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연행하라”…서울광장서 100여명 강제연행 규탄 (고뉴스 08.05.28)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광우병대책회의)’는 28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전날에 이어 ‘검·경의 시민 대규모 강제연행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우병대책회의는 “거리행진을 마치고 서울시청 앞까지 이동한 시민들이 ‘청계광장으로 가서 해산집회를 하겠다’며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하고 100여명을 한꺼번에 강제연행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들 연행된 시민들은 도로도 아닌 서울광장 인도 등에서 불법 연행한 것은 지난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보기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경찰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더욱더 철저히 짓밟아서 성난 민심을 누르겠다며 엄정대응을 선택했다”며 “지난 역사는 탄압이 거세질수록 국민들은 더욱 거세게 저항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경찰은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폭력진압으로는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다”며 “잘못된 쇠고기 협상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재협상에 나서는 것만이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지금 당장 연행자 전원을 석방하고, 지난 며칠간의 불법 연행과정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 모든 사태를 진두지휘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18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거리로 향하는 시민들이 늘고 학생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등 국내사정이 혼란스러운데도 외국순방에 오른 것은 기가 막히는 일”이라며 “장관 고시를 즉각 철회하고 미국과의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원석 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을 비롯해 홍희덕 제18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당선자,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상임대표, 진보신당 이덕우 공동대표,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민가협 어머니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경찰은 28일 새벽 111명을 연행해 고교생 5명을 제외한 106명을 서울 각 경찰서에 분산 조사 중이다. 이로써 거리행진 나흘간 209명의 참가자가 연행됐으며 이 가운데 74명이 석방되고 135명은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제공=광우병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