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통신

home > 인권연대소개 > 인권연대란?

‘발자국통신’은 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발자국통신’에는 강국진(서울신문 기자), 김녕(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김대원(성공회 서울교구 신부), 김영미(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교사), 김희수(변호사), 도재형(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설경(변호사), 오인영(고려대 역사연구소 연구교수), 오항녕(전주대 교수), 이재상(CBS PD), 이재성(한겨레신문 기자), 이재승(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지상(가수 겸 작곡가), 이찬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임아영(경향신문 기자), 장경욱(변호사), 최낙영(도서출판 밭 주간), 허홍렬(치과의사), 홍승권(삼인출판사 부사장), 황미선(면일초등학교 교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종북몰이 타파와 반북적대행위 금지를 위하여(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6-17 19:06
조회
204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필자는 국가보안법 사건의 변론과정에서 끊임없이 종북몰이 공격을 받았다. 90년대 말 이후 수많은 탈북자 간첩조작 사건이 행해졌다. 그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유우성, 홍강철에 대한 간첩조작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무죄선고를 받기까지 종북몰이 공세는 더욱 심해졌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권은 총선 승리용 북풍 여론몰이를 위해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을 집단유인 납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 추악한 해외공작의 진상은 언젠가는 세상에 소상히 드러날 것이다. 납치유인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납치유인 피해자들의 인권옹호를 위한 북 해외식당 종업원 납치유인범죄의 진상규명과정에서도 필자에게는 수많은 종북몰이 딱지가 붙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과 반북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은 납치유인 피해자 지원을 위한 필자의 후원 활동에 시비를 걸며 자유를 찾아 귀순한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에게 재월북을 회유하며 돈을 줬고 거부하자 돈을 끊었다고 왜곡하는 보도를 수시로 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종북몰이 피해자가 사회적 생매장을 당하지 않을까 공포에 시달리는 형국이 여전하다. 종북몰이 공세에 이제는 이골이 날 때도 되었건만, 그 표적이 될 때마다 쫄기 십상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정신무장을 하고 용기를 내어 정면으로 싸우는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종북몰이를 당하는 표적이 된 입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종북몰이 공세가 심해질수록 그에 정면으로 맞서 함께 힘을 모아 맞서나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필자의 언행에 괜히 종북몰이를 자초한 빌미가 된 것이 없는지 의구심을 표하며 심지어 해명을 요구한다. 종북몰이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필자로 말미암아 종북몰이를 불러오지 않을까 위축된 주변의 반응에서 종북몰이에 취약한 우리사회의 현실을 발견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토록 종북몰이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악마화된 북과 연결되는 반북분단적대구조 때문이다. 북에 대해서는 악마화, 기괴화, 혐오, 증오, 불신, 조롱, 저주, 폄훼, 의구심, 공포심 이외의 정상적 감정과 이성적 사고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악마와도 같은 매카시즘에 저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극우보수세력의 종북몰이 표적이 될까봐 쫄아 호흡조차 가다듬지 못하기 때문이다. 용기 내어 종북몰이 피해자와 함께 연대하여 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단적대구조에 익숙하게 되면 비정상이 정상이 되도록 뇌가 세탁이 되어 궤변이 합리적 이성으로 포장되어 일상이 된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문제의 본질에 접근조차 해보지 못한 채 행세하기가 쉬워 도처에 넘쳐난다. 분단적대구조에 젖어 이성이 사라진 야만의 세상에서 동족에 대한 허위의 우월의식은 자기안위에 급급한 기회주의적 속성을 가리는 무기가 된다. 정의와 진리, 상식과 도덕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진다. 피장파장, 내로남불, 오십보백보 같은 단어가 인생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는다.


 분단적대구조에 길들여져 종북몰이에 취약하고 비정상이 판을 치는 그 틈에 인륜을 내던지고 양심을 포기한 인간 추물들의 반북 악행은 그 누구도 다스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반북 삐라 살포 망동은 북한 인권 운동이 되어 미국의 민주주의기금(NED)의 지원을 받고 국제인권상을 수상하는 기괴한 일이 공공연히 세계의 면전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 통탄할 종북몰이와 반북적대행위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장 시급하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처방전은 무엇일까.


 북에 대해 바로 알고서 북에 대해 혐오와 증오, 불신과 조롱 등 동족대결의 적대감과 의구심에서 벗어나 동족과 화합하고 협력하기 위한 신뢰의 감정을 갖기 위해 우리의 인식을 이성적으로 정상화하는 자각이 필요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동족을 비방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종북몰이와 반북 악행이 거침없이 표출되는 동족대결의 어두운 터널에 가두는 어리석은 일이라는 자각이 절실하다.


 동족대결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종북몰이를 타파할 수 있고, 반북 삐라 살포와 같은 반북 망동을 단호히 처벌하며 모든 반북적대행위를 근절할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분단적대구조 하에서 한반도 전쟁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반북 삐라 망동을 근절시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언감생심의 일이다. 북 지도자에 대한 모독과 북 체제에 대한 비방이 자유와 인권을 위한 일로 둔갑되는 사회에서 반북 삐라 망동을 금지시킬 수 없다. 반북 삐라 망동을 부추기는 상전의 나라가 이를 가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서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십여 차례, 올해 현재 세차례나 대북전단이 살포된 사실이 동족대결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한 우리의 앞길이 얼마나 험난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북 삐라 망동 사태에서 빚어진 작금의 한반도 군사적 충돌의 위기상황을 맞아, 우리는 외세와 극우보수세력이 국가보안법으로 가둬놓은 어둠의 동굴에서 탈출할 비상한 노력을 가속화할 때이다. 동족의 편에 서서 동족을 알고 동족과 힘을 합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외세의 지배와 간섭에서 벗어나 극우보수세력을 우리 사회에서 영구히 퇴장시킬 수 있다. 그 길에 한반도 평화번영과 통일, 미래세대의 행복이 있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