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익의 인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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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채증, 시민도 경찰채증하라(SBS-R, 2014.9.2)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10-24 16:55
조회
207
[한수진의 SBS 전망대] "불법 채증 대처? 시민도 스마트폰으로 경찰 채증하라"

입력 : 2014.09.02 09:10|수정 : 2014.09.02 11:28
경찰 채증?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현상
* 대담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 한수진/사회자:
경찰이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걸 ‘채증’이라고 합니다. 현장에서 법을 어기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그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활동인데요.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경찰의 채증 건수가 해마다 1천 건 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나 국가인권위 권고에는 ‘명백한 불법행위’만 채증하도록 제안을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앞서서 제가 간략히 설명은 했는데요. 채증이라는 것 어떤 상황에서 왜 하는 건지,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겠어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저도 그게 의문인데요. 광화문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집회를 하고 있죠. 그러면 경찰이 수십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서 사진을 찍어요, 동영상 촬영도 하고요. 그런 활동을 하는 게 쓸모가 있어야 하는 건데, 어디다 쓰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의 경우 경찰이 사진 채증을 하면 형사처벌을 위한, 형사 소추에서의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명백하게 불법행위가 있거나 또는 있으려는 어떤 위험이 크거나 이런 상황에서만 사진을 찍어야 되는데, 경찰이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은 모든 집회 시위에서 사진 채증,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관행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습관이라고 할까요, 이해되지 않는 태도인데요.

▷ 한수진/사회자:
언제부터 진짜 익숙해진 것 같아요. 시위 집회 현장 가보면 항상 막대기 같은 위에다 카메라를 달기도 하고, 그렇죠? 기자들 사이에서 경찰이 섞여서 찍기도 하고. 채증 하는 경찰들 쉽게 볼 수 있는 거죠?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러니까요. 이게 집회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을 위축시키려는 것 아닌가, 그것 말고 이해되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무슨 규정 같은 게 분명히 있을 것 아닙니까?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경찰이 법 집행기관이니까 채증 장비, 이런 것도 사용 규칙에 따라야 하고 그런데요. 그 다음에 법원의 판결이나 판례, 이런 것도 되게 중요한데. 거의 이런 지침이랄까 하는 것을 따르지 않고요. 그냥 자동적으로, 집회 시위가 열리면 카메라 찍기 시작하고 동영상 촬영하고 시작하는데. 모든 경찰 활동은 합리적이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 그쳐야 합니다. 이게 경찰활동의 대전제인데, 이런 부분에서 경찰활동 이해되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경찰이 개인 스마트폰으로도 찍는다고 하던데요. 이런 것들이 다 규정에 전혀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렇죠, 개인 스마트폰이 장비는 아니니까요. 경찰이, 말씀드린 것처럼 법집행기관이니까, 채증 장비 이런 것도 장비 사용규칙에 따라야 하는데. 이런 원칙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것이고요. 그리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촬영한 것도 필요한 경우에는 증거로 제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건 경찰이 해야 될 온당한 모습은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찰의 채증활동 규칙이라는 게 있다면서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규칙도 보면요, 좀 모호하게 되어 있어요.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되어 있는데요. 그러니까 자기들은 ‘모든 상황이 다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라고 변명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집회나 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 기본권이거든요. 일상적으로 시민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하는, 기본권을 누리는 게 어떻게 경찰의 채증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길거리 다니는 시민, 은행이나 시장을 출입하는 시민, 모두 다 범죄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채증 대상이 되고 하는 건 아니어야 되잖아요? 우리 사회가 감시 사회도 아닌데요. 이런 일들을 경찰이 하고 있는데. 이건 경찰이 집회 시위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잘못된, 왜곡된 편견 때문인 것으로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편견이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러니까 집회 시위가 발생하면 자기들이 일이 많아진다, 집회 시위라는 게 국가 발전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거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규정을 보니까요. ‘집회 시위 및 치안 현장에서 불법 또는 불법이 우려되는 상황을 촬영, 녹화 또는 녹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어 있네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렇죠, 그러니까 명백한 불법이 아니라 우려만으로도 하겠다는 건데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상 다 된다는 거네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 우려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은 겁니다. 우려라는 것은 제한된 개념 아닙니까? 언제나 모든 경우에 우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집회나 시위의 양태나 참석자들의 상황이나 이런 것을 보면서 우려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야 되는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우려 때문이 아니라 모든 집회, 시위에서 채증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건 합리적이지도 않고 일종의 습관인 거죠. 이건 일종의 행정력 낭비이기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모든 국민을 다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는 거군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해마다 1천 건 이상, 2010년 이후에 특히 많이 늘어났어요. 그리고 세월호 참사 관련 채증만 해도 200건 넘어섰다고 하고.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는 건데 말이죠?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경찰이 이것 말고도 자체적으로 불법 폭력 집회 같은 것을 통계를 내고 있어요. 이 통계를 보면, 매번 경찰이 추산하는 건데도 불법 폭력 집회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저하게. 여기서의 불법 집회가 뭐냐면, 아무런 불법 행위나 폭력행위가 없어도, 신고하지 않은 집회도 불법집회입니다. 이런 개념까지 모두 포함해도 줄어들고 있어요.

그런데 채증 건수는 거꾸로 늘어난다는 거죠. 이를테면 불법이나 불법의 우려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경찰활동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면 합리적이고 설명할 수 있잖아요. 현실하고 거꾸로 경찰이 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경찰 활동이 집회시위와 관련해서 아무런 합리성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저 관행적,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방증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시위 현장 주변을 지나가다가 경찰이 길을 막고, 다른 길로 돌아가라, 그래서 항의하던 시민에게도 카메라를 들이대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요. 일반인 같은 경우에는 사실 이런 일을 당하면, 카메라를 바로 들이대면서 채증을 하면, 상당히 좀 불쾌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런 심정이 되겠죠?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렇죠, 위축되죠. 경찰활동이라는 게 궁극적으로는 시민을 위한 활동인데, 집회 시위가 열리면 차도만이 아니라 보도, 인도까지 막는 경우가 있어요, 경찰이요. 그러면 생업에 종사하는 시민도 있고 집에 돌아가야 할 시민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 경찰이 막고 돌아갈 길도 없고 그러면 당연히 항의하는 거잖아요. 이것은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입니다.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는 시민이니까 갈 수 있어야 하거든요. 무슨 불법행위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집회와 무관한사람들도 많으니까. 이럴 때도 경찰이 그런 채증을 통해서 ‘혹시 당신을 잘못하면, 이를테면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거나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 모욕죄가 되고 경찰 활동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항의하면 공무집행 방해가 된다’라는 건 예전에 독재시대 때나 하던 수법이지, 지금 이미 민주화된 사회에서 경찰이 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외국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외국은 뭐, 예로 들거나 비교할만한 대상이 전혀 없어요. 대한민국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라고 집회에 대한 법률이 있는데요, 다른 나라는 법률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지방자치정부의 조례로 하고 있어요. 조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 조항도 없죠. 그러니까 집회를 한다고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고 허락을 맡는다든지 이런 상황이 있는 나라도 없고요. 또 집회 시위를 할 때 언제나 경찰이 출동하는 나라도 없습니다. 경찰이 언제나 출동하지도 않으니까 집회시위가 열리면 언제나 사진 채증을 하는 나라도 없어요. 그러니까 집회 시위와 관련해서 생기는 굉장히 많은 쟁점은 유독 우리 대한민국에만 있는 이상한 현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구잡이식의 채증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당장은 법원이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그렇게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경찰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답답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문제가 계속제기가 되어 왔어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그럼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여라 차례 권고를 했고요. 법원에서도 비슷한 판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원칙은 뭐냐면, 경찰이 경찰활동을 하더라도 그것은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 그쳐야 하는데 지금 채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판단은 이미 끝났는데, 이 판단은 경찰이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시민들이 경찰에게 저항하는 것은 글쎄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서울경찰청 내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있거든요. ‘보도에 있는, 차도에 있지 않아서 아무런 불법행위도 하지 않는 사람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항의하면 공무집행 방해로 체포해라’ 이렇게 상상하기도 어려운 지시가 실제로 경찰에 있기도 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도리어 피해를 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찰이 채증하면 시민도 경찰을 채증하는, 각자 스마트폰이 있으니까요. 그런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저는 근본적으로 도대체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이건 나쁜 관행이고 하니까 이걸 좀 고쳤으면, 그래서 이 문제를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내부에서 분명한 소리를 좀 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