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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바뀌는 서울의 교육을 기대 한다 (김영미)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6 22:58
조회
283

김영미/ 인권연대 운영위원



2006년 2월
방학숙제를 하러 방으로 들어간 초등학교 6학년아이가
방문손잡이에 도복 끈을 묶고 목을 매 자살했다
아이가 평소 자주 하던 말은
“학원을 조금만 다녔으면 좋겠다”

-EBS 뉴스 중-
서울교육은 지난 4년 동안 완전히 후퇴했다. 초등학생들까지 일제고사를 부활하면서 시험 몰입이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 4월에 발표한 현 정부의 학교자율화 계획은 0교시, 일제고사 부활, 사설모의고사 등을 보장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약속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절반으로 만들겠다”는 두 가지 공약에 심하게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초. 중. 고교생의 약 77%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사교육비가 작년에 비해 15.7%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줄 세우기 교육, 입시몰입교육 때문에 사교육이 번창하고 있는 것이다.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

이런 글귀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5월 2일 청계광장 첫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거리로 뛰어나온 것은 중고등학생들이었다. 이들의 요구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바꾸라"는 것이었다. 촛불을 든 우리 학생들이 핵심을 찌른 것이다. 영어몰입교육과 딱 1년 해 보고 고쳐 버린 수능등급제와 같은 대입제도로 인해서 아이들 희생은 더욱더 커져 갈 것이다. 잠도 못 자게하고 밥도 못 먹게 하는 이명박 정부 교육이 미친 교육이 아닐까.

서울시교육감은 얼마 전 서울시의회에 학원 수업 24시 허용에 관한 조례안을 제출해 문제가 되었고, 최근에는 강남지역의 국민 임대아파트 건립사업을 놓고 저소득층 학생이 많아져 교육환경이 나빠질 것이란 이유로 임대아파트 건립 재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낸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서울은 한국 사회의 교육 문제가 밀집된 곳이다. 넘쳐나는 사교육과, 고교 평준화, 공교육 붕괴 등의 쟁점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서울은 이러한 교육의 문제가 집약된 곳으로, 문제점들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곳이다. 서울이 아닌 한국의 교육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이런 곳의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지금 당장 영어 몰입 교육과 0교시 허용 등 현 정부의 교육 시장화 정책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는 이번 교육감선거를 통해 달라질 것이다.

사교육의 근원지인 학원단체로 부터 자유로운 위치에 있는 것도 중요하며, 확고한 교육철학을 갖고 의연한 자세를 가진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교육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이제 서울 시민들의 힘으로 '미친 교육'을 고칠 때이다. 교육부 지침보다도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결정을 따라하게 되는 다른 시도교육청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교육을 인간답게 바꿀 수 있기를 이번 선거를 통해 기대해 본다.
- 한 평범한 초등학생이 완성한 문장 -

내가 잊고 싶은 두려움은? (이번에 친 시험점수다)
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 (공부 잘하는 것만 밝힌다)
나의 가장 큰 결점은?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나는 (공부를 제일 잘하는 ㅇㅇㅇ를 이기고 싶다)

-EBS 지식채널e 중-

 

김영미 위원은 현재 불광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