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 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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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목) 저녁 6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인권연대가 걸어온 지난 25년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내딛을 발걸음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발표를 맡았습니다. 김희수 변호사,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상우 전 한겨레 대표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하였습니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인권연대가 원칙을 소중하게 여기는 단체이고, 가급적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원칙 때문에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에도 회피하지 않았다”라고 술회했습니다. 또한 1) 활동가 중심주의 2) 대표 없는 단체 3)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사양한다 4) 정관이 단체 운영의 핵심 원칙이 아니다 5) 운동은 메시지여야 한다 6) 운동은 학습하고 조직하며 부지런히 실천하는 활동이다 7) 가난한 이, 약자의 편에 선다는 등의 활동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강국진 기자는 인권연대가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한 캠페인과 버마의 민주화를 위한 캠페인을 각각 100회 이상씩 꾸준하게 진행했다는 점에서 놀랍다며, 인권연대가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은 인권 현안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인권연대가 남영동 대공분실을 폐쇄하기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했음에도 스스로는 이같은 사실을 별로 자랑하지 않는 사이, 다른 단체나 기관들이 그 공을 가로채는 일도 적지 않아서 아쉽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김희교 교수와 토론에 참여한 김희수 변호사, 도재형 교수, 양상우 전 대표 등은 인권연대의 내일을 위해 적극적인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인권연대는 지치지 않고 활동을 실천하며, 우리 사회에서 인권연대가 자리할 위치를 끊임없이 찾아나서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2024-05-23 | hrights | 조회: 122 | 추천: 3
2024-05-20 | hrights | 조회: 219 | 추천: 6
  2024년 4월 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일곱번째 걸상을 놓았습니다. 광주의 오월을 품은 지난 제주 서귀포 걸상에 광주가 화답하여 제주의 4월을 품었습니다. 7호 4월걸상 '민중의 힘' 강문석 작가강문석 작가 강문석 작가는 이번 4월 걸상에 대해 '제주 4.3 학살의 상징인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 했고,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놓음으로서 민중의 힘이 모여 거친 폭력을 견디고 이겨냄을 표현했다.'고 일곱번째 걸상에 담긴 의미를 전했습니다.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 제주4.3유족회 김춘보 자문위원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과 제주4.3유족회 김춘보 자문위원이 광주와 제주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스물네살의 나이로 4.3을 겪었다. 남편과 시아버지를 잃고 홀로 어렵게 키운 아들이 어디를 가든 잘 다녀오라 배웅해주시던 어머니는 내가 4.3과 관련한 일로 외출할 때 만큼은 아무 말씀이 없으시거나, 안가면 안되겠니하고 만류하셨다', '생전에 어머니는 4.3에 대해 일절 말씀이 없으셨다. 활동하며 알게된 4 .3은 이렇게(어머니가 평생 언급조차 꺼릴 정도로) 참혹한거구나 느꼈다'는 김춘보 위원의 말씀은 큰 울림으로 전해졌습니다. 왼쪽부터 제주4.3유족회 한문용 예비검속위원장과 김춘보 자문위원, 강우일 주교(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 김희중 대주교(오월걸상위원회 대표, 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박병규 광주광산구청장, 강문석 작가,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2024-04-04 | hrights | 조회: 195 | 추천: 1
압수수색 재판 없는 처벌, 압수수색, 99% 발부 수사가 아닌 통치 수단으로 악용되는 강제수사 윤석열, 공포정치의 끝판왕 인권연대(www.hrights.or.kr)는 2024. 3. 25(월)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압수수색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윤석열 검사정권이 압수수색을 수사가 아닌 통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 각계 전문가를 모시고 압수수색 관련 실태 진단과 대책 마련을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으로,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김영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준희 언로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 서누리 변호사,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서면 축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압수수색이 4배 증가했다. 영장발부율이 91.1%에 달하고, 일부 기각된 경우까지 포함하면 99%에 이른다. 지금 대한민국은 압수수색 공화국, 검찰공화국이란 오명까지 입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가 아닌 통치수단이 되어버린 검찰권 남용의 현실을 바로 잡고, 무너진 원칙과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황운하 의원은 토론회에 참석하여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가진 무소불위 집단인데 통제받지 않고, 압수수색을 엄청나게 남용하고 있다. 심지어 전자정보를 대검 서버에 저장해서 불법 민간인 사찰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검찰이 조직적으로 범죄 집단으로 전락했다.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법원이 제 기능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 입법적으로도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인권평화연구원 이사장)은 “강제수사인 압수수색은 필요성, 최소성, 합리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2022년 한 해 동안 압수수색을 39만 6,807건을 청구했고 91%가 발부되었다. 2022년은 윤석열 정권이 7개월 남짓 집권했을 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늘날 연간 40만건을 넘어서는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치안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어 있는데 압수·수색이 연간 40만건 이상이라는 것은 전형적인 남용이다. 재판 없는 처벌이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수사기관의 과잉 압수수색의 대응 방안으로 “압수수색 과정을 피압수 당사자가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여럿이 함께 촬영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고 했습니다.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 중요성이 크다. 오늘날 ‘증거의 왕’이라고 불리게 된 스마트폰 등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혐의와 관련된 증거만 선별하는) 영장주의의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보다 특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도 도입은 다시 추진되어야 한다. 사전심문제도는 범죄사실과 무관한 물건이나 전자정보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압수수색 사전심문제도는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때 수사기관 등 관계자들에게 직접 압수의 필요성 등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지난해 법원행정처가 이 같은 제도를 추진했지만, 검찰의 반발로 도입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이날 토론자들은 압수된 전자정보의 선별 및 폐기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디지털증거 압수에서의 문제점은 압수 후의 디지털증거의 처리다. 폐기 기간을 정하고, 관련 없는 증거는 즉시 폐기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한 선택적 압수수색과 수사를 규탄한다. 과잉 압수 과정을 촬영했더니 수사관이 초상권 위반이라며 삭제하라고 요구했다”고 하여 과잉수사에 대한 현장 대응의 중요성을 말해줬습니다. 서누리 변호사는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범죄 혐의와 연관된 것에 한해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범죄 혐의와 연관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 모든 사생활까지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는 “반출된 저장 매체의 저장 정보를 탐색해 사건과 관련 있는 전자정보만을 압수해야 하나, 검찰은 사건과 관련 없는 무관 정보도 대량 압수하고 있다. 압수된 전자정보에 대한 폐기 절차도 미비하다. 폐기 규정이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수사관들이 포렌식 장비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핑계로 전자기기를 검찰청으로 가져가는데 이러면 주도권을 검사가 쥐게 된다. 되도록 주거지나 사무실에서 영장에 명시된 관련 자료만 가져가게 해야 유리하다. 동의 없이 나의 휴대전화 전체를 복제한 이미지 파일을 검찰 디지털수사망(D-NET·디넷)에 올린 것은 불법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때 만든 예규에 근거해서 검찰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사실상 윤석열대통령의 하명수사(반의사불벌죄)를 받고 있는 이진동 대표를 어떻게든 옭아매려는 듯합니다. 좌장을 맡아주신 서보학 교수는 “검찰개혁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 기소에 대해서도 민주적 통제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압수수색이 4배가 증가했는데 적법절차를 무시한 위법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재판 없는 처벌입니다. 형사사법절차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명제는 인권보호입니다. 압수수색은 필요성·관련성·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집행되어야 합니다. 이날 더불어민주연합이 윤석열 대통령 등을 민간인 불법 사찰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고, 조국혁신당도 ‘검찰의 불법 민간인 사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으로 시의적절한 토론회였습니다. 윤석열 검사정권의 심각한 범죄행위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해야 합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검찰을 개혁해야 합니다.  
2024-03-26 | hrights | 조회: 194 | 추천: 4
과밀수용의 실태를 살피며 그 심각성을 외치고, 건전한 사회 복귀라는 교정기관 본래의 목적을 반추하는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일시: 2023년 11월 20일 월요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202호) 인권평화연구원(원장 김희수)은 민주당 법률위원회(김승원 국회의원)와 함께 2023.11.20(월)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202호에서 ‘한국 감옥의 현실과 과밀수용 해소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인권평화연구원 공식 창립(10월 18일) 이후 처음 개최하는 토론회이기도 합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주셨고, 조영민 인권평화연구원 상임연구위원과 안성훈 한국법무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했습니다.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윤동호 국민대 법학과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2016년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과 함께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해소하도록 권고한 7년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개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 감옥의 수용자들은 여전히 신문지 두 장을 펼친 것보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빈곤은 늘어나고 범죄는 줄어드는데 감옥은 미어터집니다. 지난 10월 가난한 할머니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빈 병 12개를 훔쳤다고 벌금 30만원형에 처해졌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중대범죄는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옥은 미어터집니다. 2023년 9월 현재 수용자는 58,583명으로 49,600명의 수용정원 대비 118% 과밀수용입니다. 계속 늘어나서 최근 전체 수용자가 6만명이 넘어섰습니다. 현 정부 출범 때 4만8천여명에서 짧은 기간 동안 25%가 증가한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혹한 처벌로 감옥에 너무 많이 갇혀있습니다. 조영민 연구위원은 “교도소의 실상은 곧 그 나라의 품격이다. 그야말로 인간창고라고 할 수밖에 없는 과밀수용 상태에서는 교정교화가 불가능하다. 윤석열 검사정권의 법치는 큰 고기만 빠져나가는 촘촘한 그물망으로 가난이 어떻게 죄가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난한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는 것은 그 자체로 지옥이다. 불공정하다. 범법자를 영원히 가둬 둘 수 없다면 출소자는 우리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 출소자들이 더 위험한 사람으로 변해서 사회로 돌아온다면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원칙대로 불구속수사·재판을 지키고, 가석방 활성화, 소득·재산비례 벌금제 도입, 교정청 설치 등이 필요하다. 응보적인 처벌 보다는 포용적인 정책으로 재범률을 낮추고 수용자의 재사회화를 돕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성훈 선임연구위원은 미결수용자 증가가 과밀수용의 주요 원인으로 진단하며 해소 방안으로 여러 출구전략과 입구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보석제도의 적극적인 활용, 구치소의 증설, 가석방 제도를 포함한 다이버전적 조치, 독일 행형법과 같은 시설과 수용능력 관련 원칙과 제한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불가결한 사정 이외에 대체수용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여 구치시설의 확보를 필요적으로 하는 방안이나 과밀한 수형시설인 경우 시설의 장이 미결수용자의 수용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치소 증설과 달리 교도소 증설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수용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는 기형적인 상황과 독립적인 교정청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선영 한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간단하지만 어리석은 대응(simpe but stupid)’이라며 ‘과밀수용의 부작용으로 재범률 증가, 수용자의 사회복귀 실패, 여성수용자 증가와 자녀의 문제, 소년수(少年囚)와 성인수 혼거의 문제점, 노르웨이의 좋은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윤동호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과밀수용으로 인한 교정시설 예산증가,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 중 집행유예가 1%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벌금형의 집행유예 확대’를 주문했습니다. 서보학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권고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늦어도 2023년 12월까지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해소하라고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수용자들이 입소를 거부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며 문제점을 제시했습니다. 범죄자를 교정시설에 구금하면, 범죄에 대한 응징이라는 차원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나, 사회정의는 단순한 응보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습니다. 체사레 베카리아는 불멸의 고전 <범죄와 형벌>에서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형벌의 잔혹성에 있지 않고 정확성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975년에 출간된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은 여러 가지 참고문헌을 제시하며, 응보주의가 지배하는 감옥이 결국은 재범률을 높이고, 수용자들을 교정교화하는데 실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감염병에 걸린 수용자를 치료하지 않고 사회로 내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교정교화의 목표를 ‘수용자의 재사회화’에 두고 있습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과밀수용은 교정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큰 방해물입니다. 즉각 시정해야 합니다. 서보학 교수의 지적처럼 2016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과 2022년 대법원의 인권침해에 따른 국가 배상 결정에도 국가가 일상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연대(인권평화연구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3-11-21 | hrights | 조회: 1602 | 추천: -1
조영민 인권평화연구원 상임연구위원 27년 전에 갇혔던 교도소를 최근 방문했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있는 수용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엔 고무장갑으로 공을 만들어서 찼는데, 지금은 진짜 공을 찬다. 신기했다. 그만큼 감옥은 많이 변했다. 그때 감옥은 추웠다. 귀, 손, 발, 얼굴. 우리 몸이 장시간 추위에 노출될 때 동상에 걸리는 순서다. 불에 데면 손가락이 순식간에 귀로 간다. 귀가 우리 몸에서 가장 온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가 가장 먼저 언다. 감방 안에선 물이 꽁꽁 얼고 몸도 따라 언다. 동상에 걸린 귀는 두 배로 커지고 갈라지고 터져서 피가 난다. 발은 오이디푸스처럼 퉁퉁 부어 신축성 좋은 고무신도 신을 수 없을 지경이 된다. 1996년 한국의 감옥은 초과밀 수용 상태였다. 5평 독방에 36명이 수용되었으니 말 그대로 콩나물시루였다. 적절한 분류 수용이나 합리적인 교정 활동 자체가 불가능한 비위생적인 인권침해 공간에 불과했다. 나는 그때 교도소에서 처우를 개선하라는 시위를 주도했다가 검은색 정복을 입은 기동순찰대에 끌려가 구타를 당했고, 방성구(防聲具)를 착용하고 뒷수갑을 찬 채 ‘먹방’이라 불리는 징벌방에 감금되었다. 지금은 없지만 나처럼 체구가 아담하지 않고 덩치가 큰 사람은 바로 누울 수 없을 만큼 작았고, 창문이 없어 해를 볼 수 없기에 먹방이라 했다. 교도소 수용자들이 과밀 수용으로 인해 옆으로 누워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옥(監獄)의 ‘옥(獄)’자는 양쪽의 개가 말을 막기 위해 지켜서 있는 모습이다. 감옥에서 가장 힘든 건 대화를 못 하는 것이다. 가끔 벽에다 말을 걸곤 했다. 추석 전에 감금됐다가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 땐, 겨울이었다. 옮긴 곳도 감옥이었지만 만기출소 때보다 해방감이 컸다. 그러나 겨울 징역에서 멍들고 동상에 걸린 몸은 쉬 회복되지 않았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도 온 신경은 상처에 가 있었다.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라 아픈 곳이듯, 감옥은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이고 중심이다. 교도소에서도 계속되는 가난의 굴레 사형수 출신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서 한국 감옥은 난방도 들어가고 TV 시청도 가능해지는 등 그 전에 비해 좋아졌다. 하지만 2023년 현실은 사반세기 전보다 확실히 나아졌을까. 인권연대가 운영하는 장발장은행에는 요즘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대출 신청이 많다. A씨는 어린아이랑 단둘이 사는 젊은 엄마인데 교도소에서 장발장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 A씨는 굶주린 아기와 함께 음식을 시켜 먹었고 음식값을 내지 못했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어린아이를 보육원에 맡겨둔 채 수감됐다. 장발장은행은 대출을 해줬고, A씨는 석방돼 어린아이 곁으로 갈 수 있었다. B씨는 가게 앞을 지나다가 2000원짜리 소품 하나를 훔쳤다가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B씨는 정신장애인이다. B씨는 법원의 안내로 장발장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법원이 가혹하게 처벌해 놓고 가난한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으라고 친절(?)을 베푼 셈이다. C씨는 학원을 운영하다가 장사가 안돼 빚이 2000만원 생겼고 갚지 못해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빚도 많은데 국가가 또 500만원을 가져갔다. 검찰청은 벌과금 납부 독촉장과 판결문을 인권연대로 보내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장발장은행에서 대출받아 벌금을 납부하겠다고 해서 잡아 가두지 않고 있다며 대출 신청을 했는지 사실조회를 하기도 한다. 인권연대(장발장은행)는 정부 기관도 아닌데 이런 식의 업무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대출신청자가 305명이었는데 올해 10월까지 대출신청자가 490명이다.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장발장은행에 접수된 사례들을 보면 유심칩이나 통장계좌 대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벌금형이 다수다. 이처럼 중범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 감옥에서 몸으로 때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 수용자가 2배로 급증했고, 전체 교정시설 수용자는 지난 9월 기준 5만8583명으로 늘어났다. 계속 증가해 지금은 6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정권 시작할 때 4만8000명이었는데 불과 1년5개월 만에 25% 급증했다. 집권 1년 반 만에 교도소가 미어터지고 있다.   강력범죄 줄어드는데 수용자는 25% 급증 법무부가 제출한 최근 10년간 죄명별 통계에 따르면 살인, 강도, 폭력 등 강력범죄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강력범죄 전반이 감소했는데, 수용자가 짧은 기간 동안 25%나 급증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생계형 범죄, 가벼운 범죄에 대한 가혹한 처벌이 교도소 과밀 수용을 불러왔다. 가난이 죄가 되어 감옥에 가는 현실은 지옥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마약사범 검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생사람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시민을 마약사범으로 몰아 옥살이까지 시킨 사건이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없는 범죄를 조작했고, 무고한 시민은 석 달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과밀 수용이 일상화하면서, 수용자 관리에도 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시사저널의 보도처럼, 교도소에 마약이 반입되고 상습적 성매매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범죄에 교도관이 개입돼 있다면, 이는 교도소가 교정시설로서의 자격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교도관은 수용자에게 벌을 주면서도 사회 복귀를 돕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교도관이라는 직업에 남다른 사명감과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다. 교도관 양성은 이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하지만, 현실은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정직 신입 공무원 직무교육은 법무연수원에서 받는 3주 과정이 전부다. 교도관의 인원도 대폭 증원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관리할 ‘교정청’ 설립이 시급하다. 또한 교정행정을 관리·감독할 법무부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수용자에게만 엄격하고 교정직원들의 일탈·위법 행위에 대해선 관대하게 처리하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법무부와 검찰은 ‘검찰 공화국이냐’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시민에 대한 사법적 대응이 거친 편이다. 내부에 엄하고 외부에 관대한 자세가 요구된다. 사법제도가 강자에게 유리하고, 약자에게 불리하게 운영된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정의와 공정은 강자의 것이다. 검찰의 수사와 사법제도가 강자에게 유리하고, 약자에게는 불리하게 운영되고 있다. 우리 현실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불공정’이다. 윤석열 검사 정권이 가난한 약자들만 마구 잡아 가두는 만행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세상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너무 가혹하다. 기사원문 : 시사저널
2023-11-15 | hrights | 조회: 479 | 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