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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외제승용차와 골프 치는 종교지도자 - 손상훈/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상담위원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11 15:44
조회
701


- 종교계 부패 구조적으로 다뤄야(종교와 세금2)


손상훈/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상담위원



시민사회단체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는 유명 인사들이나 상근 일꾼들의 사회적 배경에는 종교계 단체에서 성장해 온 인물이 많다. 여전히 후원을 많이 받고 있고,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때에는 종교계 내부 인사들의 여론도 수렴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들이나 정부관계자도 마찬가지 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타고 다니는 외제 승용차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물론 전체비율로 따진다면야 소수에 불과하지만...

필자의 경우, 우리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겠다고 사회운동을 하고자 결심했을 때 그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준 인사들의 절반은 종교계를 기반으로 한 지도자들이었다. 불교계를 비롯해 개신교계의 저명한 목사님들의 강연, 신부님들의 실천적인 모습 그리고 진정성과 현실감 넘치는 비평의 글 들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성장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종교계의 극소수 인사를 제외하고 소위종교계 제도권에 있는 종교 지도자(목사, 승려, 신부-성직자 수 기준)들의 과시욕은 극에 달해 있는 것 같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상식, 헌법의 약속은 편리한 대로 해석해 버리고 종교지도자가 가져야 할 당연한 근검절약도 이제는 ‘말’ 뿐이다. 소외되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할 사명으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했던 분들이 점차 기득권이 되어가며 언론의 비판에도 무뎌져 버린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골프는 도박과 성매매 불러 일으켜 - 무소유를 왜곡하고 외제승용차 끄는 조계종 일부 스님들

지난 2월 개신교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가 지난 4월 12일(토) 10시 50분에 ‘사찰 살림 빠듯하다면서…'편을 방송하였다. 네티즌들은 방송사 홈페이지에 수백 건의 댓글을 통해 불교가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수많은 불자들이 창피하다는 의견을 올려놓았다. 불교계 최대 종단인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은 4월 14일 ‘유감’을 밝히는 논평을 통해 방송국의 문화재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하고 자정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조계종 종무행정에 익숙한 인사들은 외제차와 골프는 개인적인 취향 선택의 문제이며, ‘큰 문제없다’는 인식도 있었고, ‘신도들이 시주한 외제차라면 큰 문제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존경하는 스님에게 외제고급승용차를 선물하는 것은 오히려 스님의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며, 스님들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왜곡된 과시욕을 일으켜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대세이다. 스님들 간의 선물로 고급차를 선물하는 일도 극히 일부 스님들의 무용담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나, 이것도 대가성이 포함된 것으로 청렴하던 스님이 ‘이해관계’에 발목이 잡히는 계기가 된 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나온 외제승용차의 가격을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이고, 더구나 유지비와 보험료도 국산차의 몇 배에서 수십 배 차이가 난다. 순수한 신도의 선물이나 개인차원의 취향에 따른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 [도표 참조]

사찰

외제 승용차 이름

차량가격(단위: 만원)

J스님

혼다 뉴 코어드

3,500

P스님

포드 링컨 LS

5,000

Y스님

뉴그랜드 체로키

5,800

T스님

렉서스 RX 330

6,800

D스님

BMW X5

9,500

H스님

아우디 Q7

13,000

P스님

포르쉐 카이엔 터보

16,700

소계

60,300

정부는 공용차량관리규정으로, 장차관(급)도 경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최단운행기준 연한을 제시하여 1-2년 만에 교체하는 등의 세금 낭비를 막고 있다. 또한, 정부 전체차량의 20%를 올해까지 경차로 전환할 예정으로, 지난해 국정감사자료에 보고하고 있으며, 환경부 등 장관(급)의 차량은 경차로 바꾸는 게 좋다는 여론의 지적도 있다. 과거 정부에서 장관(급)은 대부분은 대형차를 운영해 왔으니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부터 중형차 또는 경차를 타고 다녀 실용 정부의 ‘기개’를 발휘하면 어떨까! 아니다. 정부 고위직이 다니는 교회, 사찰, 성당의 지도자부터 경차로 바꾼다면 많은 국민들이 지지와 존경을 보내지 않을까.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청빈과 정신의 지도자인 조계종 고위직 스님들과 개신교, 천주교의 고위직 지도자들은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업무용 차량을 중형차이하로 하고, 각 종단마다 공용차량관리규정을 만들거나 손질하여 운용하는 등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세금을 내지 않는 지금도 더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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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청사에 세워진지 고급 외제 승용차
사진 출처 - 필자



세금 횡령한 고위직 종교지도자가 수배자 돼서야 - 조계종 교구본사 전 주지 명섭스님, 사정기관 자진 출두해야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는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 방송이후 문화재보수비 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전 화엄사 주지 명섭스님이 조계종 소속 사찰에 은거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 사실관계를 조사키로 했다. 명섭스님은 2002년 7월 화엄사 주지로 부임한 이후 석경 복원 등의 문화재보수 용도로 22억7400만원의 각종 보조금을 받아 14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곡성 태안사 주지로 재직할 때도 국고보조금 일부를 업자와 짜고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으나 잠적했다. 한때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던 명섭스님은 한국에 있었으며, 스님이 은거했던 사찰은 서울의 J사였다고 하며, 전 현직 조계종 고위층 스님들이 사정기관에 구명활동을 벌였다는 제보도 있다. 이 과정에서 거액의 구명자금이 전달되었으며, 전직 최고위층도 관련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제보에 따르면, 명섭스님은 조계종 고위층 간부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이런 제보들에 대해 호법부가 어떤 조사 결과를 내올지, 또 다시 ‘조사 중지’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명섭스님 스스로 이제 방송에 얼굴까지 공개된 마당에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교구본사 주지까지 지낸 고위직 승려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럼에도 일부 스님들은 공소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숨어 지내도록 하고 있어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잘못을 하는 이들은 거액의 구명자금을 받은 이들로 조계종의 전직 고위층이고, 사정기관의 관계자들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명섭스님의 은신을 도와주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제보들에 대하여 조계종 호법부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사부대중이 나서 올바른 조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변호사 및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명섭스님을 지나치게 도와줄 경우 범인은닉죄 가능 여부도 있어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 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골프 해외 외유, 몇 개월씩 개인콘도 빌려 추진 - 해외골프(태국 치앙마이 등) 수도권 유명사찰 J스님 단골 이용, 친한 스님들과 자주 동행 목격

골프를 치는 것뿐만 아니라 5천-6천만 원을 웃도는 골프회원권의 가격도 ‘별것 아니다’는 인터뷰는 조계종 고위직 스님들의 인식이 일반 사회인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 준다. 개인이 사업을 하여 번 돈이 아니고, 신도들이나 구명과정에서 일종의 ‘로비자금’을 받지 않고서는 만질 수 없는 ‘큰 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방송에 보도된, 몽고에 출장 가서 공식행사 후 골프를 치는 것이나, 중국 등지에 신도들과 같이 성지순례를 갔다가 경험차원에서 신도들과 함께 하는 골프도 종교지도자들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몇 개월씩 개인 콘도를 빌려 생활하는 것은 지나친 호화생활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활을 하기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부정한 일에 개입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계파에 소속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험 없는 스님을 유혹하고, 고급 카지노에 출입시키거나 함께 하다보면, 그 액수는 일반 여행객의 수준을 몇 십 배 뛰어넘는 액수의 크기라고 한다. 더구나 유명관광지의 특성 상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전혀 간섭받지 않고 마음대로 생활할 수 있으며, 개인콘도의 특성 상 성매매 등 추문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높다는 것이 제보를 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이것은 비단 불교계뿐만이 아니다. 필리핀에서 일어난 목사님의 성추행 사건은 교포사회에서 기억하기 싫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이미 개신교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이런 사례들 이외에 되풀이 될 수 있는 ‘개연성’이 더 큰 문제이다. 잘못을 공개하고 진정한 반성을 하는 목사님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하고, 은폐하는 종교지도자들에 대해서 ‘묻지마 비호’가 대세인 종교계의 현실. 활동가들과 언론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고 반성해야 할 내용이다.
- 공영방송, 좀 더 구조적인 문제로 다뤄야

평신도들의 각성이 필요할 때, 공공재의 중요성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방송에서 보도 된 일부 사례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을 것이나, 후속 예고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또,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일부분만 보도되었고 ‘수박 겉핥기’ 이었으며, 대안도 제시도 부족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가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다. 다양한 언론에서 다뤄져야 대다수 건강한 종교지도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정신은 다 어디로 갔으며, 자신이 다니는 교회, 사찰, 성당의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용적인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때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히 내용들이 문화방송(MBC)뿐만 아니라 서울방송(SBS) 등 많은 언론매체에서 종교계의 부패와 부도덕한 문제에 대하여 구조적이고 총체적인 사례를 연간계획을 세워 보도했으면 한다. 한국방송(KBS)의 시사기획 ‘쌈’의 교회, 정치에 길을 묻다. 2008.04.15(화)는 오랜 준비기간을 갖고 보도한 것으로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 구조적이고 총체적인 문제와 더불어 대안에 대해서는 미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는 언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후속보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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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청사 앞에 세워진 고급 승용차 들. 가운데 차량이 고급 외제승용차 렉서스
사진 출처 -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