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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호] “인권과 시민이 만나 사랑에 빠지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9-01 10:21
조회
187

 - <사람소리> 200호에 부쳐


-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성공회대 ‘NGO와 사회운동’ 강사


 저는 최근 시민사회운동이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마다 “인권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대화합니다. 인권처럼 중요한 게 없기 때문이죠. 시민사회운동의 역사는 사실 인권신장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최근의 동물권 운동, 생명운동도 인권운동의 확장이자 철학적 도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권에 대해서 대화할 때마다 제가 언급하는 것이 바로 죄수와 동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NGO’ 수업을 하다 보면, 왜 몇몇 인권단체나 동물권 단체들이 ‘흉악한 범죄인’이나 ‘어차피 먹게 될 금수들’을 돕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거든요. 그때마다 저는 “흉악한 범죄인이나 짐승들에게도 인권과 생명권이 있다. 그래서 그들도 최소한의 ‘인도적’ 대우는 받아야 한다. 그것이 잘 보장된다면 범죄인이 아닌 선량한 시민들과 만물의 영장인 그대들은 얼마나 더 귀한 처우를 받겠느냐.”고 답해줍니다. 또 “인권은 이처럼 그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존귀하게 대접을 받느냐의 문제”라고 이야기해줍니다. “소중하고 귀한 생명(사람, 동물, 뭇 생명, 지구와 우주까지 포함해서...), 행복까지는 아니어도 불행하게 살지 않도록 우리 서로 도와야겠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대화하다보면 모두들 아주 잘 이해를 하게 됩니다. 말하는 제 입장에서도 큰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요.


 바로 이러한 깨달음과 해답을 준 것이 바로 인권연대의 강좌였고, 인권연대의 <사람소리>였습니다. 위의 설명은 곽노현 선생님이 인권연대 인권 강좌에서 해주었던 설명인 것이죠.


 또 사회운동과 인권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애인·소수자 문제입니다. 당연히 저도 곳곳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이때마다 제가 인용하고 있는 글이 김녕 선생님이 사람소리에 쓰신 ‘장애인 인권’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글입니다. “이제 우리는 장애인들에게 부지불식간에 가하는 언어폭력부터 줄여야 하겠다. 예를 들면, 장애인을 명사형으로 고착화하지 않고 그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 훨씬 나을 것이다. 예를 들어, ‘휠체어장애인 OOO씨’라는 말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OOO씨’, ‘장애인’보다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낫다. 그리고 ESCAP(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가 제시한 바 있는 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용어 사용 및 인터뷰 지침인 ‘장애가 이야기에 있어 중요하지 않다면 부각시키지 말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장애인 인권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저로서는 장애인 관련 용어문제까지도 고민하는 그 글을 보면서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아직도 장애인·소수자 문제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부족하구나’라는 느낌을 절로 가지게 됐습니다. 그 글을 본 이후에 김녕 선생님의 글을 허락도 받지 않고 여기저기 퍼뜨리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이처럼 <사람소리>는 그 자체로 제게 하나의 훌륭한 인권교과서이자 사회운동지침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고요.


 최근 시민사회운동은 확실히 정체 국면입니다. 나아가 시민사회 안팎에서 ‘시민운동이 위기에 처해있다’라는 진단이 무성합니다. 민주주의의 심화, 인권 신장, 복지·생태사회 지향, 투명성·책임성 제고 등 다방면에서 치열하게 활동해왔던 시민운동의 역사를 보면 최근 시민운동의 ‘정체와 위기’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인권연대의 <사람소리>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소리>는 끊임없이 인권과 시민을 만나게 합니다.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좋은 느낌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우리 시민사회운동의 정체와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훌륭한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사람소리>는 시민과 인권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시민사회운동이 '어떻게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인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동은 <사람소리>처럼 끊임없이 친절하게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걸어야 하니까요.


 * 추신 : 시민사회운동의 정체와 위기에 대한 여러 측면에서 성찰과 점검의 시기를 거친 시민사회운동이 곳곳에서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서 기쁩니다. 그 기쁨을 <사람소리> 독자님들과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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