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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자전거 행진 "버마를 도와달라"(오마이뉴스, 06.08.07)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30 10:44
조회
260
[오마이뉴스 김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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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아시아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버마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이 열렸다. 사진은 인사동을 통과하는 자전거 행렬.
ⓒ2006 김대홍
버마인권주간 행사 일정
▲ 8월 6일 아시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버마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

▲ 8월 8일 버마민주화촉구 기자회견 / 오전 10시 한남동 버마 대사관 앞 /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02-312-1686)

▲ 8월 8일-11일 거리사진전 / 8일 오후 3시부터 11일 오후 6시까지 서울 인사동 크라운베이커리 앞 / 참여연대(02-723-5300)

▲ 8월 11일 해외활동가의 만남 / 오후 7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 /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소속 태국-버마 국경지대 활동가 사라인 여야웅씨 / (사)외국인노동자와함께(02-3672-9472)

▲ 8월 12일 버마민주화운동 후원의 밤 / 오후 4시 고려대 학생회관 식당 / 버마행동노래패 S2N, 박준, 박향미, 손현숙, 아콤다, 연영석씨 등 / 아시아인권문화연대(032-684-0244)

* 자원봉사자 모집 : 버마행동(032-654-5218)
6일(일) 오후 날씨는 무더웠다. 서울 32도, 강릉 33도, 대구 35도란다. TV에선 100만명이 찾았다는 해운대의 시원한 풍경이 나오고 있었다. 가만 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날씨엔 이런 모습을 보거나 계곡을 찾는 게 제격이다.

그런데 이런 무더위에 그늘을 찾기는커녕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달리겠다는 이들이 있었다. '아시아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버마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 행사가 6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1988년 8월 8일 버마 국민들이 버마군부정권을 반대하며 일으킨 민주화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자전거 캠페인은 일주일동안 열릴 '버마인권주간'의 첫 날 행사로 버마행동(버마 이주 노동자 모임)이 준비했다.

3시 40분쯤에 현장에 도착했다.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버마행동의 소모뚜씨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이 생각보다 적다고 말하자 "요즘 날씨가 워낙 더워서"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자전거엔 온갖 구호물들이 달려 있었다. '미얀마 군사독재를 끝장내자' '미얀마는 강제 노동국' '한국은 독재정부를 지원하지 말자' '버마민주화를 지지하자' '미얀마에 투자하지 맙시다' '당신의 자유를 우리에게'와 같은 문구들이었다. 버마의 실상을 알리면서 한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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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에 투자하지 맙시다' '한국은 독재정부를 지원하지 말자'...참가자들이 내건 구호들이다.
ⓒ2006 김대홍
한쪽에 한국인 몇 명이 보였다. '나눔문화' 소속 대학생들이었다. 나눔문화 회원인 이상훈(23)씨는 "2년 전 버마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쿠르드,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등 분쟁 지역에 평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도착지인 명동성당에 도착하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규탄하는 전단지를 나눠줄 계획이란다.

4시 10분을 넘기자 35명 정도로 사람이 불어났다. 국적도 다양했다. 이주노동자밴드 보컬인 미누씨는 네팔 출신이다. 백인 여성도 눈에 띄었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 이주노동자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출발하기 전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원관리소 측에서 정치적인 행동을 공원에서 할 수 없다며 제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치 구호물을 자전거에 달고 공원을 달리거나 전단지를 나눠주면 안 된다는 것. 주최 측에선 단지 이 곳에서 출발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공원관리소 직원 두 명은 출발할 때까지 꼼짝 않고 서 있었다.

4시 35분에 40여명이 1, 2인승 자전거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거의 1시간가량 기다린 사람들은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매우 신나는 모양이었다. '버마 프리' '버마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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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전 공원관리소 측과 잠시 실랑이가 있었다. 관리소 직원들은 공원에선 정치 행사를 해선 안된다면 출발할 때까지 관심있게 지켜봤다.
ⓒ2006 김대홍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대열은 계속 끊어졌다. 차선을 바꾸거나 사거리를 통과할 때 대열 허리가 잘려 수시로 선두가 멈춰야 했다. 공덕동 오거리에선 직진 신호를 받아놓고서도 우회전하는 차량 때문에 잠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5시 35분에 시청 도착. 출발 1시간 만에 1차 집결지에 도착했다. 시청 광장엔 분수가 세차게 물을 뿜고 있었고, 아이들은 그 안에서 열심히 물놀이를 즐겼다. 폭염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지만 그 곳엔 더위가 없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광장 주위를 돌며 전단지를 돌렸다.

자전거를 타고 와 땀에 흠뻑 젖은 참가자들이 한 무더기의 전단지를 들고 돌리는 모습이 그 곳에선 이질적이었다.

"버마 아세요? 미얀마는요?"

사람들은 "뭐 태국이라고?" "망한 나라래"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전단지를 한 번씩 읽고 지나갔다. 막상 전단지를 받았지만 시선은 계속 분수대 쪽에 두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단지를 나눠주는 학생들은 그런 시선들 속에서 오락가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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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마포대교-공덕-충정로-서대문을 거쳐 시청에 도착했다.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좌측)과 전단지를 나눠주는 참가자들(우측).
ⓒ2006 김대홍
한국과 미얀마의 경제 교류
2005년 5월말 기준 한국의 미얀마 대 미얀마 투자는 34건, 1억 9천만 달러 규모로 미얀마 입장에선 투자순위 12위에 올라있다. 전체 투자의 2.46%를 점하고 있다.

1990년 대우전자가 가전제품 생산에 투자한 게 최초인데, 미국의 미얀마 경제제재조치 이후 한국의 미얀마 투자는 급속히 감소했다.

200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미얀마 수출액은 1억 6천 2백만 달러 규모이며, 수입은 3천만 달러 정도다. 2005년 12월 기준 투자유치는 전무하며, 현재 약 800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KOTIS) 참고
대열은 종로3가를 지나 인사동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사동은 사람 숲이었다. 전통 가마 행렬, 외국인 밴드 공연이 진행 중인 인사동에서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자전거 행렬은 또 하나의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민주화 캠페인' 조차도 인사동에 들어서니 이색 퍼포먼스가 돼버렸다.

창경궁 사거리에선 뜨거운(?) 환영을 받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이 "멋있다"며 큰 박수를 보낸 것. 더위에 지친 행사 참가자들의 얼굴이 '확' 펴지던 순간이었다.

6시 32분에 대학로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종착지인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도착 시간은 오후 7시. 2시간 30여분의 더위 속 캠페인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 때문인지 참가자들의 얼굴은 밝았다. 비록 1000여장의 전단지를 다 나눠주지는 못했지만 주최 측이 예상한 것보다 많은 인원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버마행동 대표인 뚜라씨는 "오늘 40여명이 참석했는데, 경로를 잘못 알려줘 10여명이 중간에 합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을 마친 그들은 명동성당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이날 행사를 마쳤다.

"버마에 자유를, 아시아에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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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7시 명동성당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고 이날 행사를 마쳤다. "버마 민주화가 아시아에 평화를"
ⓒ2006 김대홍
"한국 정부여, 버마에 경제 지원 끊어달라"
[인터뷰] 자전거 캠페인 진행한 '버마행동' 대표 뚜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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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마행동 대표 뚜라씨. 94년 한국에 들어온 그는 2004년 버마행동을 만든 뒤, 올해로 3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2006 김대홍
- 자전거 캠페인을 비롯 버마인권주간 행사를 하는 이유는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묻겠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어떻게 해주길 바라나.
"한국정부 쪽에 바라는 것은 첫 번째는 외교다. 지금 한국을 포함해서 대부분 국가들이 버마 문제를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경제적 이익 때문이다. 외교적 압력을 가해주길 바란다. 두 번째는 경제 지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야 버마군사정부가 무너질 수 있다. 국민들에게는 한국 정부가 그렇게 행동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 달라는 거다. 또한 버마 내 민주단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성금을 보내주면 더욱 좋겠다."

- 경제 지원을 끊으면 버마 국민들도 힘들 것 아닌가.
"경제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버마 국민들의 삶은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버마 정부와 업체의 배만 불린다. 지금 경제 제재가 이뤄지고 있지만 버마 국민들의 삶이 큰 차이가 없는 것과 같다. 오히려 더 확실히 경제 제재를 해서 버마 정부의 힘을 약화시켜야 한다."

- 경제 제재는 할 만큼 했지 않나. 내심 군사적 압력을 원하진 않나.
"아니다. 오히려 경제 제재가 더 효과적이다. 경제 제재를 하면 안에서 무너질 수 있다. 지금은 나눌 수 있는 돈이 있기 때문에 군부가 단결하고 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단결력이 떨어져 군부 내 내분이 일어날 수도 있다."

- 그렇다면 버마 내 무장투쟁은 반대한다는 뜻인가.
"아웅산 수치 여사는 평화적 방법으로 하자고 했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다. 때가 되면 무장 투쟁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 버마는 8개 주요 민족 등 135개 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다. 민족간 갈등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그 민족들이 '버마 민주화'를 위해서 단결할 수 있나.
"가능하다. 여러 민족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나서면 된다. 아웅산 수치 여사나 샨족 지도자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모두 가택 연금 상태거나 감옥에 가 있다. 그들이 풀려나고, 1988년 8월 8일 민주화항쟁을 주도했던 학생 지도자들이 뭉친다면 단결 가능하다."

- 민족 갈등뿐만 아니라 종교 갈등도 심각하지 않나. 그것 때문에 혁명세력간에 내분이 일기도 했는데.
"버마는 불교 국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불교를 우대하는 것은 아니다. 감옥에 간 스님들이 많다. 엄청 탄압받고 있다. 어떤 종교든지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하는 게 어렵다. 상대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종교가 버마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 '버마의 평화는 아시아의 평화'란 구호를 외쳤다. 무슨 뜻인가.
"한국이 남북으로 갈라진 게 강대국 때문이지 않나. 버마도 마찬가지다. 영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의 입김이 작용했다.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군부정권은 온갖 나쁜 것들을 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헤로인을 대량 재배해서 아시아 여러 나라로 수출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에이즈도 많이 퍼지고 있다. 무기 판매도 많이 이뤄진다. 버마 민주화가 되면 이런 나쁜 것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 자전거 캠페인을 비롯 버마인권주간 행사는 어떻게 기획하게 된 것인가. 이런 대규모 행사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 계획은 있었지만 솔직히 할 수 있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지난해부터 짜기 시작해서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매년 정기적으로 할 것인가.
"그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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