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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익의 뉴스공감] 정범구 "외교 경험 전무한 대통령, 검찰과 전혀 다른데..."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3-01-02 09:24
조회
31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정범구 전 주독일 한국대사

(주요 발언)
- "우크라이나 전쟁, 독일 가스값 500% 올라"
- "우크라이나의 저항 거세…러시아군 실체 드러나"
- "푸틴, 명분 없이 물러갈 수 없을 것"
- "미-중 패권 경쟁 강화, 피해는 대한민국에"
- "외교 현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
- "尹대통령, 외교 경험 전무…검찰의 판단과 외교, 다른 영역"
- "파키스탄, 기후변화로 1/3 잠겨"
- "한국, 33년 동안 해수면 10cm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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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틀 남았는데 사실 오늘도 저녁이니 30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2022년은 여러분에게 어떤 해였을까요. 세계 속의 한국인 또 세계의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서 영향을 받으며 사는 한국인 입장에서 한 해 동안 우리 세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세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새해에는 어떻게 움직일지 전망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정범구 전 주독일대사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올해 마지막 방송이네요.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범구 대사님은 정치학자이기도 하고 전 국회의원이시기도 하고요.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중요한 사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올해 사건은 무수히 많았죠. 전 세계 국가들에게 영향을 줬던 사건은 하나 추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요했고요. 두 번째는 여전히 중요한 기후위기 문제가 지구 각 국가에 영향을 줬습니다. 그다음에 세 번째는 전염병에 대한 대응 문제, 코비드19가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각국의 대응들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건 미중대결구도가 격화되면서 각국의 정치지형에 복잡한 영양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이슈를 중심으로 그 외에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얘기해보겠습니다.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일인데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도 가속화 됐고 코로나19사태는 아직 진정되지 않았고 미중의 패권 경쟁은 격화되고 있는데 첫 번째 주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계속 되고 있는데 겨울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스공감에 출연했던 박현도 서강대 교수와의 인터뷰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 박현도 서강대 교수
"러시아가 시간을 질질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돼야 유럽이 손을 들것 같으니까 가스나 에너지자원이 부족하잖아요. 러시아가 끊으면. 유럽은 당연히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되고 그러면 러시아한테 유리하지 않나."

▷대사님께서도 이전 방송에서 독일 같은 세계적인 선진국의 국민들도 겨울이 오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 어쩌면 동사를 두려워할 줄 모른다. 이런 말씀을 주셨거든요.

▶최근에 독일 대사관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이 귀국하거나 일시 귀국한 사람들이 있어서 얘기를 들어봤어요. 상상이 안 되는 게 가스 값 같은 경우는 500% 인상이 됐다고 합니다. 상상이 안 됩니다. 5배가 올랐다는 겁니다. 특히 독일도 없는 사람들, 경제적 약자들은 동사를 면할 수준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직접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에너지 위기를 갖고 오고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오고 에너지가격이 폭등을 하니까 이게 코로나 때 풀렸던 돈하고 합쳐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가지고 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독일 같은 경우가 유럽에서도 가장 우크라이나 전에 영향을 많이 받죠. 에너지문제 때문에 그런데 과거에 독일에서는 좌파 정부라고 할 사민당 정부가 오래 집권을 했는데 브란트가 70년 대에 있었고 슈미트나 슈뢰더 총리, 사민당 정권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잘 관리를 해왔습니다. 우호적이고. 그 뒤를 메르켈 총리가 이어받았는데 메르켈은 기민당 보수당 소속이지만 과거 동독 출신이고 친러, 우호적이죠.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40, 50년 동안 독일은 러시아와 관계가 나쁠 게 없었다는 거네요.

▶제일 중요한 건 싼 러시아 에너지, 가스 가격 독일이 거기서 얻은 혜택도 상당합니다. 산업 경쟁력에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우크라이나 전으로 막히면서 독일이 지금 많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가스 값이 500% 올랐다는 건 말씀하신 것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건데 50% 올랐다고 하더라도 끔찍한데 5배가 올랐다니까요.

▶가계에는 당연히 엄청난 부담이고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 에너지에 많이 의존하는 독일 중소기업들도 많이 도산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고 전쟁 자체는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것.

▷시작은 지난 2월인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거냐 아닐 거냐. 아니라는 관측이 많았고 또 하나는 침공한다면 전쟁이 3일 안에 끝나고 금방 끝난다는 말이 많았는데 열 달 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장기화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오창익 사무국장께서 잘 정리를 해주셨는데 2월 24일 이전에는 대부분의 러시아 전문가들이 푸틴이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미국 정보 당국에서는 러시아 군의 이동상태 여러 가지 징후로 봐서 러시아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봤는데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전쟁이 났고 이게 좀 의외죠. 그다음에는 푸틴의 판단 착오를 들 수 있습니다. 푸틴은 소위 전격적으로 수도인 키이우, 키예프라고 했습니다만 우크라이나 발음으로 키이우라고 하는데 기습 공격해서 수도 점령하면 우크라이나 정부의 항복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예상을 했죠. 혹시 여러분들께서 러시아 지도를 보시면 러시아 국경에서 키이우까지는 내륙으로 상당히 들어와 있습니다. 보급선도 길고 푸틴이 우크라이나 개전 초기에 도입했던 전술이 전격전이라는 겁니다. 히틀러 때 나온 개념인데요. 블리츠크리그라고 기동성을 바탕으로 해서 거점을 빨리 때려서 장악해서 무력화시키는 건데 의외로 서방에서도 놀란 것이 우크라이나 군이 시민들의 지지 속에 상당히 저항을 길게 했어요. 예상보다. 여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고 또 하나 서방의 전문가들이 관측하는 것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을 계기로 해서 러시아 군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얘기를 하죠. 지금까지는 러시아군이 미군에 이어서 세계 두 번째 강군이라고 평가들을 했었죠. 병력이라든가. 무기 수준이라든가 막상 실전에 들어가니까 러시아군이 무능하고 비합리적으로 전쟁 현장이 조직되는가 하는 것들이 다 나오고 있죠. 요약하면 푸틴의 판단 착오가 있었고요. 수도를 기습 점령해서 조기에 끝나겠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의 결사항전으로 이게 됐고 거기에 미국과 유럽 나토 국가들이 지금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지금 전쟁이 과연 언제까지 갈 건지 전망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죠.

▷지금까지 온 것도 장기화라고 볼 수 있는데 더 오랜 세월동안 전쟁이 계속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보시는 거네요.

▶이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할 때 사람들이 애를 먹는 게 애초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푸틴이 예측을 깼거든요. 푸틴의 불가측성입니다. 푸틴으로서는 지금 전쟁이 여기까지 왔는데 명분 없이 지금 이 상태에서 물러갈 수 없잖아요. 우크라이나 하고 러시아 간 평화협상을 미국은 뒤에서 종용을 하는데 여기에서 큰 걸림돌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평화협상을 한 다음에 러시아가 지금까지 점령한 모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물러나는 걸 전제로 요구하고 배상도 당연하지만 배상 이전에 크림반도 지금 러시아가 점령해서 자치공화국으로 독립을 선포한 지역들까지 내놓으라는 건데 푸틴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물밑에서는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은 별로 없나요?

▶바이든 쪽에서 압력을 어느 정도 행사해서 젤렌스키가 과거에는 협상을 거부하다가 지금은 일부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에 응하겠다는 제스처는 취하고 있죠. 미국의 태도가 중요할 거고요. 지금 중간에 낀 독일도 아주 난처한 입장입니다. 나토 국가들 중에서 독일이 비용이나 장비 면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데 우크라이나 요구를 독일이 못 들어주는 게 하나있어요. 독일제 탱크 레오파트라는 독일의 최신 탱크를 우크라이나가 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데 숄츠 독일정부가 말로는 준다고 하면서도 못 주고 있습니다. 못 주는 까닭은 우크라이나 탱크를 가지고 러시아 국경을 넘어서 들어갈 경우에 독일도 원하지 않게 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습니다.

▷독일제 탱크가 들어가면 독일이 휘말리게 되는 겁니까?

▶그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젤렌스키가 여러 가지 미사일, 로켓을 요구하지만 사정거리가 짧은 거에 한해서만 줍니다. 미사일이나 로켓이 러시아 영토에 떨어지면서 이건 그 나라의 책임으로 간주돼서 확전의 빌미가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상상하기 끔찍한데 그야말로 진짜 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거네요.

▶독일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는 핵전쟁에 대한 위기의식이 강합니다. 우리가 볼 때는 설마 핵을 쓸 것인가 하는데 독일 현지 국민들 속에는 공포가 있고 정부에서도 심하게 갖고 있습니다. 올 5월에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했는데 독일 쪽에서 러시아 쪽에 암호전문을 해독했을 때 독일의 함부르크를 겨냥해서 핵공격을 하는 시나리오도 있었다고 해요. 가상훈련이기 때문에 가상의 적을 상정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이 독일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핵에 대한 공포를 독일이 갖고 있죠.

▷러시아 핵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별로 없는 거잖아요.

▶답답하죠. 아까 설명 드린 것처럼 푸틴이 지금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고 볼 수 없고 푸틴으로서도 올인한 전쟁에서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물러날 수 없고요. 그렇다고 젤렌스키는 자기들이 몇 군데 뺏겼던 전략요충지도 탈환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쉽게 러시아와 협상하자고 들지는 않고요.

▷올해까지 상황이 꼬여있는 것 같은데 새해를 맞아서 풀릴 가능성 희망을 찾아보면서 어떨까요.

▶현재 전개되는 국면만으로 봐서는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푸틴이 암에 걸렸다, 이렇게 러시아가 올인하고 장기화 할 경우에 내부로부터 불만이 커져서 정권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 이런 것들에 기대를 걸고 있지 푸틴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큰 양보를 할 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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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잘 보이지 않으나 희망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있는데 다음 주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인데 이것도 방송에 나왔던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굉장히 많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가 사실 미중패권경쟁이 가장 큰 독립변수고 거기에다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은 끝나지 않고 각 국가는 각자도생으로 지정학이 부활하고 있는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돈은 지금 미국이 벌고 전쟁 이득은 미국이 오롯이 다 가져가고 있고 전쟁으로 인한 극심한 피해는 물론 전장이 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먼저 겪고 있지만 같은 유럽 대륙 안에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도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서 하신 분은 전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교수,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의 얘기인데요. 러시아, 우크라이나 상황이 격화되면서 러시아 나토 대결이 격화되고 새로운 종류의 신냉전 아니냐. 진영싸움이고 그래서 중국과 러시아가 한 통속이 되고 미국이 전체적으로 포위하는 구도. 세계가 이렇게 가는 거아니냐는 관측들도 있습니다.

▶판이 짜이고 있죠. 러시아가 애초에 우크라이나 침공할 때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희망했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됐잖아요. 러시아가 나토가 자기 국경 코앞까지 오는 건 용인할 수 없다. 결과는 오히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는 핀란드 중립을 표방했던 핀란드,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했고 과거 소련이 해체돼서 냉전체제가 해체되고 그리고 우리가 세계화 시대라는 걸 맞았는데 다시 블록이 나뉘고 있는 거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세계를 블록화 하는 건 분명하고 그것보다 더 상위변수가 전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려고 하잖아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소위 인토태평양 인태전략으로 내놔서 중국이 남중국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건 아예 인도에서부터 일본까지 봉쇄하려고 하고 독일이나 유럽에서도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일대일로를 무산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것들이 있거든요. 문제는 미중패권경쟁이 이렇게 강화되면서 거기에서 제일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는 영향권에 우리가 들어가는 겁니다.

▷유럽보다는 우리가 훨씬 직접적이겠죠.

▶우리가 훨씬 직접적인 것이 몇 개 수치를 설명 드리면 전 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게 25% 정도입니다. 전 세계 총 생산 중에서 미국이 25% 중국이 18% 정도 됩니다. 그다음 이 일본이 6%, 독일이 4.3% 이래서 우리가 G1, G2, G3 이렇게 하는데 한국과의 교역 규모를 보면 한국 대외교역 총량의 2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차지하는 포지션은 16, 17% 정도 됩니다. 미국이 전 세계적인 패권을 끌고 가고 있지만 당장 우리와의 현실적인 교역구조에서는 중국이 우리에게 훨씬 많은 영향을 주는 겁니다. 또 몇 해 전에 우리가 위안부 문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이 소위 소부장 소재부문 장치산업에 제동을 걸어서 우리를 곤란하게 했지만 통계를 보면 소부장에서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보다 중국에 대한 의존보가 훨씬 높거든요. 이런 저런 거를 감안하고 또 어쨌든 중국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북한에 대해서 그나마 발언을 행사할 수 있고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게 중국이라는 걸 감안하면 우리가 미국의 전 세계 전략 동맹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지만 미국의 전 세계 전략에 우리 이익까지 희생하고 포기하면서 일방적으로 끌려 들어가야 하는 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요한 외교 전략으로 내세웠잖아요. 그리고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갔는데 이런 거는 대사님 말씀을 따라가다 보면 돈의 문제, 경제 문제, 국민의 민생 차원에서 마이너스고 북한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도 마이너스인데 왜 이런 방향으로 갈까요.

▶우리 뇌라는 걸 보면 주름이 엄청 많잖아요. 생각을 많이 하니까 기억용량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뇌가 주름이 많을 건데 길지 않은 생활이지만 외국에서 대사를 하면서 외교현장에서 느낀 건 외교 현장이라는 건 눈에 안 보이는 총알만 안 날아다니지 다 각자의 국가 이익을 최대로 지켜 내기 위해서 온갖 수를 쓰는 곳이거든요. 좋게 말해서는 포커페이스도 하고 앞에서 웃고 있지만 뒤에서는 웃지 않고 복잡한 경우의 수도 둡니다.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라는 거에 대한 경험도 별로 없어서 그렇지만 검사는 기준에 맞춰서 이다 아니다 일도양단 식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외교라는 건 상대가 있고 구체적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게 있고 경우에 따라서 흥정해야 할 것도 있고 우리가 7을 갖고 3을 주고 경우가 안 되면 4라도 받고 6을 내줘야 하고 이건 다른 영역의 문제거든요. 그런데 인태전략 미국이 하니까 우리가 따라하는 건 하수 중의 하수고 우리가 외교현장에 있을 때 보면 아무래도 일본과 우리 관계가 특수하기 때문에 일본이 하는 것도 잘 봐요. 보면 우리하고는 인프라에서 차이가 있으니까 일본이 외교에서 취할 수단은 많지만 일본이 70년대 초에 중국에 접근할 때 했던 걸 우리가 보면 일본은 다나카 총리 시절에 중국과 먼저 관계개선을 했죠. 닉슨이 미국이 중국과 관계개선을 하기 전에 일본이 먼저 중국과 교역을 시작하고 관계개선을 했어요. 그때 미국에서도 공산정권하고 시작하느냐는 비난도 많았지만 그때 일본이 내놨던 프레이즈가 정경분리입니다. 정치는 정치고 경제는 경제다. 제3국에서 볼 때 뻔한 수작이지만 일본이 그걸 자신들의 독트린으로 하고 나아가겠다고 하는데 그걸 가지고 직접 뭐라고 할 수 없었던 거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발판이 매우 아슬아슬하고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전략과 협상의 지혜를 최대한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고 대한민국 외교가 일종의 이념형이라고 할까.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요. 대사님 말씀하시는 건 장사꾼 기질이 중요하다, 외교라는 건. 이익이 되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고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건데 국민, 국가 이익을 위해서. 그런데 정부가 나가는 방향이 이념 지향적이라는 생각, 대통령이 자유라는 말도 많이 하고.

▶전적으로 동감을 하는데 오창익 국장님 혹시 60, 70년대 대한뉴스 보신 적 있습니까? 옛날에 극장가면 대한뉴스가 오면서 제일 앞에 나오는 게 판문점에서 남북군사정전회의 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남쪽 미군장교들하고 우리 장교들이 앉아 있고 저쪽에는 중국하고 북한 장교들이 나와서 설전을 하는데 가운데 마이크 놔두고. 한쪽이 십분 일방적으로 떠들면 상대가 십분 일방적으로 떠들고 그게 정치협상입니다. 정치협상은 제로섬게임입니다. 네거티브성 게임. 정치협상은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협상이기 때문에 자기 얘기만 하고 상대와의 접점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남북관계가 바뀌기 시작한 계기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주영 회장이 소 천 마리 몰고 소떼방북을 할 때 남북관계에 질적인 전환이 왔다고 봅니다. 그건 경제협상이거든요. 경제협상은 정말 상인적 기질로 포지티브성 게임입니다. 내가 40 먹고 상대가 60을 먹든 50:50으로 먹든 최악으로 10을 먹더라도 90을 주더라도 10이라도 먹든 이게 장사꾼 기질이고 하지만 우리 시대의 요구되는 협상들이 이겁니다. 세계 G10이라는 게 밖에 나가서 어깨에 뽕 넣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정도 국가를 운영할 정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리더십이 필요한 겁니다.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라는 건 전 세계 193개국과 다 교역을 하고 관계를 갖고 작고 크든 여러 나라들과의 교류 관계 속에 우리가 존재하는 건데 과거 50년대, 60년대 미군밀가루 포대 원조 받던 식의 그런 관점으로 대미외교를 보고 국제정세를 봐서는 곤란합니다.

▷이번에는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함께 방송하셨던 분인데 인서트 들어보겠습니다.

■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기후변화라는 건 생존의 기반을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연대를 통해서 함께 해결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예전에 가뭄, 홍수가 있었던 거는 자연의 재난이고 그 순간은 벗어나면 됐지만 이제는 그러한 수준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의 문제라고 이해를 해야 합니다."

▷조천호 박사의 인터뷰인데 대사님하고 함께한 자리에서 한 얘기입니다. 기후위기도 심각하죠. 저개발국가에서 피해도 많았던 것 같고요.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시간이 다 가서요. 기후위기는 여러분들이 너무 많이 들으셔서 아시는 얘기고요. 올해만도 파키스탄 인구의 7분의1이 이재민이 될 정도의 국토의 3분의1이 잠기고. 사실 남의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도 심각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눈에 들어온 뉴스가 조그맣게 보도됐는데 지난 33년 동안 우리 해수면이 10cm가 상승했다는 거죠. 인도양의 몰디브가 물에 잠긴다고 걱정할 때가 아니라 우리까지 그런 걸 겪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우리 대응은 너무 늦죠. 하나만 말씀드리면 파리기후협정의 결과로 각 국가가 앞으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얼마나 재생에너지뷰를 높일 건가하는 NDC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뷰를 30.2% 국제수준에 비하면 낮은 건데 윤 정부 들어와서는 이걸 21.6%로 낮추겠다고 하는데 이거는 세계 흐름과 완전히 거꾸로 가는 거라고 봅니다.

▷심각한 문제인데요. 세계의 흐름을 잠깐이라도 살펴봤는데 희망을 찾는 대목은 없어서 남은 시간 이틀 후면 새해니까 새해 소망, 글로벌 버전의 소망 어떤 게 있을까요.

▶올해 세계 변화를 쭉 보면서 느끼는 거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는 불가측성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 아무도 예상 못했는데 세계가 점점 불가칙한 방향으로 가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지금 이 기후위기가 우리에게 바로 그 시그널을 계속주고 있는데요. 이런 식의 무제한적인 화석연료 소비체제 이런 식의 소비수준을 유지하면서 과연 자본주의 생산체제를 유지할 수 있고 지구의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가. 지속가능성의 문제. 이게 새해에도 계속 고민해야 할 화두일 것 같습니다.

▷결국 새해에 어떤 세계를 만날까는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네요. 우리가 지속가능한 체제를 위해서 탄소중립이든 중요한 시급한 숙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삶이 달려있는 것 같다는 말씀으로 새겨듣고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범구 전 주독일대사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vigorousact@gmail.com) | 입력 : 2022-12-30 19:24 수정 : 2022-12-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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