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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알아야 할 65가지 '불편한 진실' (프레시안, 080524)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03 05:22
조회
113
전의경은 우리나라에만 있다?
전세계 개신교 중 술 마시고 담배 피우지 말라는 교회는 한국 교회뿐이다?
교도소에서 금연을 강요하는 것은 위헌이다?

알쏭달쏭 퀴즈쇼가 아니다. 요즘처럼 상식이 비상식이 되고 비상식이 상식으로 둔갑하는 시대에 던지는 도전적 질문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문제제기가 어렵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모르는, 한국사회를 되짚어 보는 작업이기도하다.

인권 운동가 오창익 씨가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오창익 지음, 도서출판 삼인 펴냄)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서 오창익 씨는 직접 발로 뛰며 목격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국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한국적 현상'을 특유의 시각으로 설명했다. 저자의 '인권 감수성'을 통해 낯설게 비춰진 한국사회를 목격할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ㆍ전의경, 독재의 잔재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제도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옥션 사태' 이후 도마 위에 오른 주민등록번호제도가 그렇다. 일단 유출되면 피해는 평생 간다. 번호 하나로 개인의 삶 전체를 재구성해 누군가에게 고가의 마케팅 정보로 팔 수도 있다. 빅브라더가 한국 사회에 온다면 가장 먼저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않을까.

이런 주민등록제도가 생겨난 것은 간첩을 잡기 위한 용도에서다. 1968년 북에서 김신조 일행이 넘어와 청와대를 공격한 사건을 계기로 박정희 정권이 간첩을 색출하겠다며 만든 제도다. 이미 그런 목적은 희미해졌지만 제도의 관성에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전의경 제도도 비슷하다. 이승만 대통령은 공비를 색출하기 위해 군대가 필요했는데 한국 전쟁 때 작전 지휘권이 미국으로 넘어가 군대를 동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전의경제도다. 다행히 전의경 제도는 2012년 페지될 거라지만, 적을 상대로 싸워야 할 군인이 주권자이자 납세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우습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저자는 "과거 독재정부 시절, 정부가 과도하게 국민을 통제하고 감시하던 도구로 이용되던 장치들이 그 용도가 폐기된 현재까지 남아 여전히 같은 기능을 확대재생산하며 유지되고 있는 현실을 자각하고 문제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부조리

우리가 몰랐던 부조리와 불합리한 잔재는 또 있다. 한국에선 벌금형을 받았을 때, 돈이 없는 사람은 벌금을 내는 대신 구금 시설에 갇혀 하루를 5만 원으로 계산해서 벌금을 제한다. 이것은 소득에 상관없이 죗값대로 벌금을 매기는 제도로 '총액벌금제'라고 한다.

당연한듯 싶지만 한국과 달리 유럽 국가들은 소득에 따라 차등을 두고 벌금을 매기는 일수벌금제를 시행한다. 마치 세금처럼 소득이 많은 사람은 벌금도 많이 내는 것이다. 핀란드 기업 노키아의 부사장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과속을 하다 단속에 걸려 1억 원을 낸 사연은 바로 이 같은 일수벌금제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정신병원 수가 가장 많고 강제입원 환자 비율도 유럽의 6배가 넘는다는 사실은 놀라울 지경. 2005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정신병원, 정신 요양 시설을 포함한 정신병상 수는 7만 3000개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민 1000명을 기준으로 이탈리아는 0.1, 영국은 0.69, 독일은 0.7 수준인 반면 한국은 1.51개에 달한다.

또 이 같은 시설에 수용되는 사람 중 8.9%만이 자발적으로 입원했고 무려 91.1%에 이르는 사람이 강제입원으로 수용됐다. 영국 13.5%, 프랑스 12.5%, 네덜란드 13.2% 등 다른 나라의 강제 입원율과 비교해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 개신교 다수가 요구하는 금주와 금연이 한국 개신교에서만 통용되는 규율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대부분의 개신교회에서는 성경말씀에 따라 금주하라고 말하지만 아무리 성경을 들여다 봐도 '술을 마시고 즐기되, 흥청대지 말고 적당히 마셔라' 정도 이상의 술에 대한 언급은 찾기 어렵다.

저자는 한국 교회에서 유독 금주와 금연이 요구되는 것은 한국 개신교의 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19세기 미국의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그들의 눈에 한국인들은 게으르고 늘 술에 취해 있고 노름을 즐기는 미개인들로 보였다. 전형적인 제국주의적 시각이다. 그래서 미국인 선교사들은 입교 과정에서 금주와 금연을 강조했는데, 이런 전통이 오늘날 한국 개신교의 전통으로 남게 됐다는 해석이다.

경제지상주의와 실용주의가 최우선의 가치가 되는 시대에 누군가는 이런 불편한 진실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65개의 불편한 진실에 눈감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양진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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