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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와 내란청산의 길(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5-12-02 11:31
조회
904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빛의 혁명과 정권 교체에도 국가보안법 폐지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국가보안법 수사와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공안수사기관은 오늘도 사찰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몰래 부지런히 파쇼악법의 집행에 열중하는 중이다. 그에 저항하는 힘은 역부족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87년 6월 항쟁, 촛불혁명(2016년, 2017년)과 빛의 혁명(2024년, 2025년)으로 항쟁을 이어가며 한국의 시민들은 지난한 투쟁을 해왔건만, 일제 하에서 제정된 치안유지법을 그대로 모방한 악법이 77년째 왕성한 생명력을 유지하며 그 독성을 유감없이 풍기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독성이 약해졌다거나 소위 선진 민주 인권 국가에서 국가보안법의 악성이 다 사라졌다고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극소수의 반미, 친북세력에게 적용되는 국가보안법이 무슨 큰 문제가 되며,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이 국가보안법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12.3 윤석열의 내란 쿠데타는 국가보안법에 악성 감염된 탓이라는 사실이다. 윤석열은 정권을 잡자마자 대외적으로는 북한 악마화 대결정책에, 대내적으로는 주야장천 진보민중운동에 대해 ‘종북 반국가 세력’ 운운하는 종북몰이 공안탄압을 휘두르다가 정권의 위기를 초래하였고, 그 연장선상에서 급기야 내란 쿠데타를 일으키고 자멸하였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악성종양의 독성을 숨 쉴 틈 없이 뿜고 퍼뜨리다 망가진 자가 내란수괴이다. 그 내란수괴를 추종하는 극우반공세력이 언제든지 정치적으로 득세하고 집권할 수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12.3 내란 쿠데타 1주년을 맞이하여 국가보안법을 휘두르다 내란으로 치달은 내란수괴와 그 추종 극우반공세력을 한국 사회에서 깡그리 없앨 수 있는 내란청산의 유일무이한 길은 극우반공세력의 뒷배요, 내란세력의 절대무기가 되는 국가보안법의 폐지에 있다. 또한 국가보안법의 토대이자 극우반공세력의 서식지인 분단냉전체제의 혁파밖에 없다.

 

내란수괴에 대한 엄중한 단죄와 극우반공세력의 영원한 퇴출을 염원하는 누구나 극우반공 파시스트 세력을 탄생‧발호하는 근원인 국가보안법 문제에 귀 기울이고, 분단냉전체제의 해체를 위한 저마다의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

 

사진 출처


 

한국민이 이룩한 빛의 항쟁이라는 위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의 독성은 변함없이 여전하다. 반미와 친북을 금기시하는 정치사상 탄압이 일상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과 북맹이란 칠흑 같은 어둠이 우리 사회의 정중앙에 주리를 틀고 있다. 하기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세력은 반북을 내세운다면 행여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몰라도 아예 설 자리가 없다. 장장 77년간 국가보안법이라는 악성종양이 극우반공세력의 핏줄을 타고 독성을 내뿜어 왔기에 진보정당은 말살당하고 국가보안법이 유지하고 보존한 비정상의 정치지형만이 남아있다.

 

패권국의 군대가 주둔하며 남북대결을 강요하는 분단냉전체제는 더욱 강고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북의 위협에 더해 중국의 위협까지 더하며 이를 구실로 반북, 반중 군사동맹의 현대화로 교묘히 위장한 한국과 일본의 군비증강은 패권국의 전략과 이익에 철저히 복무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나토화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의 대동아공영 실현을 위해 조선의 독립운동가와 사회주의 운동가들을 탄압한 것이 어제의 치안유지법이었다면, 한미일 군사동맹의 강화 및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나토화를 꾀하는 미국의 패권 야망에 맞서 이를 반대하는 진보민중 운동가들을 탄압하는 게 오늘의 국가보안법이다. 그 본질이 전혀 다르지 않다.

 

치안유지법에서 국가보안법으로 이름만 바뀐 채 세대를 이어 한민족과 한국민을 옥죄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짊어져야 할 역사적, 시대적 과제이다. 한국 민중의 끊임없는 자각과 저항과 투쟁으로 반드시 이룩해야 할 중차대한 사명이기에 국가보안법 폐지의 실현은 제2의 광복에 비견되는 일이 될 것이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