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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 아싸? 넌 누구니?(홍세화)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11-05 15:54
조회
140

홍세화/ 회원 칼럼니스트


 학교를 다니다보면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보곤 한다. 흔히 전자의 경우를 ‘인싸’, 후자의 경우를 ‘아싸’라고 부른다. 인싸는 ‘인사이더’의 줄임말로 어느 자리에서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친화력이 좋은 사람을 의미한다. 반대로 아싸는 ‘아웃사이더’의 줄임말로 모임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말한다.

 몇 년 전부터 생겨난 이러한 신조어는 사람들을 구분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아싸보다는 인싸가 되고 싶어 하고, 인싸의 잣대가 되는 언어, 행동 등을 다룬 매뉴얼까지 만들어냈다.


사진 출처 - 브런치


 예를 들어 인싸는 대화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화법을 쓰고, 아싸는 대화의 흐름보단 정답을 말하려는 화법을 쓰려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잣대를 만들어가며 사람들은 인싸와 아싸를 구분 짓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은 아싸로서 ‘도태’ 된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인싸의 기준에 맞지 않는 아싸들은 소외되고, 인싸들 중에서도 친화력이 매우 좋은 사람을 ‘핵인싸’라는 새로운 범주 안에 집어넣으며 또 하나의 구분 짓기를 시도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인싸와 아싸의 구분 짓기는 주로 성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들은 인싸로, 내향적인 사람들은 아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인싸와 아싸를 구분 짓는 기준에는 개개인의 성향에 대한 고려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도 없는 그들만의 기준에 맞추어 가야 한다는 군중심리마저 생겨난다. 그 기준에 맞추지 못할 때 발생하는 역차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어가 생각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러한 신조어를 접하거나 사용할 때 이 말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누군가 만들어낸 정체불명의 언어와 구분 짓기가 우리 삶을 옥죄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홍세화 : 한창 놀고싶은 대학교 3학년 홍세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