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익의 인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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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확대, 묵주가 더 낫겠다(김현정의 뉴스쇼, 2014 6. 1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10-24 16:48
조회
195
◇ 김현정> 법무부에서는 이렇게 실효성이 있다. 범죄예방효과가 높다는 판단 하에 상습 강도범들까지 전자발찌를 채운다는 설명이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이어서 연결해 보죠. 오창익 국장님, 나와 계시죠? 

◆ 오창익>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전자발찌 대상자를 늘리는 데 반대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 오창익> 처음에 전자발찌 도입할 때, 심각하고도 위험한 성범죄자들 때문에 도입한다고 했어요. 그때도 저는 그렇게 물어봤습니다. 정부에 대해서. 나중에 다른 종류의 범죄까지 확대할 거 아니냐. 모두들 아니라고 했습니다. 괜한 걱정이라고 했지만요. 성범죄에서 시작했지만 그 다음에 미성년자, 유괴. 위험한 범죄니까 확대했고요. 살인, 이제 강도까지 확대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방화, 폭행, 절도까지 확대하겠죠. 이러면 전자발찌 착용자들이 굉장히 많아집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하는 일이 대체로 뭔가 구실을 만들고 위험은 강조하고 또 뭔가 대책 아닌 것을 제시하면서 실효성을 강조합니다. 

전자발찌는 시민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전혀 없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전자발찌를 채우는 이유는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범죄하지 말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한번 범죄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시 범죄할 가능성을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재범이란 건 미래의 일이잖아요.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범죄를 저지르는 걸 막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에 대처하겠다는 거예요. 이건 기본적으로 전제가 허무맹랑한 겁니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앞에 법무부에서는 실효성이 있다, 이 정도 돈 들이고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다는 거고요. 오창익 국장께서는 효과가 없다는 전제 하에 말을 풀어가다 보니까 양쪽 의견이 엇갈리는 건데요. 그런데 앞서 법무부에서는 전자발찌 시행되기 전에 5년 동안의 재범률 평균과 시행 후 5년 간의 재범률 평균을 수치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행 전과 비교할 때 9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재범률이 떨어졌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 오창익> 성범죄도 그렇고요. 특히 놀라운 게 법무부에서 제시하는 것이요. 살인사건의 경우에 10.3%에서 시행하고 나니까 0%로 줄어들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살인의 경우에 2010년인가 11년부터 해서 3, 4년밖에 안 됐어요, 5년이 안 됐어요. 무슨 얘기냐 하면, 살인사건 재범률을 10.3%에서 5년으로 잡고 이를테면 0%에서는 그것보다 훨씬 짧은 시기를 잡는다든가 하면 그건 이제 시민들 입장에서 쉽게 알 수 없는 꼼수인데요. 이런 꼼수를 부리면 효과는 과장돼 보이는 거죠. 

◇ 김현정> 통계의 오류를 말씀하신 건데요. 그런데 살인범의 재범률은 10.3%에서 0%라고 했지만 성폭행범 같은 경우에는 시행 전 5년하고 시행 후 5년을 똑같이 비교를 했거든요. 이 경우에도 9분의 1 수준으로 감소를 했다는 거잖아요? 

◆ 오창익> 그러니까 이게 통계가 성폭행범 같은 경우에 죄의 종류를 어디까지 잡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폭행이냐, 아니면 단순히 음란물 정도를 이제 사고 파는 거나 성매매도 성폭행에 들어가느냐. 이렇게 죄 종류에 따라 다르고요. 그냥 일반적으로 성폭력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모든 성범죄를 다 포함하면 기소유예 이상이 지난 5년 동안 국감자료를 보면 대체로 4-5% 정도의 재범률입니다. 

그런데 지금 법무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건 성폭력 사범의 재범률은 14.1%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다는 거죠. 다시 말씀드리면 단순히 음란물 정도를 유통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전자발찌를 착용하지 않아요. 그런데 재범률을 잡을 때 이쪽에는 그 데이터를 넣고 그다음에 전자발찌에는 아주 무거운 성폭력 사범, 그야말로 폭력을 수발하는 강간, 준강간 이런 것만 잡아넣는다면 이건 전혀 다른 데이터를 구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시행 전에 통계를 낼 때 대상자들은 성범죄를 좀 넓게 해석을 해서 잡았을 가능성. 시행 후에 전자발찌를 찬 사람만 대상으로 할 때는 굉장히 엄한 범죄, 엄한 성범죄가 되기 때문에 통계가 다르다는 건가요? 

◆ 오창익> 그렇죠. 지금 표본수를 달리하거나 기간을 달리하면서 숫자로 장난치는 걸 제가 발견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래서 통계를 가지고 실효성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결론이신데요. 그런데 예방의 효과가 아주 획기적이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안 하는 거보다는 낫다면 하는 게 좋지 않으냐 라는 시민들 의견도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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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창익> 그런데 이게 대당 가격이 170만 원이고, 위성 GPS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요. 또 고장도 잦고 오차범위도 2, 3km 납니다. 그러기 때문에 잠실운동장처럼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가면 의미가 없고요. 건물 안에 들어가 있으면 위성이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어요. 이렇게 한계가 명확합니다. 

전자발찌라는 게 무슨 만병통치약이 아니고요.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그러면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해서 대당 170만 원의 가격을 국민의 혈세로 구입해서 관리 인력까지 채용해가면서 해야 되느냐의 답은 아니라고 보고요. 만약 그렇다면, 이를테면 어머니 사진을 가지고 다니거나 종교적 상징물인 묵주나 염주를 가지고 다니는 게 훨씬 더 효과가 날 수도 있죠. 안 하는 거보다 낫다는 걸로 중요한 국가의 형사사법 정책이 이렇게 왔다갔다해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이전 정부가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시민들을 속이는 거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오창익 국장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