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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강경우파들, “평화협상 자체를 바라지 않는다”(미디어다음, 2005.03.1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9 14:02
조회
363

이스라엘 강경우파들, “평화협상 자체를 바라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기획 - 5. 반가운 평화무드, 도사린 긴장감


김재명/ 분쟁전문기자


[편집자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중동문제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팔 분쟁 관련 국내 보도는 외신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미디어다음은 이 같은 점을 감안, 인권실천시민연대가 기획한 '팔레스타인의 평화와 인권'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인권실천시민연대(www.hrights.or.kr)는 현지 활동과 해외 언론 모니터, 학술 연구 자료 조사 등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단체입니다. 미디어다음은 이-팔 문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이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다만 이 단체의 시각은 미디어다음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미디어다음은 이 시리즈에 대한 반론도 언제든 수용할 것임을 밝힙니다.

<게재순서>
1. 팔레스타인의 땅, 이스라엘 검문소
2. 이스라엘의 정책은 어떻게 팔레스타인을 억압하나 ① - 학살, 강제구금, 고문
3. 이스라엘의 정책은 어떻게 팔레스타인을 억압하나 ② - 정착촌과 고립장벽
4. 언론은 어떻게 팔레스타인을 왜곡하나
5. 반가운 평화무드, 도사린 긴장감
6. 한국도 팔레스타인 인권 문제에 관심 가져야


요르단이나 이집트를 여행하다 보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대로 살던 집과 땅을 빼앗기고 떠나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궤짝 속에 깊이 넣어둔 빛바랜 땅문서며 집문서를 들여다볼 때마다 그들은 선조들이 묻혀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 다시금 절망한다. 팔레스타인의 현대사, 나아가 중동의 현대사가 강제추방과 침탈의 역사인 것이다.
20세기 새로운 화약고인 중동지역을 여러 번에 걸쳐 취재하면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슬픈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필자는 그들의 얼굴에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들이 겹쳐 떠올랐다. 지난 일제 식민지 시절 동양척식회사나 한반도로 건너온 일본 이주민들에게 대대로 살던 땅을 빼앗기고 만주 벌판으로 떠나간 우리 조상들의 고달팠던 삶. 오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겪는 고단한 삶과 본질적인 면에선 이렇다 할 다름이 없다.


장밋빛 평화협상 전망은 “희망사항일 뿐”


이즈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저마다 희미하나마 작은 소망을 품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야세르 아라파트가 사망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상 기운이 높아 가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스라엘의 타고난 강골(强骨) 우파 정치인 아리엘 샤론 수상과 아라파트의 후계자 자리에 오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만난 뒤로 중동 땅엔 때 이른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3월 13일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중동 땅에 발을 디뎌 평화협상의 기운을 더욱 북돋웠다.

이에 따라 어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평화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돼, 아라파트 사망 뒤 ‘2009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뼈대로 한 미국의 새 로드맵(road map)이 더 앞당겨질 것이란 낙관론마저 편다. 여러 정황에 바탕해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런 낙관론은 말 그대로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4년 반 동안의 인티파다(intifada, 봉기) 과정에서 지칠 대로 지친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평화에 대한 소망이 이뤄질까. 나아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출현하고 난민들이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왜 그럴까.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수상, 벤야민 네탄야후 전 수상을 비롯해 현재 이스라엘 정치를 끌어가는 이스라엘 강경우파세력들이 기본적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바라지 않는 탓이다. 그들의 전략은 군사적 우위에 바탕한 현상유지다. 다시 말해 1967년 6일 전쟁 승리 뒤 팔레스타인 전역을 군사적으로 강제 점령한 뒤 오늘에 이른 기존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시일을 끌며 팔레스타인 지역에 더욱 많은 유대인 정착민들을 심어 이스라엘 영토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암살된 평화협상 주역


이즈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저마다 희미하나마 작은 소망을 품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야세르 아라파트가 사망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상 기운이 높아 가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스라엘의 타고난 강골(强骨) 우파 정치인 아리엘 샤론 수상과 아라파트의 후계자 자리에 오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만난 뒤로 중동 땅엔 때 이른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3월 13일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중동 땅에 발을 디뎌 평화협상의 기운을 더욱 북돋웠다.

이에 따라 어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평화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돼, 아라파트 사망 뒤 ‘2009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뼈대로 한 미국의 새 로드맵(road map)이 더 앞당겨질 것이란 낙관론마저 편다. 여러 정황에 바탕해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런 낙관론은 말 그대로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4년 반 동안의 인티파다(intifada, 봉기) 과정에서 지칠 대로 지친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평화에 대한 소망이 이뤄질까. 나아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출현하고 난민들이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왜 그럴까.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수상, 벤야민 네탄야후 전 수상을 비롯해 현재 이스라엘 정치를 끌어가는 이스라엘 강경우파세력들이 기본적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바라지 않는 탓이다. 그들의 전략은 군사적 우위에 바탕한 현상유지다. 다시 말해 1967년 6일 전쟁 승리 뒤 팔레스타인 전역을 군사적으로 강제 점령한 뒤 오늘에 이른 기존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시일을 끌며 팔레스타인 지역에 더욱 많은 유대인 정착민들을 심어 이스라엘 영토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암살된 평화협상 주역


그렇다면 미국은 중동평화를 위해 정성을 보였나? 클린턴 민주당 정권 시절엔 그런대로 이-팔 둘 사이에서 중립적이려 노력했다. 그러나 부시 공화당 정권은 완전히 친 이스라엘로 돌아섰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친 이스라엘 강경우파 쪽이다. 폴 월포위츠 부(副)국방을 비롯, 부시를 둘러싸고 있는 유대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부시로 하여금 친이스라엘 일방주의를 밀어붙이도록 움직여 왔다.

지난 4년 동안 샤론 이스라엘 수상은 부시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에 열 번도 넘게 초청을 받았다. 이를테면,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 난민수용소에서 학살을 저질러 세계적인 비난을 받던 즈음에도 샤론은 백악관 만찬에 초대받았다. 이에 비해 아라파트 팔 자치정부 수반은 워싱턴은커녕 ‘무카타’(Muqata)라 일컬어지는 서안지구 라말라 집무실에서 갇혀 지내다, 지난 연말 의문스런 죽음을 맞이했을 뿐이다.

필자는 라말라의 아라파트 집무실에서 두 차례 그를 만난 적이 있다. 2004년 6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는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정권은 물론 미 부시 행정부를 강력히 비난했었다. “미국은 아리엘 샤론의 범죄행위를 덮어왔다. 샤론은 미국의 지원(유엔에서 대이스라엘 비난결의안이 나올 때마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유엔총회에서 부표를 던짐으로써)을 바람막이로 삼고 있다”
중동평화협상은 테러와의 전쟁, 북핵문제, 이라크 사태 안정 등과 더불어 부시 행정부가 풀어야 할 4대 대외현안 가운데 하나다. 부시 행정부와 샤론 정권이 ‘중동평화협상의 걸림돌’이라 주장해온 아라파트가 숨을 거두었으니 중동 땅에 평화가 찾아들 것인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현지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팔레스타인 지식인들은 이스라엘 강경우파 정권이 팔레스타인 독립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와 같은 우려는 터무니없는 게 아니다. 샤론 정권의 가자지구 철수안에도 음모가 깔려 있다. 샤론 총리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철수를 주장하고 나선 이면에는 중동평화협상을 통해 더 이상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전망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샤론 총리가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가자 철수안을 비판하는 극우파의 공격에 몰리자, 그의 측근이 이스라엘 언론에 흘린 말에서 확인됐다.

그렇다면 중동 땅에 언제 유혈시태가 그치고 평화가 깃들 것인가. 나아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는 언제 출현할 것인가. 그 가능성은 낮지만, 두 가지 변화가 따라야 한다. 첫째는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인정하는 평화지향적 온건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둘째는 워싱턴의 중동정책이 친이스라엘 일방주의에서 비껴나든가, 아니면 보다 중도적인 정권이 워싱턴에 들어서야 한다. 두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충족될 확률은 현재로선 매우 낮아 보인다. 이 글 앞머리에서 중동평화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단정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중동의 운세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팔레스타인에 매우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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