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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몰이, 공안몰이 정권의 역사적 운명(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12-07 10:28
조회
462

장경욱 / 인권연대 운영위원


 

윤석열 정부의 무차별 종북몰이, 공안몰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권과 집권여당의 낮은 지지율에 따른 위기 탈출을 노린 사활을 건 종북몰이는 급기야 민중운동과 진보통일운동 진영에 대한 공안몰이 국가보안법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극우보수정권은 통치 위기 국면에서 언제나 종북몰이, 공안몰이 카드를 꺼내 사이비 안보문제를 내세워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여론의 반전을 꾀해 왔다. 아무데나 시도 때도 없이 ‘전가의 보도’로 사용 중이다.


늘 봐왔던 시대착오적 코믹 저질 수법이긴 한데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스릴러 공포 영화를 보는 오싹한 느낌이다. 느닷없이 전직 대통령조차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이유로 김일성주의자로 간주한다. 대통령이 여당 행사에서 종북 주사파와는 협치가 불가능하다는 발언으로 야당을 향한 종북몰이 공세의 앞장에 나선다. 심지어 안전 운행을 위해 안전운임제의 적용 확대를 요구하는 화물연대의 정당한 생존권 투쟁을 불법파업으로 매도하며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로 규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주노총의 국가보안법 폐지 성명에 이때다 하고 ‘민노총’이 하라는 노동자 대변은 하지 않고 북한을 대변하는 ‘조선로동당 2중대’라고 나무라며 ‘민로총’으로 이름을 바꾸라는 여당의 논평은 노동자를 위한다는 그 가식이 역겹기는 하지만 차라리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작금의 종북몰이 공세는 거의 실성한 수준의 황당무계하기 그지없고, 막무가내식 무식과 만용, 오만과 독선으로 점철된 것으로 최악으로 꼽힐 것이다.



출처 - Rev. Timothy's 묵상일기 중


윤석열 정부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불평등 심화로 인한 민생 위기의 해소에는 아무런 관심조차 두지 않고 그 어떠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시작 고작 6개월 만에 정권의 무능함이 탄로 날까 두려워 오로지 종북몰이 공세로 정쟁을 불러오고 노동자 때려잡기에 혈안 돼 노동기본권을 침해하며 생존권을 위협하는 반민중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우보수정권의 재집권을 기다렸다는 듯이 공안수사기관들은 전방위적 국가보안법 수사를 노골화하고 있다. 늘 그래왔듯이 민중운동과 진보통일운동 진영에 대한 공안몰이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민중운동과 진보통일운동 진영은 극우보수정권의 종북몰이, 공안몰이의 희생양이 되어 국가보안법의 위협과 처벌에 직면해 있다. 국가정보원, 경찰청 안보수사대, 검찰 등 공안수사기관은 그동안 오래도록 썩혀두었던 음습한 지하 저장창고에서 공안몰이 창고 대방출을 본격화하며 희생양을 취사, 선택하여 공안탄압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국가정보원 안보수사국 및 국가정보원 대변인실은 향후 극우보수언론과 짬짜미가 되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언론공작을 통해 반국가단체요, 북한 연계요 하며 온갖 종북몰이 보도로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힐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겪어왔건만 종북몰이, 공안몰이에 기댄 극우보수정권의 역사적 운명이 또다시 궁금해진다. 뻔하다. 자멸이다. 당장은 상책일 듯 보일지 몰라도 종북 공안몰이에 기대어 정권의 수명을 이어가는 것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자초했던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다.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 및 10. 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추모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적대 강경 정책과 종북몰이 공세는 공안탄압의 부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더 이상은 분단냉전체제의 적대관계를 배경으로 종북몰이, 공안몰이를 하기도 예전과 같지 않다. 더는 용납되지도 통하지도 않는다. 시대착오적 종북몰이, 공안몰이에 대응하여 그 근간이 되는 분단냉전체제를 청산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이 점점 더 활성화되고 있다.


분단냉전체제에 길들여진 나머지 종북몰이, 공안몰이에 취약해져 무기력한 상태로 적응해 살아온 어제의 한국 민중이 아니다. 바야흐로 종북몰이, 공안몰이가 기승을 부리고 반복되는 분단냉전체제 유지의 압도적 힘의 실체에 대한 본질적 문제인식에 기초해 무기력에서 벗어나 이에 대응할 역량을 키우며 그 극복의 대안과 힘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한국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분단냉전체제의 청산을 위한 핵심적 장애물인 국가보안법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저항력을 키워나갈 수 있어야 비로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극우보수세력의 종북몰이, 공안몰이 공세에 맞서 능동적 힘으로 제동을 걸고 우리사회에서 종북몰이, 공안몰이 시도 자체를 뿌리 뽑을 수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분단냉전체제의 청산과 함께 이뤄질 근본적 과제이기에 한국 민중을 억압하는 분단 악법에 맞서 그 폐지를 위한 민중의 역량을 축적해 나갈 때 비로소 한국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대등한 균형을 이루며 공존할 수 있고, 민중운동과 진보통일운동 진영이 더는 종북몰이, 공안몰이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며, 국민의 일상은 물론 선거 등 정치적 공간에서 국민 누구나 정치사상의 표현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민주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