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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통신은’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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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막전막후 (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6-14 14:00
조회
2067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 북미관계정상화를 예상하였다.


 2017. 7. 24.자 국가보안법위반 상고이유서에서, 북미관계정상화를 예상하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원심의 판단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판단인지는 그다지 멀지 않은 시기에 객관적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당시는 북미 핵 대결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상황이었다. 그러나, 세계적 패권의 맹주라는 아메리카 제국에는 승산이 없었다. 최대의 압박과 제재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북의 자위적 핵 억제력은 갈수록 고도화되었다. 제국에는 허세를 보이는 것 외에는 힘으로 다스릴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시간은 점점 없어졌고, 제국의 위신이 떨어지는 수모를 겪더라도 대화와 협상으로 종전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제국은 쇠퇴와 몰락의 길로 가고 있었다. 북과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우방이 되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제국의 쇠퇴, 몰락과 함께 세계평화와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강력한 추동력이 나날이 강대해지고 있었다. 이러한 정세인식과 전망을 갖고 다음과 같이 변론하였는데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함께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북한이 같은 민족으로 통일을 위해 화해하고 협력하여야 할 동반자임을 직시하고, 북한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극우보수세력들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 색깔공세(종북공세)라는 절대무기를 더 이상 휘두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하지 못하도록 2000. 6. 15. 남북공동선언 및 2007. 10. 4.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을 전면부정하고 위헌법률인 국가보안법에 기대어 시대착오적 대북대결정책으로 동족 간의 반목을 키워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남북화해와 평화통일로 나아가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남북미 쌍방 간 군사적 대결과정이 지속적으로 심화됨에 따라 결론적으로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객관적 현실로 증명되는 바, 외세 추종의 극우보수세력들이 현재 국제정세의 변화된 객관적 조건을 아무리 부인할지라도, 북한과 미국은 쌍방 간 핵전쟁 발발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바야흐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북미수교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고, 작금의 미국 트럼프 행정부나 문재인 정부의 정책담당자들 또한 객관적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에 향후 북미 양국 사이의 신뢰관계 구축과 관계정상화는 기정사실로 실현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미 폐지되어야 마땅할 위헌법률인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현 시점의 원심의 판단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판단인지는 그다지 멀지 않은 시기에 객관적으로 증명될 것이다. "


# ‘농구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의 눈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가장 고대하며 감격해 하는 미국인이 있었다. 현역 시절 거친 수비 농구의 대명사로 리바운드의 제왕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코트의 악동’이라 불리어진 NBA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이다. 그가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싱가포르를 찾았고 방송 인터뷰에서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5차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였다. 묘기 농구팀을 이끌고 북미 농구교류를 진행했다. 그의 농구팬이었던 김정은 위원장의 든든한 평생의 친구가 되었다. 생일을 맞은 김 위원장을 위해 북의 수많은 농구경기 관람객 앞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미국 내외의 온갖 위협과 조롱, 비난 속에서도 북을 꾸준히 방문하였다. 언제나 친구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며 전 세계에 자랑했다. 북의 지도자와 북의 실상을 전하는 로드맨의 말은 언제나 궤변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김정은 위원장의 딸 이름을 알 정도로 북의 지도자와 친분을 쌓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독재자가 아니라 사람이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풀고 싶다며 언론 인터뷰를 하였다. 여론은 또라이로 취급하며 조롱했으나 북한 사람과 미국 사람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소신으로 꾸준히 북한을 방문해 왔다. "나의 방북은 세계를 위한 위대한 생각인데 사람들은 항상 내가 하는 것을 무시한다.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같은 이들도 세계를 위해 멋진 일을 하는데 왜 나한테만 이러느냐"며 항변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그는 나의 친구이며, 나는 그를 사랑한다(I love my friend)"고 늘 밝혔다. 로드맨을 조롱하는 앵커에게 "앵커 당신은 지금 마이크 뒤에 앉아있지만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 직접 북한에 왔고, 언젠가는 우리 덕분에 북한의 문이 열릴 것" 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의 모 하원의원은 로드맨을 일컫어 "히틀러와 점심식사 같이 할 양반" 이라고 비난했고,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도 출마했던 거물급 상원의원 존 매케인도 그를 '백치'(idiot)라고 부르며 비난에 합세했다.


 로드맨은 북에 수감된 케네스 배의 석방과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트럼프와 친분이 있는 사이기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의 책 ‘거래의 기술’을 선물하였다. 북과 미국 사이의 문호를 열기 위해 줄곧 노력해 왔기에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역사적 순간 그동안 자신의 노력이 열매를 맺게 되자 감내하기 힘들었던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방송 인터뷰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사진 출처 - JTBC


# “세계는 중대한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6.12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첫 상봉 직후 환담)


 “우리의 발목을 지루하게 붙잡던 그런 과거를 우리가 과감하게 이겨냄으로써 대외적인 시선과 이런 것들을 다 짓누르고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마주앉은 것은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거와 같지만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해 보지 못한, 물론 그 와중에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 훌륭한 출발을 한 오늘을 기회로 해서 함께 거대한 사업을 시작해 볼 결심이 서 있다.”


 “우리는 성공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우리는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6.12 확대정상회담 모두 발언)


 “역사적인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하게 된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과 같은 이런 자리를 위해서 노력해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사의를 표한다. 감사합니다.” (6.12 북미공동성명 서명식)


#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도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매우 도발적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주한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싶다고 했다.


 국가보안법상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지금껏 숱한 사이비 언론과 전문가로부터 거짓 정보를 제공받아오며 그것을 믿은 사람들에게는 경악할 일이었다.


# 극우보수세력의 퇴장


 반북 종북몰이로 기득권을 이어온 한 줌도 안 되는 무리들이 있었다.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이 무조건 싫었다. 드디어 새로운 역사적 시대가 도래하였다. 트럼프는 분단, 대결, 전쟁을 조장하는 지금껏 자신이 한 말을 모두 뒤집어버렸다. 친미극우보수 무리들의 상전에 대한 믿음에 가차 없이 철퇴를 꽂아버린 사변이 일어났다.


 그들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놀아난 북미정상회담이었고, 안보파탄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었다. 피로 맺은 한미동맹이 겨우 이거냐며 내 나라는 내 손으로 지켜야 한다고 자주국방을 외쳤다.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철수 발언을 두고 한미동맹 위기론을 펼쳤다. 북미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청와대에 종북몰이 화살을 날리며 대한민국의 현실이 암담하고 절박하다며 보수층 결집을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그들 양치기 곁에 있어야 할, 있을 줄 알았던 국민들은 어느새 그들을 외면하였다. 스스로 자멸을 재촉하는 것이었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황당한 얘기를 들으면서 내 나라는 내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진다”는 그들의 앞날은?


# 양립 불가능한 것들


 우리사회는 이중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상호 적대행위 중지와 도발적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양립할 수 있는가? 종전과 평화협정 시대에 주한미군의 주둔은 양립할 수 있는가? 양립 불가능하다. 오래된 낡은 논리가 있었다. 북은 통일의 동반자요, 반국가단체다. 제정신이 아니다. 철학도 소신도 논리도 없다. 친미사대 동족대결의 분단적대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자들의 간교하고 기회주의적 기교에 민중들은 기만당한 채 국가보안법의 쇠사슬에 얽매여 하루하루를 노예처럼 살아왔다. 남북화해와 국가보안법은 양립 불가능하다. 저항력을 거세당한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은 아무런 불편이 없이 양립 불가능한 현실을 바꾸기보다는 적응하고들 살아간다. 국가보안법에 겁먹은 얼치기들이 행세를 하며 자기합리화를 위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민중을 오도한 때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은 세상 사람 모두의 과제가 되었다. 더 이상 도돌이표 퇴행은 없다. 퇴행 없는 이행에 따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지배적 역할은 쇠퇴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등 극우보수기생세력은 숙주를 잃고 소멸, 퇴장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지금 한줌도 되지 않는 극우보수세력들은 발악을 하고 있으나 자충수만 두며 시대의 도도한 대세의 흐름 앞에 독 안에 든 쥐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세기사적 거대한 변화를 동반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