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앵커리포트] '무이자'로 벌금 빌려 드려요...장발장 은행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3-04-04 16:09
조회
288
2023년 04월 03일 19시 51분

굶주린 가족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다가 총 19년간 감옥살이를 했던 비운의 주인공, 소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입니다.

소설의 배경에서 200여 년이 흘렀지만, 경기 침체 속에 '먹고 살기 힘들어' 저지른 생계형 범죄는 갈수록 늘어만 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특별히 죄질이 나쁘고 위험해서라기보다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되어서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 2022년 한 해에만 2만 5,975명이 벌금 내지 못해 교도소에 갔는데요.

이런 현실 속에서 적어도 가난해서 교도소를 가는 일은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벌금을 빌려주는 은행이 있습니다.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를 낼 형편이 안 돼 교도소에 갈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무담보·무이자로 벌금을 대출해주는 '장발장 은행'인데요.

같은 벌금 100만 원이라도 모두에게 무게가 같진 않죠.

형편에 따라 부자에겐 대수롭지 않은 금액일 수도, 가난한 이에겐 생계가 무너지는 금액일 수도 있는데요.

'가난이 가중처벌이 되어선 안된다'는 뜻 아래 세워진 이곳은 개인이나 종교단체 등의 자발적 후원금을 절박한 이들에게 벌금으로 빌려주고 있습니다.

최대 300만 원을 지원자의 신용이 아닌, 상황을 엄격히 판단해 지원해주는데요.

소년소녀가장이나, 한부모 가정, 미성년자 등이 심사 우선 대상으로 장발장 은행의 지원으로 지난 8년간 1,180명이 감옥행을 면했습니다.

동일한 범죄 행위에 대해 소득에 상관없이 동일한 금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현행 '총액벌금제'를 개혁해 문을 닫는 게 목표라는 '장발장 은행'.

핀란드나 스웨덴,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벌금을 재산이나 소득에 비례해 책정하는 '일수벌금제'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같은 벌금형이라도 소득과 재산에 비례해 벌금을 달리 부과하면 형벌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지만, 정확한 재산을 산정하는 데에 따른 어려움과 함께 때로는 재산 은닉을 시도하는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제도별 장단점에 따라 여러 의견이 갈리며, 우리나라에선 십수 년째 지지부진한 개혁 논의만 이어지고 있는데요.

형벌이 한층 더 공정해져 장발장 은행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YTN 윤보리 (ybr0729@ytn.co.kr)

기사원문: https://www.ytn.co.kr/_ln/0102_202304031951036381
전체 4,00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02
제주 4월과 광주 5월이 만나는… 오월걸상과 사월걸상에 걸터 앉다
hrights | 2023.05.19 | | 조회 280
hrights 2023.05.19 280
3901
제주서 만나는 강우일-홍세화, ‘엄혹한 시대 양심과 지성’ 대담 [제주의 소리]
hrights | 2023.05.11 | | 조회 356
hrights 2023.05.11 356
3900
[정동칼럼] 검사들만의 특권
hrights | 2023.04.28 | | 조회 330
hrights 2023.04.28 330
3899
[시사진단] 성소 주일에 드리는 당부(오창익 루카, 인권연대 사무국장)
hrights | 2023.04.26 | | 조회 282
hrights 2023.04.26 282
3898
[앵커리포트] '무이자'로 벌금 빌려 드려요...장발장 은행
hrights | 2023.04.04 | | 조회 288
hrights 2023.04.04 288
3897
“벌금을 빌려드립니다”…장발장 은행 뭐하는 곳이죠?
hrights | 2023.04.04 | | 조회 307
hrights 2023.04.04 307
3896
탄핵, 행정부 견제 위한 헌법상 책무(경향신문)
hrights | 2023.03.31 | | 조회 338
hrights 2023.03.31 338
3895
‘곽상도 50억 무죄’ 토론서 김두관에 “깃발 들어달라”던 방청객…‘몰상식 판결’ 비판
hrights | 2023.03.21 | | 조회 357
hrights 2023.03.21 357
3894
법무부가 검사들 놀이터인가
hrights | 2023.03.21 | | 조회 371
hrights 2023.03.21 371
3893
김두관 의원 “곽상도 50억, 검찰의 제 식구감싸기 선택적 면죄부”
hrights | 2023.03.15 | | 조회 314
hrights 2023.03.15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