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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 의정부교도소에서 첫 인문학 강좌 시도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30 15:39
조회
193

최철규/ 인권연대 간사


 인권연대는 3월 13일부터 의정부 교도소에서 영어 및 일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수용자를 위한 인문학 과정’을 개최한다.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과정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과정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인문학’을 주창하며 노숙자, 전과자, 마약복용자, 최하층 빈민 등 사회적 소외계층의 주체적 자활을 위해 미국의 얼 쇼리스(Earl Shorris)가 만든 ‘클레멘트 코스’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에게 적용한 것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스스로의 사유와 성찰을 통해 자존감과 자존심을 회복하도록 하는 인문학 본연의 취지에 따라,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과정도 재소자들이 전과자라는 사회의 차가운 낙인을 극복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확신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기존에 기능적 직업훈련이나 주거, 일자리 알선 등에 국한돼 있던 재사회화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민주적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용적 성격도 담고 있다.


 2007년에 총 2학기에 걸쳐 시범적으로 운영될 이번 과정은 3개월 단위로 1학기씩 진행된다. 우선 1학기에는 철학과 문학 과정을 진행하는데, 강의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에게 최상의 교육 내용을 전달하고, 스스로 존대 받고 있다는 자부심과 참여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최고의 강사진이 교수로 참여한다. 이번 학기에는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공동대표와 문학평론가 이명원 교수가 각 과정을 맡았다.


 소크라테스식 산파술로 접근


 ‘조광제의 철학 유혹’, ‘철학으로 매트릭스 읽기’ 등의 저서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조광제 대표는 누구나 알기 쉬운 철학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영화, 문학, 미술 등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철학 연구의 지평을 넓혀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비평과 전망’ 편집주간을 맡고 있기도 하는 이명원 교수는 1993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문학계의 안과 밖을 아우르는 문학인으로 활동을 해 왔다. 이 교수는 첫 연구서 ‘타는 혀’를 통해 한국 문학계의 거장 김윤식 교수에 대한 표절 문제와 사제 카르텔 논쟁을 불러일으켜 문학계의 쇄신을 촉구한 바 있으며, ‘한겨레’ 신문에서 진행한 ‘한국의 미래를 열어 갈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강의 진행은 단순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교육생 스스로 철학이나 문학에서 제기하는 근본적 물음을 이해하고 필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크라테스식 산파술’을 적극 활용한다. 강의 내용은 전체 강의 시수에 맞춰 전적으로 교수진이 구상을 하며, 학습자의 교육 현황을 점검하고 보다 효과적인 강의를 위해 적절한 과제를 제시하고 평가를 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서 재소자들은 과정 취지에 동의하고 내용에 대한 많은 기대를 나타냈다. 재소자들은 이번 시범운영이 강압적이거나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보장되는 ‘즐거운 강의’가 되기를 희망했으며, 향후 과정 운영과 진행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강사진, 교정국 담당자, 교도소 담당자, 인권연대 실무자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강의 진행이나 내용, 과정 운영에 대한 재소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향후 과정의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 역량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2007년 시범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강좌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과정에는 도서출판 <삼인>과 <두리미디어>에서 과정에 참여하는 재소자들에게 인문학 관련 도서를 무료로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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