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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위태롭다(윤동호)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6-09-14 11:10
조회
256

윤동호/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지난해 10월 1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었던 검찰개혁추진단은 올해 9월 말까지 1년 동안 ①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 제정안 마련, ②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 마련, ③180여 개 관계 법률과 900여 개 하위법령 제·개정안 마련, ④공소청과 중수청 하부조직 설계, 정원 산정, 인력 충원, 청사 확보, 예산 편성, 시스템 구축 지원 등 조직 가동을 위한 실무 준비 전반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를 넘겨 올해 3월 24일 공소청법과 중수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중수청법)만 제정된 상태에서 검찰개혁추진단은 형소법 개정안도 내놓지 않고 6월 25일 활동을 중단했다. 약 9개월 동안 17억 3천여만 원의 예산이 지출되고, 5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 당시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만 밝히고 7월 6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다.

이 과정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정치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경찰의 이른바 ‘장윤기 사건’ 처리를 빌미로 보수 야당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로 정부의 검찰개혁 방안을 공격했다. 당시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조차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강변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이 밖으로 나오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삭제된 개정 형소법은 힘들게 만들어졌고, 7월 31일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다.

2026년 10월 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려고 하는 것은 검찰이 행사하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조직적으로 분리하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공소청 검사는 기소권만 갖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은 중수청으로 이전되어야 하고 이에 맞춰 관련 조직과 인력 및 장비와 예산도 이전되어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의 제정과 형소법 개정에만 10개월이 걸렸다.

이 과정을 보면 현 정부가 본래 의도했던 검찰개혁을 진정으로 바라고 추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검찰개혁추진단이 오히려 검찰개혁을 지연시켰고, 결국 검찰개혁이 무위로 끝나지 않을지 우려된다.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을 보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검찰청의 조직과 인력 및 장비와 예산을 공소청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개정 형소법에 다양한 권한을 남겨둔 것이다. 그 명분은 범죄피해자 보호와 경찰수사 통제다.

개정 형소법에 신설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권(제245조의13)의 실질은 수사다. 검사는 피의자, 사건관계인, 경찰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고, 고소·고발인이나 피해자의 면담 신청을 받아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검사는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를 면담하거나 경찰에 의견제시를 요청할 수 있고(제201조 제7항),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에도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제197조의2 제8항).

공소청법의 취지에 따라 개정 형소법도 검사와 특사경의 관계를 상호협력관계로 규정하고 있으나 특사경의 검사에 대한 지도·조언요청권과 함께 검사의 지도·조언권도 신설하고, 특사경 수사에 대한 전건송치는 폐지되지 않았다(제245조의10). 더욱이 가정폭력범죄와 아동학대범죄에 대해 인정되던 경찰 수사의 전건송치도 노인학대범죄, 아동청소년대상성범죄, 장애인학대범죄, 성폭력범죄, 스토킹범죄로 확대하는 입법이 있을 예정이다.

 


사진 출처


 

1954년 형소법 제정 이후 검사는 정권을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으로 형사절차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경찰과 특사경을 하급자로 부려왔다. 경찰과 특사경은 검사의 수족이므로 사건을 처리하면서 생각할 필요도, 책임질 필요도 없는 타율적 존재로 70여 년을 보내왔다. 경찰과 특사경은 권한도 없고 처우도 열악하다. 경찰은 불송치결정권을 행사하게 된 2021년에 비로소 생각하는 자율적 존재로 탄생한 것이다.

경찰의 불송치결정사건을 송부받은 검사에게는 90일 동안 그 판단이 옳은지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송치사건과 불송치사건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검사가 전건송치를 고집하는 이유는 경찰은 무능하고 미숙하니 자율적 판단을 하지 말고 책임도 지지 말라는 것이다. 경찰과 특사경은 여전히 타율적 존재로 머물면서 검사에 의존하는 도구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 처리를 잘못한 것을 두고 경찰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검사는 기회를 잡았다. 검찰개혁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검찰개혁이 공소취소의 거래 대상이었던 것은 아닌지라는 의심을 희석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분리되어야 한다.

그런데 경찰개혁의 지향점은 경찰을 자율적 존재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수사경찰의 공소청 검사의 강력한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지휘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 차이가 없다. 검찰개혁이란 이름의 형사법령에서 나타난 수사 통제는 수사 지휘와 다르지 않다.

현 정부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란다면 공소청의 인력과 장비 및 예산을 대폭으로 경찰청과 특사경 조직으로 이관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수사본부와 특사경의 수사역량 강화의 토대인 수사인력과 수사예산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특사경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 정부는 말로는 경찰개혁을 외치지만 특사경을 포함한 경찰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는 관심이 없다. 검찰개혁을 외치면서 검찰개혁의 취지에 어긋나는 검사 출신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보면 2028년 국회의원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검찰개혁은 실패의 길을 갈 것 같다.

 

※ 현 정부는 검찰개혁을 진정으로 바라면서 추진하고 있는가

수사경찰과 특사경을 검사의 동반자적·자율적 존재로 성장시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