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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사람에게 말을 걸다. - 원태연/ 인권학교 6기 수강생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13:37
조회
1367
우리 사회가 점차 다양한 가치들을 존중하게 되며 인권의 중요성 또한 점차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고 있으며, 인간으로써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9일까지 4주 동안 인권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기 위한 자리가 춘천에서 마련되었다.

‘춘천 사람에게 말을 걸다’라는 주제로 인권실천시민연대와 춘천시민연대, 춘천광장서적이 함께 준비한 시민인권학교에서는 총 7개의 주제별 강좌와 인권 영상‘별별이야기’를 상영하였고, 광장서적 북카페에서는 인권학교 진행기간 동안 인권도서 전시·판매를 진행하였다.

이번에 진행된 시민인권학교에는 주부, 학생, 직장인,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00여명의 춘천시민들이 참여하여 중동문제, 성소수자, 교육, 이주노동자, 노동 인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좌와 토론을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인권문제에 대한 무관심, 편견과 왜곡을 깨기 위한 작은 마련하였다. 

춘천에서 시민인권학교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내 주위의 인권문제, 우리 지역의 인권문제에 관심 갖고 작게라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연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시민권리부장

 

 

원태연/ 인권학교 6기 수강생



전국행사를 마치고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던 9월 어느날, 우연히 찾은 춘천시민연대 사무실 한켠에서 “춘천, 사람에게 말을 걸다”라는 다소 주제가 모호한 문장이 적힌 리플렛을 발견했다.

시민인권학교?
인권실천시민연대? 춘천에 시민연대 말고 그런 단체가 있었던가?
리플렛을 들추니 강사명과 주제들이 적힌 강의일정이 들어왔다.
오!! 인권을 주제로 총8강, 어!! 아는 이름도 있다~^^ 1명

첫느낌, “좋다”
동성애, 교육, 이주노동자, 노동권 등등
간혹 인권관련 자료를 보거나 공중파를 타고 나오는 인권실태고발 프로그램 정도가 인권 정보의 전부였던 나로서는 8종들이 인권종합선물세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바로 시민연대 유성철 부장님께 간곡히 부탁을 했다. “선착순 30명?! 지금 신청해도 들을 수 있나요? 자리 하나 만들어 줘요~!”

신청서를 보내고 정신없이 일상 속에 묻혀 지내던 어느날 오후.
띵동,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인권학교 오늘 개강합니다. 꼭 참석하세요.” 친절한 문자서비스까지..^___^

바쁘다는 이유로 좀처럼 자기계발에는 시간을 내지 못하던 나로서는 나만을 위한 매우 과감한 결정이었다. 주2회 총8강. 다 듣고 싶은 주제인데 모두 들을 수 있을까 걱정하며 첫 강의를 들으러 광장서적으로 향했다.

출장과 회의로 두 번을 제외하고 결국 여섯 강의를 들었다.
이번 인권학교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전체적으로 “너무너무 좋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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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의미와 똘레랑스 사상'에 대해서 홍세화 선생이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아래는 이희수 교수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중동'이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설렘과 기대를 안고 찾았던 첫 강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국제인권감시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인권최후진국을 비호하며 국제사회를 기만하면서 자국의 이익만 취하고 있는 미국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된, 중동문제를 주제로 한 첫 번째 강의는 사고의 틀을 깨고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만한 충격, 그 자체였다. 나에게는 고등학교까지 배운 사회와 역사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쓰레기가 되어 버리던 그 느낌과 비슷할 정도였으니까.
대부분의 헐리우드 전쟁 영화들이 미국 중심의 우월주의에 기초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문화를 즐기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토록 미국중심의 사고와 인식에 젖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충격, 그리고 감동이었다. 고개를 흔들며 ‘똑바로 보자’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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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행동의 뚜라 대표가 이주노동자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이후로도 성소수자인권(비이성애), 이주노동자 인권, 교육인권 등등을 주제로 주2회씩 진행된 이번 인권학교 수강은, 살아오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교육, 방송, 언론매체들을 통해 나의 의식·무의식 깊숙이 배어있는 편견들을 깨주었을 뿐만 아니라, 갖고 있던 분야별 단편적 지식들을 재조합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인권학교가 단순히 人權, Human Rights를 가르치고 배우는 지식의 차원이 아닌, 보다 넓게 사고하며 보다 진실에 가깝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뜻 깊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출장과 회의 등으로 수강하지 못한 두 강의가 못내 아쉽기도 하지만, 춘천에서 정기적으로 인권학교가 열리기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접는다.
다음 인권학교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강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의 연대를 이룰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인권학교를 열고 진행하고 도와주신 인권실천시민연대, 춘천시민연대, 광장서적에 큰 감사를 드린다. (내년에도 꼭 부탁해요^^)

마치 유명 입시학원의 족집게 강사처럼 인권의 개념과 감수성에 대해 쏙쏙 뽑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주신 오창익 사무국장님이 마지막 8강좌에서 하신 말씀이 오래 가슴에 남는다.
“그냥 주어지는 인권은 없다. 기다리면 늦는다. 어쩌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가 부러워 할 만한 서구 여러 나라의 인권환경도 과거 누군가의 투쟁의 산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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