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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수사와 재판은 이제 그만!(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5-06-04 15:33
조회
1658
장경욱 / 인권연대 운영위원
개인적으로 늘 언제쯤 국가보안법 변론을 그만둘 때가 올지 생각해 본다. 국가보안법 사건이 가지는 무게만큼 양심수들을 위한 변론에 하나하나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종착역에 다다를 것으로 본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되도록 내 생애에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2000년 3월 첫 수임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사건을 마주한 이래 오늘까지 매해 국가보안법 사건을 변론하고 있다. 온 국민이 내란 쿠데타를 진압하고 내란외환 잔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분투 중인 현 시점에서도 재판에 계류 중인 국가보안법 사건은 12건이다. 경찰 안보수사대와 검찰 수사 중인 국가보안법 사건도 10건이다. 공범 사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나의 국가보안법 사건 위임인들인 피고인, 피의자 수는 현재 50명을 넘는다.
바야흐로 한국사회는 내란 외환 세력의 청산을 위해, 친미 극우 반공 세력의 퇴출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였건만, 양심수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수사와 재판의 중단과 종료, 즉 국가보안법 폐지를 낙관하기에는 현실이 녹녹지 않다.
거꾸로, 내가 맡은 국가보안법 사건들이 내란수괴와 그 변호인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비상계엄의 정당한 명분이라도 되는 양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아뿔사! 국가보안법 사건들이, 국가보안법이 내란범죄를 합리화하고 희석하는 거짓 명분으로 내세워지는 것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하루 전인 2025년 6월 2일 오늘도 경찰 안보수사대로부터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송달받았다. 국가보안법 양심수로서 사전에 일체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당사자의 의사를 자필 진술서 등으로 거듭 전달하며, 피의자의 일체의 진술거부권 행사에 따라 아무런 의미가 없는 불필요한 피의자신문을 위한 출석요구를 취소하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공안수사기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반복적으로 출석요구를 보내오며 갑질하고 있다. 계속 불출석할 경우 체포하겠다는 의사를 암암리에 통지하면서 말이다.

지난주 목요일(5월 30일)에는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후 재판 진행 중에 뇌경색증으로 쓰러져 투병하고 있는 피고인의 재판이 있었다. 피고인이 몸도 가누기 어렵고 판단능력도 떨어지고 말도 어눌한 상태다. 재판하는 날마다 월차를 낸 동생의 도움을 받아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그의 혐의는 1980년대 출판된 북한 원전을 주거지에 소지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이유로 그의 사상을 평가하고 형사처벌하려는 재판이 진행 중인 것이다. 헌법 제19조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위법한 기소이고 재판임이 명백하다.
그의 건강상태로 인하여 오랜 기간 중단되었던 재판은 2023년 9월 26일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이적표현물 소지 규정에 대해 합헌결정이 나자마자 검사의 변론재개신청으로 재개되었다. 계속하여 환자를 법정에 출석시켜 형사재판절차를 강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인도적이고 비윤리적이다.
혹자는 말한다. 환자인데 집행유예는 나올 수밖에 없으니 빨리 재판을 마치란다.
건강한 사람도 재판 출석은 상담한 심리적 부담을 가져온다. 심지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피고인의 경우 실형을 받더라도 일단 재판을 빨리 끝내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된다.
내란청산을 위해 모두가 온 힘을 모아야 할 때, 그는 국가보안법에 맞서 끝까지 싸우기로 하였다. 국가보안법 양심수답게 아주 당당하다. 외세의 대북적대정책을 지지하며 그 전쟁책동에 놀아나 반북에 사활을 걸고 사는 친미사대동족대결 세력들이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일삼는 공안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내란 외환 세력의 청산을 위해서라도 생의 마지막까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굳은 다짐에 비례하여 변호인들의 할 일이 많아졌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피고인의 출석 없는 궐석재판을 재판부에 요청하였다가 불허되었다. 피고인의 건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출석을 강제하는 제도에 대해 헌법소원도 고려 중이다. 검사가 유죄 입증을 위해 제출한 증거에 대하여 충분히 다투기 위해 이전의 변호인이 동의한 증거에 대해 법원의 채택 결정이 있었지만 아직 증거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기존의 증거동의 의사표시를 모두 취소, 철회하였다.
재판부에 국가보안법 제2조 제1항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규정과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 중 이적표현물 ‘소지’ 부분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할 것을 신청하였다. 비상계엄 쿠데타를 자행하고, 국지전을 계획하는 등 남한의 북침 시도가 확인된 마당에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무력으로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자는 대한민국의 윤석열 정부이고, 북한이 이미 통일노선을 포기하고 남한과 북한의 관계를 두 개의 별개 국가로 규정하는 2국가론을 채택하여 실행하고 있는 이상, 더는 북한이 남한을 적화통일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해하는 반국가단체라는 전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적표현물 소지 규정은 이적표현물 취득 규정과 함께 헌법재판관 중 합헌의견이 4명, 위헌의견이 5명으로 위헌정족수 6명에 1명이 모자라서 가까스로 합헌결정이 내려졌던 조항이다.
검찰에도 그가 재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사건의 공소제기를 취소하기를 요청하였다. 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해볼 생각이다.
외세 추종 대북적대의 내란 외환 세력이 기생하고 의존하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에 의한 종북몰이 공안탄압의 표적 희생양이 되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양심수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필사즉생의 각오로 싸우고 있다. 내란 외환 세력의 완전한 청산을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양심수들과 연대하여 국가보안법 수사와 재판을 중단시키는 길에 앞장서 분투할 때다.
한국사회에서 내란 외환 세력의 청산과 친미 극우 반공 세력의 퇴장과 국가보안법 폐지는 같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