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7월 17일, 헌법 제1조 위대함 보여주자" (오마이뉴스 08.07.0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03 11:02
조회
118
[현장-최종신] 1000여명 촛불문화제 참가자 "시청광장 다시 찾을 것"
btn_ntrans.gifbtn_nprint.gifbtn_nsize.gifbtn_nblog.gif icon_artman.gif 전관석 (sherpa74)

IE000936660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한나라당 항의 방문을 하기위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IE000936662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한나라당 항의방문 끝내고 KBS 본사에 앞에서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최종신 : 9일 새벽 12시 30분]


지난 6일부터 시청광장은 경찰의 봉쇄로 꽁꽁 묶였다. 시민들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8일, 폭염속에 끈적한 하루였다. 밤새 후텁한 날씨는 계속됐고, 촛불은 한강다리를 넘어 타 올랐다. 저녁 7시부터 MBC 앞을 물들인 1000여 개의 촛불은 MBC 남문 앞에서 서서히 여의도 일대를 물들였다. 시민들은 검찰의 <PD 수첩> 조사를 규탄하며 '<PD수첩>은 시민들이 지킨다'고 다짐했다. "'검사스럽다'는 말 5년만에 다시 꺼냅니다"라는 사회자의 말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전국 19개 MBC 계열사 언론 노동자들은 오후 12시부터 공정위, 대검찰청, MBC를 거치면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꾸짖고 비판했다. "방송 민주화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방송 노동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밤 10시 MBC 에서 한나라당을 거쳐 KBS로 이동하는 동안 시민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구호를 자연스럽게 바꾸며 행진했다.


"<PD수첩> 지켜내자", "KBS 사랑한다", "공영방송 사수하자"


"<PD수첩>은 MBC(명박씨) 것이 아니다"라는 기발한 구호도 나왔고 연단에 오른 시민들은 저마다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 나의 것"임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KBS앞에서 오늘의 기나긴 일정을 마무리한 언론노동자와 시민들은 "7월 11일과 12일에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 그리고 7월 17일 '헌법제1조'가 얼마나 위대한지 정부 여당에 다시금 보여주자, 시청광장도 다시 찾자"고 다짐했다.


촛불은 다시 예약되었다.




IE000936633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6신 : 8일 밤 11시 20분]


MBC 앞에 모였던 1000여 명의 시민들은 여의도공원쪽으로 행진을 시작, 여의도 중앙 버스 승강장, 여의도 광장을 지나 밤 10시 20분 경 한국신용정보 빌딩 옆 골목으로 진입했다. 시민들은 그곳에서 200여 m를 더 나아가 한나라당 당사 코앞까지 갔으나 거기까지였다. 당사 앞에는 이미 10여 대의 전경 버스로 차벽이 설치된 뒤였다.


경찰은 시민들이 도착하자마자 해산 종용방송을 시작했으며 10시 40분경에는 1차 해산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흥분하거나 거친 행동을 자제했다. 버스 낙서도 하지 않았으며 손피켓을 전경버스 창 보호틀에 끼워두는 정도였다.


시민들은 '한나라당 해체하라', '이명박은 오지마라', '< PD수첩 > 지켜줄게' 등의 구호를 외치고 '광야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한나라당에 항의표시를 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금 보는 것처럼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완전히 포위됐다"며 "한나라당은 국민의 뜻을 받아 국민들에게 항복하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한나라당을 향해 큰 함성을 지른뒤 10시 40분경 다음 행진을 시작했다. 다음 목적지는 KBS다. '< PD수첩 > 지켜줄게' 구호가 'KBS 지켜줄게' 구호로 바뀌고 있다.



[5신 : 8일 밤 10시 17분]


밤 9시께부터는 광주 MBC 인기프로그램 '신얼씨구 학당' 남녀 진행자가 시민들 앞에 섰다. 이들은 현 정부의 쇠고기사태와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등을 노래 가사에 패러디해 불러,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IE000936657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다음은 이들이 부른 노래 가사 내용.


영감 왜불러/경제 살려라 뽑아준 우리 대통령 못봤소?

보았지 어딨소/미국경제 살린다고 미친소타고 설치데

미쳤군 미쳤어 미쳤군 미쳤군 미쳤어

어쩐지 비호감이라더니


마누라 왜불러요/담벼락에 세워둔 삽한자루 보았나

보았죠 어딨나/대운하 판다고 명박이가 들고갔소

미쳤군 미쳤어 미쳤군 미쳤군 미쳤어

평생 삽질만 하라지


영감 왜불러/부엌에 물잘나오던 수도꼭지 못봤소

보았지 어딨소/민영화 한다길래 물세 무사서 뽑아붓네

미치겠군 미치겠어 머리가 뱅뱅 돌겄네

별 지럴을 다하네




마누라 왜불러요/자율학습 한다던 우리 애들 못봤나

보았지 어딨소/시청광장 한복판에 촛불들고 나왔네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새끼들이래지


영감 왜불러/불나가믄 쓸라고 놔둔 양초 한상자 못봤소

보았지 어딨소 PD수첩 지킨다고 불켜들고 나왔네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래야 세상이 훤해지지


노래가 끝나자, 곧바로 민속음악 '아리랑'의 가사를 바꿔 부른 노래가 이어졌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헤이

아리랑 음음음 MBC를 지키세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헤이

대한민국 대표방송 PD수첩 지키세"


1시간여 동안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의 발언을 이끌어내고 추임새를 맞춰주는 등 타고난 진행실력으로 좌중의 인기를 끌었다. 이후 시민 1000여명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IE000936635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IE000936636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바른언론 지키기 시민모임 회원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어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PD수첩> 공격해 국민 세뇌시키고 싶을 것"

[인터뷰] 오동운 시사교양국 프로듀서
 


IE000936626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오동운 < PD수첩 > 담당 PD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남문 앞에서 열린 < PD수첩 > 지키기 MBC 조합원 긴급 총회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오동운


<PD수첩> 논란이 뜨겁다.

 

정부와 보수언론은 일부 오역을 문제삼아 연일 "<PD수첩>이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급기야 5명의 검사들이 이 사건에 '붙었다'. 반면 <PD수첩>을 지키자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19개 MBC 계열사 조합원이 상경, 검찰청 앞에서 '정치검찰 규탄집회'를 열었으며 오후 5시에는 MBC 남문광장에서 긴급 총회가 열렸다. 이들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PD수첩>을 지켜내자"고 결의했다. 또한 네티즌들은 해가 떨어지기 한참 전부터 MBC 남문 앞에서 양초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오동운 MBC 시사교양국 <PD수첩> 담당 PD를 'MBC 조합원 긴급총회'에서 잠시 만났다. 오 PD는 "일부 오역 사태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유감을 표했으며 보수세력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 PD와의 일문일답.

 

- 다섯 명의 검찰이 <PD수첩>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어땠나?

"기가 막혔다. 수사 대상이 될까. 중재위도 갔고 민사 소송도 진행중이었다. 그런데 검찰에 수사 넣고, 검찰이 받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수사 대상이 아니다, 이렇게 결정할 줄 알았다. 5인 검사 배당이면 거의 전력투구한다는 것인데…. 우리가 미국에는 광우병 걸린 소가 많다? 이렇게 보도한 것도 아니다. 미 햄버거 먹으면 다 광우병 걸린다? 이런 보도 아니었다. 잡지 말라는 소 잡고 검사 안하고 이런 게 위험하다고 지적한 거다. 이런 식이면 과학적인 안정장치 만들어야 국민이 믿겠다는 거였다. 우리가 과학적으로 뭘 조작했나?"

 

- 보수언론과 검찰이 <PD수첩>을 두고 '핑퐁' 주고받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는다. 보수언론이 기사를 쓰면 검찰에서 브리핑을 해서 이에 동의하고 그러면서 원본을 보여달라고 한다. 보수언론에게 묻고 싶다. 특파원은 왜 외국에 보내나. 특파원들이 현지에서 충분히 취재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는 취재 가능하고 인간 광우병 우려 소견을 밝힌 의사들도 취재가 어렵지 않다. 이렇게 취재에 뛰어들면서 비판하고 감시했으면 좋겠다. 오직 <PD수첩>을 상처내고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 검찰은 계속 취재 원본을 봐야겠다고 한다.

"<동아> 최태민 보고서 관련해서 압수수색 들어갔을 때 모든 언론이 반대했다. 그런 식의 검열은 안 된다는 공감대다. 원본을 주면 다 해결되나? 아니다. 원하는 결과 못 얻으면 또 다른 흠을 들이댈 것이다. 지엽적인 것을 들이밀며 왜곡인양 말 할 것이다. 이 사태는 <PD수첩>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데, 검찰이 왜 포기 안할까? 저들이 원하는 건 명예훼손 처벌이 아니라, <PD수첩> 공격이다."

 

- 검찰에 원본 제출을 안한다는 방침인가?

"그렇다. 당연하다."

 

- 오역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제 한 보수 일간지에서는 서울대 모 교수가 <PD수첩>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 6월 24일에 번역이 완벽하지 못한 점이 유감이라고 충분히 밝혔다. 완성도를 끝까지 책임졌어야 할 제작진의 잘못이다. 국민에게 혼란을 줬다고 느꼈고 유감을 표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100점짜리 번역 아니었다. 하지만 비열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를 왜곡이라고 하고 있잖은가? 번역 잘못을 인정하는 게 왜곡인가. 어째서 왜곡인가?"

 

- 정부 여당은 <PD수첩>이 광우병 왜곡, 괴담을 불러왔다는 인식을 퍼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

"광우병 위험을 알린 방송이 얼마나 많았나. 우리가 다만 때를 잘 만났다 뿐이다. 적절한 시기에 방송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다른 언론들이 정부와 검찰을 상대로 명예훼손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국민들은 <PD수첩>만이 진실이라 끼고 살지 않는다. 그동안 방송이 흠결 없지도 않았다. 정정보도, 반론보도 합당한 이유라면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 사태를 낙관하나?

"질 수 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명분과 이유가 없는 싸움인데 저쪽에서 걸어왔다. 다만 좀 길어질 것이다. 국민들이 잘못된 <PD수첩> 보고 나왔다고 세뇌시키고 싶을 것이다. 정부와 검찰에서 실컷 상처내고 흠집내고… 이런 욕심 버리지 않으면 이 싸움은 길어질 것이다."

 

 


IE000936637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4신 : 8일 저녁 8시 40분]

 

"<PD수첩> PD는 Power of Democracy"

 

밤 8시 5분 방송인 김미화가 무대에 올랐다. 김완태는 그녀를 이렇게 소개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지만, 늘 세상을 보는 그녀의 시각을 청취자분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분이다"

 

김미화가 마이크 앞에 섰다.

 

"반갑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MBC에서 6년 동안 일하고 있습니다. MBC를 믿습니다. 어려운 일 겪고 있지만 빨리 제자리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외수 선생님을 좋아하는데 선생님께서 '썩는 것은 부패되는 것과 숙성하는 것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외침이 숙성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진실이 전달되게 열심히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며 빠르게 무대에서 내려가려던 김미화를 청중들은 그냥 내려보내지 않았다.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김미화가 냉큼 돌아오더니 과장된 몸짓으로 "이런 분위기였쎄요??~~"라고 묻는다.

 

"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평생 살고 싶소...."

 

다시 마이크를 받은 김완태가 삐친 척 하니 시민들이 김완태에게도 소리쳐 준다.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 밤에~~"

 

촛불이 낄낄댄다.

 

가벼워질 뻔하던 분위기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가 다시 정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뼈저린 반성한다고 두 번이나 얘기했지만 재협상은 안하겠다고 합니다. 광우병 쇠고기 먹어야 한다고 강변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국민의 정부 맞습니까? 재협상이 아니면 대통령 물러나라고 지난 두 달동안 외쳐왔습니다. 6월 10일에는 100만, 7월 5일에는 50만의 촛불이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쌌습니다. <PD 수첩>이 여론을 왜곡했습니까? 진정한 여론 왜곡은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 아닙니까. 7월 12일과 17일, 다시 촛불을 들고 우리의 광장인 시청광장을 다시 되찾읍시다. 그러실 수 있죠?"

 

"네~~~"

 

"하나의 촛불은 끌 수 있어도 하나가 된 촛불은 끌 수 없다.<PD 수첩>의 PD는 프로듀서의 약자가 아니다. <PD수첩>의 PD는 power of democracy'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다.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이 나즈막히 흘렀다. '바른언론 지키기 시민모임'에서 만들어온 깃발이 무대 앞에서 휘날린다. '굳세어라 <PD수첩> 촛불과 진실은 승리한다'라고 쓰여있다.

 

<PD 수첩> 보조진행자인 손정은 아나운서는 촛불, '표적수사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줄곧 무대를 묵묵히 응시하고 있다.

 


IE000936624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IE000936625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전국의 MBC 조합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남문 앞에서 열린 < PD수첩 > 지키기 MBC 조합원 긴급 총회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icon_tag.gif MBC


 

[3신 : 8일 저녁 8시]

 

7시 20분경 김완태 아나운서가 무대에 올랐다. 오늘 촛불 문화제의 사회자다. "간판 아나운서를 꿈꾸었지만 찌질이 아나운서로 살고 있는 김완태"라고 스스로를 소개해 행사 시작부터 촛불시민들을 웃겼다.

 

문화제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박성제 MBC 노동조합 위원장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으면서 무대에 올라왔다.

 

"요즘 너무 일이 많습니다. MBC를 손 보려는 사람들, <PD수첩>을 수사하고 제작진을 감옥에 넣으려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MBC 조합원들 700명이 검찰청에서 정치검찰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얼굴이 이렇게 벌겋게 익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열기도 언론자유를 외치고 오로지 시청자와 국민만을 위해서 방송하고자 하는 MBC 노동자들의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오늘 19개 계열사 조합원들이 모여 <PD 수첩> 수사와 MBC 민영화 음모, 언론자유 빼앗아 가려는 언론정책에 맞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오직 국민들만 믿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는 결의를 모았습니다. MBC와 KBS 그리고 양심있는 신문사 방송사를 지켜주십시오."

 

촛불들은 함성으로 대답했다.

 

김완태 아나운서의 '말빨'은 계속 이어졌다.

 

"흡혈귀는 피를 먹고 살고, 이명박 정부는 욕을 먹고 살고, MBC는 박수를 먹고 삽니다. 여러분 큰 박수 보내주십시오."

 

"MB를 알파벳 한 글자로 줄이면 뭔지 아십니까? G입니다. 왜 그런지는 다 아시죠? 영문 세 글자로 하면? 그렇습니다. MBC입니다. 대한민국 검찰을 영문자 두 글자로 하면? A~C 랍니다."

 

축하공연을 하기 위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촛불문화제를 찾았다. 그윽한 '라이브'였다.'사계'에 이어 '행복의 나라로' 노래가 울려펴졌다.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앵콜송은 '광야에서'였다. 참가자들은 촛불과 '지켜줄게 <PD수첩>' 손팻말을 번갈아 흔들며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움켜쥔 뜨거운 흙이여~" 노래를 따라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촛불 문화제에 함께 하고 있지 못하다. 오늘이 <PD수첩> 방영일이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지금 스튜디오에서 한창 생방송 준비중이다. 김완태 아나운서가 MBC 본사에 대고 소리쳤다.

 

'힘내라 MBC~' '힘내라 MBC~'

'<PD수첩> 파이팅~ <PD수첩> 파이팅~'

'일 끝내고 나와라~ 일 끝내고 나와라~'

 

시민들은 700여 명으로 늘어났으며 남문 앞 인도와 1개 차도에 시민들이 꽉 찼으며 인파가 인도를 따라 휘어지고 있다. MBC 직원들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최율미 방현주 박소현 손정은 아나운서가 남문 앞에 보인다. 무대 옆에는 김미화씨가 대기중이다. 곧 무대에 올라 격려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2신 : 8일 저녁 7시 30분]

 

MBC 사옥 앞, "1%의 위험을 제기한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냐"

 

전국의 MBC 조합원 500여 명이 모여 오후 5시 15분경 시작한 '< PD수첩 > 지키기 MBC 조합원 긴급 총회'는 오후 6시 30분쯤 끝났다. 박경추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긴급 총회에서 조합원들은 '심의조차 부당한데 검찰조사 웬말이냐' '끝까지 투쟁해서 방송장악 막아내자'등의 구호를 외치며 <PD수첩>사수의 결의를 다졌다.

 

오동운 <PD수첩> 담당 PD는 "1%의 위험을 제기한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여기서 더 밀리면 모든 언론이 정부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해야 하고 취재한 내용을 전부 보여줘야 할까봐, 그대서 두렵고 힘들다"고 말해 조합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제주 MBC에서 올라왔다는 한 새내기 PD는 "<PD수첩>사태는 새내기인 나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면서 "뜨거운 가슴을 모으고 모아서 반드시 이겨내자"고 말했다.

 

오늘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르는 '광야에서'를 라이브로 듣는 기회도 얻었다.

 

총회를 끝낸 조합원들이 요기를 하러 간 사이 여의도 MBC 남문 앞에는 네티즌들이 깃발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 50여 명도 질서있게 앉아있다. 벌써 500여 명의 네티즌들이 '<PD수첩> 배후는 바로 국민' '<PD수첩> 국민들이 지켜줄게' 라는 다양한 홍보물을 든 채 촛불문화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6시 30분이 넘으면서 폭염이 약간 누그러지고 있다.

 

 

[1신 : 8일 오후 5시 28분]

 

대검찰청 앞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

 

하늘이 이글거렸다. 몇몇 여성 노동자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 그늘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염 속, 방송 노동자들의 구호소리는 작지 않았다. 구호를 외치는 팔뚝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얼굴이 벌겋게 익어갔지만 구호는 계속됐다.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물러가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위원장 최상재)은 8일 오후 2시 검찰청 앞에서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과 춘천 원주 진주 마산 등 지역 MBC 조합원 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김재윤 통합민주당 의원,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IE000936535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8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 PD수첩 >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icon_tag.gif PD수첩


포문은 최상재 위원장이 열었다.

 

"새 정부 들어 검찰이 알아서 프로그램 편집까지 해주려고 한다. 그동안 시사 프로그램 PD와 작가들이 소재가 떨어졌는데 검찰이 잘 제공해 주고 있다. 검찰이 풍자와 해학이 담긴 코미디 프로그램 소재까지 제공해 주는 나라가 됐다. 정치검찰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자. <PD수첩>을 지켜내자."

 

이어 무대에 서는 사람들마다 <PD수첩>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오늘 신문 만평을 봤더니 전두환 고스톱과 이명박 고스톱을 비교해 놨더라. 전두환 고스톱이 비광으로 다 쓸어먹는 거면, 이명박 고스톱은 낙장불입이란다. 한번 던지면 절대 거둬들이지 않는다는 거다. <PD수첩>에 대한 이 탄압, 대충 싸워서는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다. 언론 노동자들이 싸워서 막아내는 수밖에 없다.

 

오늘 또 소환장을 받았다. 드디어 30개 채웠다. 그러나 나는 끌려가지 않는다. 마지막 한 사람 남을 때까지 이명박 정권과 검찰에 맞서 방송민주화를 위해 싸울 것이다."(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IE000936537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8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 PD수첩 >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대회'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근조 정치검찰 사수 공영방송'이라는 검은 천을 세로로 내걸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icon_tag.gif PD수첩


"<PD수첩>이 도대체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인가. 어떻게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윗선'에서 시킨다고 해도 '우리 검찰 이런 거 하는 집단 아니다. 안 한다'고 내팽개쳐야 마땅한 것 아닌가.

 

난 변호사다. 지금 검찰에는 나와 함께 공부하던 검사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이렇게 안 배웠다. 검찰이 스스로 권력의 시녀를 선언해 버렸다. <PD 수첩>을 수사하는 것이야 말로 직권남용이요, 권리행사 방해다. 검찰은 제발 국민에게 돌아오라."(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얼마 전 우리 진보신당에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가 들어와 난동을 부렸다. 그 단체가 사용하는 건물에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는 펼침막이 있다. 그걸 떼와서 이곳 대검찰청에 붙이려고 하다가 말았다. 지금 검찰이야말로 이명박 정부의 '특수임무수행자 단체' 아닌가.

 

촛불의 배후는 <PD수첩>맞다. 촛불의 배후는 진실이다. <PD 수첩>은 진실이다. 검찰이 칼자루를 휘두르려고 하는데, 칼자루를 잡아야지 칼날을 잡고 휘두르면 위험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민주주의 수호, 진보신당이 하겠다"(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지난달 26일 경찰청 인권위원 자리를 내던진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아직도 검찰은 정권이 쉽게 장악할 수 있는 조직이다. '표적수사'란 말이 정확하다. 검찰이 이토록 신속하게 인력을 투입한 수사, 볼 수 없었다. 지금도 대검찰청 주위에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서민들 있다. 사법피해를 입고 한강 다리에서 몸을 내던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서민들을 대신해서라도 꼭 이 싸움을 이겨야 한다."

 

김재윤 통합민주당 의원과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도 무대에 나서 검찰의 <PD수첩>수사를 강력히 성토했다.

 

참석자들은 규탄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검찰의 수사권 독립을 침해할 생각이 없으며 검찰이 국민을 두려워 해야지 권력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밝힐 뿐"이라며 "이제 검찰이 팔아먹은 '정의'를 언론과 국민이 똑바로 세울 것이며 미래 세대는 이를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숭고한 저항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청 앞에서 1시간 남짓 집회를 벌인 참가자들은 장소를 여의도 MBC 앞으로 옮겨 곧 2차 투쟁에 들어갈 예정이다. MBC 노동조합은 오후 5시부터 MBC 남문광장에서 긴급 총회를 개최하고 저녁 7시부터는 '촛불아 모여라 <PD수첩>지키자' 촛불문화제를 네티즌들과 함께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MBC와 언론노조, 민주노총 조합원 2000여 명과 네티즌 1000여 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IE000936539_STD.jpg
btn_rcm_s.gif btn_blog_s.gif btn_detail_s.gif
▲ 8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 PD 수첩 > 표적수사 정치검탕 규탄대회'에 참석한 심상성 진보신당 공동대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왼쪽부터)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icon_tag.gif 심상정

전체 4,00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72
‘전의경 제도 폐지’ 다시 불붙다 (경향신문 08.07.21)
hrights | 2017.07.03 | | 조회 80
hrights 2017.07.03 80
1071
상경집회 출발지서 봉쇄 ‘위법’ (한겨레 08.07.21)
hrights | 2017.07.03 | | 조회 72
hrights 2017.07.03 72
1070
“머리깎고 점수깎고”… 고교교사 학생 두발 강제단속 ‘물의’ (국민일보 08.07.18)
hrights | 2017.07.03 | | 조회 95
hrights 2017.07.03 95
1069
10년전 대학생활 꼬투리 현역장교 ‘이적혐의’ 조사 (한겨레 08.07.16)
hrights | 2017.07.03 | | 조회 72
hrights 2017.07.03 72
1068
국제앰네스티 ‘촛불 수감자’ 접견거부 항의 (한겨레 08.07.15)
hrights | 2017.07.03 | | 조회 77
hrights 2017.07.03 77
1067
[현장24] 집 전화, 연체하면 긴급전화마저 먹통 (YTN TV 08.07.14)
hrights | 2017.07.03 | | 조회 77
hrights 2017.07.03 77
1066
국가폭력은 왜 이렇게 자유로운가 (한겨레21 08.07.10 718호)
hrights | 2017.07.03 | | 조회 72
hrights 2017.07.03 72
1065
"NG는 무시하고 Q 사인만 외치는 정부 죽기살기로 촛불 들어야 언론 지킨다" (오마이뉴스 08.07.11)
hrights | 2017.07.03 | | 조회 77
hrights 2017.07.03 77
1064
인권위 ‘촛불 폭력진압’ 직권조사 나선다 (한겨레 08.07.11)
hrights | 2017.07.03 | | 조회 69
hrights 2017.07.03 69
1063
'양심 선언' 전경 영창 보내더니 이젠 ‘집단 괴롭힘’ (한겨레 08.07.10)
hrights | 2017.07.03 | | 조회 55
hrights 2017.07.03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