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월간 인권연대

[87호] 인권현장 이런 저런 이야기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29 18:07
조회
230

인권연대 편집부


 날개 꺽인 불사조, 길 위에서 길을 찾다

피우진 중령.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헬기 조종사로 지난 27년간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다. 특히 그의 강직한 품성은 군에 몸담은 많은 여성 후배들로부터 ‘불사조’라 불리며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던 피 중령에게 2002년 유방암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깟 병마에 자신의 의지를 꺽을 수 없었던 피 중령은 혼자서 조용하게 암치료를 했고, 완치판정을 받았다. 치료과정에서 멀쩡했던 나머지 가슴도 잘라냈다. 군조직의 특성상 걸림돌만 되었던 ‘여성성’을 스스로 제거한 것이다. 그리고 아무 문제없이 임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불거졌다. 2005년 6월 연례 신체검사에서 이미 완치된 유방암 전력이 문제가 되어 업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공중근무 자격을 박탈당한 것이다. 더구나 같은 해 10월 군인사법 시행규칙상(53조 2항) 전역사유에 해당하는 심신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뒤, 올해 9월 14일에 있었던 ‘육군전역심사위원회’에서 결국 11월 30일자로 전역 결정이 내려졌다. 관련규정이 70년대에 만들어졌고, 법률이 아닌 시행규칙이고, 암도 완치되는 세상에 암 전력만으로 전역을 해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국방부지만 관련규정을 개정하는 일은 요지부동이다.

심신장애 2급을 받는 원인이 된 유방암은 현재 피 중령이 군 생활을 계속하는데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는 과거의 병력일 뿐이다. 주치의도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관련규정의 ‘개정’보다는 피 중령의 ‘강제전역’을 택했다. 국방부의 이러한 태도가 혹시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군 간부사회와 마찰이 잦았던 피 중령의 강직함이 부담이 되어서는 아닌지 못내 궁금하다.

061108web14.jpg

국토종단 중인 피우진 중령의 모습. 8일 현재 청주를 향하고 있다.


현재 피 중령은 전역을 앞두고 지난 10월 30일부터 전남 해남 땅끝마을을 출발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23박 24일 일정의 국토종단을 시작했다.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힘은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음을 몸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헬기 조종사라는 날개를 달았던 피 중령. 그리고 평생을 헌신했던 군. 그러나 이젠 낡고 구태의연한 군 조직에 의해 오히려 날개를 꺽이고 말았다. 길을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피 중령이 삶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길 위에서 다시금 날개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버마 재야정당 대표 아웅 모 저씨 내방

서울에서 열린 ‘2006년 아시아 시민사회 교육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버마민주화 인사 아웅 모 저 씨(Aung Moe Zaw)가 인권연대를 방문했다. 아웅 모 저 씨는 버마 8888 민주화운동에서 시위를 주도한 학생지도자 중 한 명으로, 아웅 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다음으로 규모가 큰 ‘새로운사회를위한민주당’(DPNS)의 회장을 맡고 있다.

DPNS는 전국적으로 25만 명의 당원을 이끄는 대규모 정당이었으나, 1990년 5월 총선 이후 민정이양을 거부하는 군부 정권의 탄압에 맞서, 1991년 당 본부를 태국-버마 국경지대로 옮기고 당을 재결성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버마 시민 사회의 현황을 알리기 위해 방문한 아웅 모 저 씨는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제재가 버마 군부를 압박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철저한 감시와 무력 통제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버마 군부의 유지 기반을 흔들기 위해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 군부-버마 민주화’를 외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버마 출신인 우탄트 전 유엔사무총장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 유엔사무총장이 한국에서 나왔으므로 한국이 버마민주화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061114web08.jpg

 인권연대를 방문한 버마민주화 인사 아웅 모 저 씨.


이와 관련해 인권연대는 버마의 현 상황을 알리고 조속한 민주화를 촉구하기 위해 버마행동, NLD 한국지부 등 국내 버마 민주화단체와 함께 정기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 2,17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29
[87호] 제45차 수요대화모임 지상중계 - “북한 핵문제, 미국의 자세에 달려 있다”
hrights | 2017.08.29 | | 조회 202
hrights 2017.08.29 202
328
[87호] 한국사회와 가난 ⑧ 자활을 향한 몸짓들 -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 그럼 우리가 알아서!
hrights | 2017.08.29 | | 조회 300
hrights 2017.08.29 300
327
[87호] 인권현장 이런 저런 이야기
hrights | 2017.08.29 | | 조회 230
hrights 2017.08.29 230
326
[87호] 집회와 시위 제한에 대한 54개의 의문부호
hrights | 2017.08.29 | | 조회 196
hrights 2017.08.29 196
325
[86호] 인권그림판
hrights | 2017.08.29 | | 조회 198
hrights 2017.08.29 198
324
[86호] 제45차 수요대화모임 - 북 핵 위기와 한반도 평화
hrights | 2017.08.29 | | 조회 234
hrights 2017.08.29 234
323
[86호] 인권연대에 도움 주신 분들 (9월)
hrights | 2017.08.29 | | 조회 294
hrights 2017.08.29 294
322
[86호] [제6기 연대를 위한 인권학교] - 춘천, 사람에게 말을 걸다
hrights | 2017.08.29 | | 조회 226
hrights 2017.08.29 226
321
[86호] [색깔있는 강좌] 가수 이지상의 ‘노래로 보는 한국사회’
hrights | 2017.08.29 | | 조회 282
hrights 2017.08.29 282
320
[86호] 인권연대 2006년 9월에는 이렇게 살았습니다
hrights | 2017.08.29 | | 조회 270
hrights 2017.08.29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