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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에 무방비로 병들어 신음하는 사회(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1-09-15 16:11
조회
504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바야흐로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이 전국적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를 대대적으로 추진한 적이 있었다. 집권 여당의 과반수 의석 달성이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 하마터면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뻔했다며 못내 그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한탄하는 이들이 지금도 부지기수다. 아마도 당시의 여당이 소위 사문화된 국가보안법을 국회에서 쉽게 폐지할 수 있다고 기대하였기 때문이리라. 국가보안법이 작동하는 분단 냉전체제의 한국 사회의 현실을 몰라서라기보다는, 강고한 국가보안법 체제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한 나머지 하루라도 빨리 해방되고 싶은 열망이 낳은 착각 때문이다.


 지금도 한국 사회는 민주화가 되었고 북보다 우월한 체제를 가진 체제 우위의 사회이며 이제 국가보안법은 사실상 사문화되었고, 일부 친북세력이 존재하지만 더 이상 한국 사회가 이들에게 위협받을 일이 없다며 포용력을 발휘하여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아마도 과거의 한국 사회는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야만적 파시즘 사회였을지라도 정권교체를 겪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더 이상 국가보안법의 영향력이 지배적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국가보안법에 무방비로 신음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몰라서라기보다는 강고한 국가보안법 지배체제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한 나머지 국가보안법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기를 회피하며 자기합리화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된 법이고 국회의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쉽게 폐지할 수 있는 법이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지금도 부지기수다.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국가보안법은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의 주된 장애물이기에 국가보안법 폐지는 주한미군 철수문제와 동시에 해결되어야 할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이며 동북아와 세계평화의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국가보안법의 금기와 억압 아래 숨죽이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이래 국가보안법에 맞선 민중의 거세찬 저항이 야만적 국가폭력에 의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탄압당하며 민중의 저항력은 철저히 거세당한 야만적 파시즘 사회로 전락하였다.


 물고문과 전기고문으로 간첩을 조작하던 중앙정보부가 사라지고 국가정보원이 합신센터에서 감금 상태의 탈북자를 간첩으로 조작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1950년대 진보당 조봉암 선생이 간첩 조작 사건으로 사형을 당한 통한의 역사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총선에서 13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원내 3당인 통합진보당이 단지 통일을 지향하며 외세의 내정간섭에 반대하고 반미를 주장하며 연공 연북을 주장하였다는 이유로 종북몰이를 당하며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되었고,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이석기 의원은 8년째 감옥에 있다.


 국가보안법을 산생시킨 친미사대 동족 대결의 분단 냉전체제의 가공할 위력이 그대로 압도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빨갱이 사냥’, ‘색깔론’, ‘종북몰이’가 시도 때도 없이 자행되며 한국 사회를 숨죽이게 만드는 금기와 억압의 본질이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국 민중들은 극심한 반북 대결에 내몰리며 1950년 한국전쟁 이래 주한미군의 주둔으로 인하여 괴뢰의 적화 무력통일로부터 한국의 생존과 번영을 지킬 수 있었다는 허구적 인식에 세뇌당해 왔고 여전히 그러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군사적,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악마와 같은 사회주의 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졌고, 굶주림과 1인 독재의 지옥 같은 북한체제가 아닌 자유와 인권이 넘치고 경제적으로도 세계 7대 선진국으로 성장한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는 허구의 체제 우월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과 같은 주장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괴뢰의 적화통일 야욕을 숨긴 공산주의자들의 위장 평화공세에 불과하고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그 어떠한 개인과 단체도 한국 사회에서 죽임을 당해왔고 여전히 사회적으로 생매장될 수 있다.


 야만적 공포사회다. 국가보안법에 무방비 사회다. 친미반북 사고로 세뇌당한 한국 사회. 국가보안법에 맞서 국가보안법의 만행을 제압할 민중의 힘을 키워야 한다.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역량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다. 한국 민중 스스로 반미연북을 금기하고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에 맞서 거세된 저항력을 회복하고 단결해 싸울 때 국가보안법은 한반도 분단 냉전체제의 청산과정에서 폐지될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은 자주적 평화통일을 향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쟁이고, 미국의 패권과 내정간섭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협정을 쟁취하고 미군을 철수시키는 반전 평화투쟁이다.


 현재 국회를 향한 국가보안법 폐지 입법촉구 운동은 한국 민중의 분단 냉전체제 청산을 위한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 과정의 한 국면에서 국회의 역할을 촉구하며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북아시아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연대투쟁은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핵심 투쟁이다.


 한국 민중은 국가보안법에 무방비로 병들어 신음하는 야만적 파시즘 사회의 본질을 직시하고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간첩 소동과 종북몰이에 맞서 그 근간이 되는 국가보안법 체제를 완전히 허무는 그날까지 중도반단 없는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을 단결된 힘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