워 있으면 119 순찰차 신고해서 확인하고 갑니다. 그렇게 많은 인파들이 모이는 행사장에 도로를 통제할 수 있는 전 전주에.

▷지구촌 축제 때는 많은 경찰력이 배치됐죠. 공무원들도 많이 나왔고요.

▶그날 젊은 아이들이 혈기로 와서 모여서 축제 분위기를 즐기는 자리에 왜 통제하는 인원이 한 명도 없었는지 일방통행로로 지정해주고 좌우 통행로만 지정해줬으면 이런 일이 없었잖아요. 안전안내문자 뭐 항상 그날 아침에도 지진 났을 때 문자가 왔습니다. 충청도에서 지진이 났다고 문자가 왔었는데 거기에 사람이 운집하면 많이 모였으니까 다른 곳으로 이동해달라고 재난문자를 보내줬으면 누구든지 거기를 피했을 겁니다. 연주도 7시쯤 갔었거든요. 저희 셋째 딸은 금요일 저녁에 갔었대요. 그날 저녁도 사람들이 많아서 너무 많다. 이태원 가지 말고 다른 데로 가라. 언니한테 얘기했는데. 친구들하고 약속을 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갔는데 9시 44분에 밥을 먹고 스파게티하고 요리를 먹고 9시 44분에 나와서 지하철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10시 반까지 묶여 있었나 봐요. 저희가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친구들 말로는 계속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묶여 있다가 갑자기 훅 하면서 휙 쓰러지더래요. 2명은 저쪽으로 튕겨나가고 저희 딸하고 저희 딸 룸메이트가 넘어지는 방향 쪽으로 쏠렸나봅니다.

▷그 죽게 된 친구가 기숙사의 룸메이트군요.

▶그 룸메이트는 살아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주만 11시 44분에 사망선고를 받았고 저희가 도착한 건 12시 30분 도착해서 연주를 보았고 그 친구는 3일 동안 발인하는 날까지 살아 있다가 1차, 2차, 3차 수술까지 하고 연주 발인하고 한 2시간 후에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발인하고 장례 치르고 올라오다 보니까 한 명의 사망자가 늘었다고 나오더라고요.

▷방송 듣고 계신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우리가 주변을 잘 살피고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세월호 때도 그랬고 성수대교도 그렇고 남의 일인 줄 알았던 일이 저한테 옵니다. 우리 주변을 잘 살피고 우리 인간들을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따님 연주 카타리나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요.

▶연주야, 네가 가족에게 와서 22년 동안 행복을 주고 웃음을 주고 너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게 아빠는 너무 기뻤다. 하늘나라 가서도 천사가 돼서 하느님 옆에서 많이 도와드리고 아빠가 갈 때까지 잘 기다려주길 바라. 아빠 가면 너의 그 특유의 밝은 미소로 아빠를 맞이해줘. 그때 보자.

▷지금까지 유연주 카타리나 아버지와의 인터뷰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기자(vigorousact@gmail.com) | 입력 : 2022-12-12 20:05 수정 : 2022-12-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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