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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인터뷰] 박문수 신부 "2022년 한국은 부자, 행복지수는 높지 않아" (CPBC뉴스, 2022.05.19)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06-20 10:15
조회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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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박문수 신부 / 전 서강대학교 이사장

내일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입니다. 한국도 이미 세계화 되어 있고 한국 안에도 많은 외국인,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다문화라고 부르는데요. 우리가 한겨레 한 핏줄만 강조하는 데서 벗어나서 세계인의 시각도 가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분 모셨습니다. 예수회 신부님 박문수 신부님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예수회가 운영하는 서강대학교 이사장을 하셨고 그만두셨죠?

▶지난 2월에 끝났어요.

▷석 달 전에 끝나고 지금은 특별히 하시는 일은 없으신 건가요?

▶예수회에서 특별히 일을 시킨 것이 없는데 그래도 바쁩니다.

▷신부님은 도시빈민활동도 많이 하셨고 예수회 소속 수도자로서 살고 계신데 신부님, 와주셔서 감사하고요. 미국분이시죠?

▶미국에서 왔어요. 69년도에 한국에 처음 도착했습니다.

▷그때는 사제의 신분으로 오셨나요?

▶신학생이었는데 목적은 한국어 배우고 한국말로 신학 과정도 하고 사제서품 한국에서 받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신학교 입학하고 한국에 가서 신학공부를 계속하라는 뜻이었군요. 그러면 신부님이 되신 건 몇 년도인가요?

▶사제 서품은 73년도에 받았습니다. 1년 반 한국어만 공부했고 그다음에 여기 서울교구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김운회 주교님과 같은 반에, 그때는 4학년이라고 했고 대학원 연구반이라고 했고 연구반1, 연구반2 함께했어요.

▷수도회에서 물론 한국에 가면 좋겠다고 권고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의사, 의지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닙니까?

▶60년도에 예수회에 입회했는데 그때 제 성소는 세계 어디서 자유롭게 필요한대로 파견되고 세계사람 가운데 활동하는 것에 아주 매력을 많이 느꼈는데요. 예수회 위스콘신 관구에 입회했는데 위스콘신 관구가 선교지로 한국을 맡게 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설립도 맡게 되었고 한국 사람들은 예수회 입회는 양성은 미국에서 받고 있었고 동창이 있었습니다. 이한택 주교님께서 1년 선배로, 그분들과 친해서 꼭 한국에서 사제 생활, 예수회 생활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하필이면 한국인 이유는 이한택 신학생의 영향도 있었지만 한국이 이를 테면 가난한 나라여서였는지 어떤 면이 신부님 신학생 박문수의 마음을 열게 했나요.

▶언제나 중요시 했고 아직 냉전이었죠, 그때. 한국은 남북으로 냉전, 갈라진 나라라고 하는데 세계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곳이라고 하고 천주교회가 순교자도 많고 어렵게 시작됐는데 그때는 세례 받고 있는 어른들이 많은 편이었어요. 새로운 희망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언어도 그렇고 문화도 낯선 한국에 오셔서 당황스럽기도 하시고 어색한 일도 많으셨을 텐데요. 외국 사람들이 미군 빼고 별로 없을 때여서 오해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그런 게 힘들었어요. 한편 웃기는 것인데 아이들이 외국인 보면 누구든지 다 미국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고 소리 질러서 부끄러운 일이었는데 웃기는 것은 그걸 많이 듣다가 한 번 말레이시아의 회의에 갔는데 말레이시아는 무지개예요. 세계 모든 인종이 다 섞여 있어요. 글로벌 도시였는데 아무도 나한테 소리 지르지 않아서 외로움을 느꼈어요.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이를 테면 신부님 같은 외모를 가진 분들에게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갖진 않죠. 처음에 오실 때하고는 다르죠. 한국에 69년에 처음 오셔서 53년 지났는데 그때의 한국과 지금 한국은 어떻습니까?

▶비슷한 것이 이어온 것이 많은데 그래도 많이 달라졌죠. 사람관계를 생각하면 처음 왔을 때 모두 다 큰 가족이라고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60년대 또 70년대 초.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지금은 서로 좋아하지 않은 점도 드러나게 되고 사람들 간의 위치가 옛날 같지 않죠.

▷69년에 한국은 가난한 나라였잖아요. 그리고 2022년에 한국은 부자 나라 아닙니까? 다른 어떤 나라보다 부자고 소득도 많이 높아졌는데 신부님이 목자의 입장, 사제의 입장으로 볼 때 한국 사람들은 53년 전에 비해서 더 행복해진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도 고생 너무 많이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맨날 울고 그래도 그들은 자녀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미래를 보고 희망을 가지고 일했죠. 열렬하게 일을 했어요. 한국 사람들은 그때 빨리 움직이고 일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그만큼의 희망을 느끼게 일하는 것은 없습니다. 일부 있는데 그래도 여기서 지금은 경쟁심이 강해서 내가 경쟁해서 으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의 노력에 대해서 보람을 느끼게 것도 어렵게 되는 거죠. 지금 행복지수가 그만큼 높아지지 않았죠.

▷53년을 사셨으면 사실 고향인 미국보다도 한국 사람으로 53년이었던 거고 친구들도 한국 친구들이 많고 문화에 익숙하셔서 오랫동안 어떤 면에서는 이방인으로서 관찰도 하셨는데 한국은 놀라운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그만큼 행복해진 것 같지 않다는 말씀이 와 닿네요. 예전에는 가족의 범위가 컸다는 건 마을도 가족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도시에도 있었다는 건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특별히 신부님은 학교에서 서강대 이사장, 근사해 보이는 보직도 하셨지만 빈민 활동도 하셨어요. 하필이면 빈민 활동을 하신 이유가 있다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하고 신학 공부할 때 마침 그때 노동자 조합을 만들고자 했고 그들의 노동 권리를 얻도록 운동시작 했는데 그 운동하는 사람 잡혀 들어가고 매를 맞고 그런 것이 많이 있었고 이 나라에서 정의구현이 많이 필요한 것을 느껴서 그것 때문에 서강대학교에서 앞으로 무엇을 가르칠까 논의해서 사회학 전공하는 것은 공동으로 식별해서 그것을 택했고 하와이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나서 79년도에 와서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도시빈민활동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거는, 대학교수로서만 사신 것이 아니라 사는 곳도 대학 안 사제관에 사시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사시는 모습들은 왜 그런 건가요.

▶70년대 초 모든 활동가 이런 얘기 다 하고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 이 세 그룹은 빈민이고 소외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사회학자로서 각 그룹에 대하여 연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빈민 운동 안에 들어간 것은 정일우 신부님, 제정구 전 국회의원의 영향이 커서 그래요. 그분들 하고 있는 것을 사회학 공부하고 있을 때 미리 알고 있었고 그래서 한국에 다시 와서 교수되고 가르칠 때도 주말마다 복음자리 시흥시에 있는 제정구 선배님하고 정일우 신부님이 하고 있는 일을 직접 가서 참여하고 미사도 하고 그래서 그 두 분 때문에 빈민 운동에 들어오게 됐죠.

▷두 분은 다 안 계세요. 정일우 신부님도 그렇고 제정구 선생님도 안 계신데 신부님은 여전히 도시의 가난한 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이유는 뭔가 궁금해서요.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무슨 조직가로서 빈민들의 조직이나 세력화 따로 해서 떠나면 안 되는 것인데 이 운동은 이웃으로 살고 함께 움직이고 이것도 예수회 영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함께 살고 함께 친구가 되고 그것은 우리 예수회 청빈의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빈민 운동하는 것은 정의구현의 의미도 있지만 한 수도자로서 청빈을 실행하는데 빈민과 함께 가까이서 살고 친구가 되고 함께 움직이는 것도 우리 성서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빈민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한 사람의 수도자로서 가난을 서약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하고 살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고 가난한 사람들하고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는 건 수도자로서 당연한 일이다.

▶바로 그거예요. 우리 예수회 양성회에 와서 서명하세요.

▷저는 사실 약간 쓴 소리도 듣고 싶은데 한국이 이제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런 면에서 자부심도 있고 K컬처, 문화적으로 BTS 봐라, 영화 조만간 칸 영화제에서 또 한국 영화가 상 탔다는 소식도 전해질 거고 그때마다 우리가 박수치고 좋아하는데 한 쪽 구석에서는 허물어지는 느낌도 있고 평화신문도 1면을 20, 30대 청년 신자들이 어느 때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런 데에 쓴 소리를 해 주신다면요. 한국교회에도 좋고 공동체를 걱정하는 시민들에게도 좋고요.

▶저는 쓴 소리 할 자격이 없는데 젊은 사람들 잘 이해하고 복음을 잘 이해하고 따르고 싶은 그 영향을 많이 주지 못했던 모양이에요. 간접적으로 정의구현 계속 얘기하고 또 노력하면 젊은 사람들 복음의 핵심도 느낄 수도 있죠. 우리 교회가 젊은 사람들의 마음으로 사명감 느끼고 보람을 느끼게 하는 미래를 잘 보여주고 그들의 실생활하고 신앙생활 깊이 연결되는 것을 잘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우리 교회가 그것을 잘 하지 못했던 모양이에요.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세상 안에서 시대의 표징도 읽어야 하고 시대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성직자 잘못도 있지만 많은 부모들도 잘못했다고 생각을 해요. 자녀들의 교육의 경쟁, 너무 밉고 자녀들은 예를 들면 고3이라면 1년 동안 미사에 안 나가도 된다. 그런 부모도 많이 계시니까 교회의 좋은 신앙 분위기 생기지 못하죠.

▷주일학교도 어려운 것 같고요. 그런 것이 삶으로 우리가 보여주는 것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고 실수하거나 실패한 것일 수도 있고 53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한테 아쉬운 거 하나 고쳤으면 좋겠다 말씀하시고 싶으신 게 있다면요.

▶저는 한국에서 제일 은총 입은 것은 한국 사람과 친한 사이가 되고 그런 말도 많이 있어요. 한국사람 정이 많이 있다고 해요. 정 들고 저는 성격상 아주 감정을 많이 표현하는 사람 아니고 좀 천천히 사람과 알게 되는 것인데 한국 사람들은 나를 알게 되면 정 들고 많이 받아들이고 그래서 이 나라에서 많은 가까운 친구 때문에 예수회 안에서 예수회 밖에서 빈민사목에서 친구, 친한 사이의 은총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안에서 예수님과 친한 것도 함께 영성체의 신비 중에 — 들끼리도 친해지고 함께 공동체로 살고 있는 것은 영성체의 큰 의미를 실천하는데, 이 은총을 한국에서 많이 받았습니다.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쓴 소리를 해 달라고 했는데 은총을 많이 받았다고 하시네요. 50여 년 동안 한국에서 한국 사람으로 함께 살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서강대 이사장도 끝났으니까 거리에서 여러 군데서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824435&path=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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