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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때문에 기막히고 귀신이 곡할 노릇(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04-06 16:52
조회
382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남북경협사업가를 향한 국가보안법의 칼날이 서슬 퍼렇다.


 2018년 8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구속되었다가 2019년 2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지만, 지난 1월 25일 1심에서 국가보안법위반으로 4년의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수용번호 55번)에 수감 중인 김호 대표.


 그는 2003년경부터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절차를 이행하며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해왔다. 2007년부터는 중국을 통하여 북 IT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하청 사업을 해왔다. 이 사업을 위해 대출까지 받아 거의 모든 재산을 투자하였을 정도로 전력을 기울였다. 선구적인 IT 남북경제협력 사업이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0년 이명박 정부의 5.24 대북제재조치로 인하여 남북경제협력법에서 정한 신고 또는 승인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애당초 중국 국적의 재외동포를 중개인으로 한 남북경제협력사업이었기에 다행히 사업은 중단되지 않고 중국을 통해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대북 IT정보수집 부서 소속 국가정보원 직원의 요청에 따라 그는 2011. 12. 7.부터 2013. 10. 24.까지 국가정보원 대북정보 협조자로 활동하였다.


 2007년부터 거의 10년에 걸쳐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진행해 오던 그에게 국가보안법의 광풍이 불어 닥쳤다. 북 IT 개발조직에 개발비를 송금할 경우 위 자금이 대남공작사업 등의 통치자금으로 사용되거나 북 IT 개발조직에서 개발하는 프로그램이 국내 주요 보안시설 등에 설치·납품될 경우, 그 프로그램을 통하여 보안시설 네트워크 해킹, 악성코드 유포,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테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업체들의 내부 보안정보가 북으로 유출되거나 북의 대남공작조직에서 관련 정보 또는 데이터 등을 수집하여 대남침투공작 등에 활용하는 등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였다.


 북 악마화에 기초한 허구의 논리다. 거짓의 기세가 등등하다. 사이버테러 북 소행은 탈북자 및 사이버 보안업체를 배후에서 지원하고 이용하는 국내외 정보기관의 북 악마화 정보조작과 이에 편승하는 서방 매체의 왜곡보도가 낳은 근거 없는 날조품이다. 불공정한 국제질서에서 유엔조차 미국의 하수인으로 북 사이버 테러 소동에 부화뇌동하고 있다.


 북 악마화가 온 세상에 아무런 거리낌조차 없이 저질러지고 있기에 그에게 닥친 국가보안법의 탄압을 막을 도리가 없다. 그를 희생양으로 삼은 국가보안법에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사진출처 -  정보통신신문


 1심 판결은 북의 적화통일노선을 전제하고 북의 대남공작조직이 지속적으로 그가 중국을 통해 진행한 북 IT 프로그램 개발·유통에 관여하였다고 자의적으로 단정한 후 상황에 따라 사이버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상존하였다고 일방적으로 가정하였다. 그를 처벌하기 위해 북과 중국의 상대방인 IT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북의 과학기술자도, 중개 역할을 한 중국 국적의 재외동포도 공작원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국가보안법은 사법부마저 그 앞에서는 주눅 들게 하여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인권의 최후보루로서 책임과 사명을 망각하고 회피케 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세를 지녔다. 1심 판결이 북의 사이버테러를 사실로 인정하며 신주단지 모시듯 안전판 증거로 기껏 내세운 것이 탈북자의 증언이다. 그 탈북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에 대한 간첩신고로 국가보안유공자 상금을 받은 자이다. 국가정보원과 연계된 탈북자의 증언은 신빙성이 전혀 없건만,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한국 현실은 국내외 지배세력과 연계된 탈북자들이 언론방송은 물론 한국의 법정과 유엔까지 진출하여 거짓말 경연을 밥 먹듯 하며 생계형 또는 출세형의 반북 망동을 일삼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탄압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김호 대표의 변호인으로 그의 구명을 위해 하소연한다.


 1심 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주된 공소사실은 모두 국가정보원의 협조자로서 대북 IT정보수집에 협력하며 남북경제협력사업을 하던 시기와 겹친다. 당시 남북경제협사업은 북의 대남공작조직의 관리 하에 놓여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정보원의 승인과 개입 하에 있었다. 그런데, 어찌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를 지원할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남북경제협력사업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한단 말인가?


 약 10여년에 걸쳐 중국 국적의 재외동포의 중개를 거쳐 북 과학기술자들과 IT 소프트웨어 개발 하청사업을 진행한 그를 남북교류협력법이 아니라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처벌한다면, 남북 간 경제적 거래를 목적으로 한 남북경제협력사업도 사후적으로 얼마든지 국가보안법위반 범죄로 처벌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남북교류협력사업은 위험한 것이 될 수밖에 없어 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 이를 통한 관계개선은 요원해진다.


 국내업체들에 납품한 북 IT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더 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되어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 법적 책임 또한 모두 지게 될 남북경협사업가에게 북 사이버 테러를 운운하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다니, 국가보안법 때문에 기막히고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10여년의 북 IT 프로그램 납품 과정에서 국내업체 중 단 한 곳의 피해도 없었는데 말이다.


 남북경협사업가 김호 대표에 대한 국가보안법 탄압의 현실은 국가보안법에 의해 지배당한 채로 무기력하게 저항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억울한 옥살이로 고통 받고 있는 김호 대표의 석방을 위한 구명운동에 우리 모두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한다. 그가 겪고 있는 시련의 날들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국가보안법 소멸의 그날을 향해 한국 민중 스스로 피해자임을 자각하고 연대해 싸우며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