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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호]정책토론회 - 국립묘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10-19 16:35
조회
21

월간 <인권연대> 편집부


 8월 18일, [국립묘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국립묘지 안장 제도 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였습니다.
국가나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거나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기 위해 묘지를 조성하고 기념물을 만드는 것은 어느나라에서나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한국처럼 국가유공자 모두와 장군 모두와 10년 이상 근속 군인 모두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국가유공자 제도는 직업군인 일반에 대해 매우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국립묘지’에 묻히는 것은 국가가 그의 노력과 헌신을 보증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 사람은 보통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립묘지로서의 위상을 확인하고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는 교육공간이자 추모공원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된 27만기도 너무 많지만, 안장대상자가 43만명에 이르는 현실은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합니다. 가뜩이나 땅도 좁은데, 국립묘지를 더 많이 짓기 위해 아까운 땅에 돈을 써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지금처럼 과도하게 안장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은 곤란합니다.


 이와 관련해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보훈혁신위)>는 대규모 묘지 조성을 중단하고, 안장 및 추모방식을 납골당(봉안당)과 집단적인 각명비(刻銘碑)로 전환하며, 과도하게 확장된 안장대상자의 범위를 축소해 10년 이상 장기 군 복무자에게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부여한 규정을 폐지할 것 등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보훈처장 교체 이후 개혁은 좌초되고 있습니다.
양영철 회원(제주대 명예교수)을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하상복 회원(목포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의 사례를 비교해주었습니다. 프랑스의 국립묘지 ‘팡테옹’은 “프랑스 헌법이 규정하는 국가적 이념의 정체성을 넘어서지 않으며, 공적 인물이 사망한 뒤 10년간 유예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처럼 “반민족주의자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애국자와 함께 잠들어 있다는 점에서 비논리적”인 한국의 국립묘지와의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립묘지 안장대상자 선정은 프랑스의 이념적 좌표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국립묘지에는 반민족행위자가 다수 묻혀 있으며, 이념적 기반도 반공주의와 군사주의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하상복 교수는 “법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개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토론을 맡은 신동은 회원(연세대 박사과정 연구자)은 국립묘지의 이념적 기반이 “반공·군사·권위주의”라고 지적하면서 “국립묘지의 권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립묘지의 존재 이유와 죽음을 기억하는 방법에 있어 충분한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승 인권연대 운영위원(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독일의 경우 아예 별도의 군인묘역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한국의 국립묘지의 안장대상자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재승 교수는 “독일은 대규모 국립묘지를 조성하지 않는 대신 기림비, 각명첩(刻銘帖), 추모의 숲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망자를 추모한다”며 “대규모 국립묘지를 더 이상 조성하지 않고, 안장 방식을 완전히 지양하고 기념비, 각명비 형태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일본의 야스쿠니신사는 전범들의 합사로 늘 주목받고 있는데, 246만명의 위패를 안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전진성 회원(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지금의 체제는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현충원은 아예 군인 중심의 추모장소로 머물되,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을 엄격히 적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좀 더 개방적인 민간의 심사기구를 통해 군인의 행정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논의를 거쳐 안장을 결정”하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보훈의 개념을 민주와 따로 두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라며 “오늘 토론 주제는 민간에서 주도할 내용이 아니다. 보훈처의 직무유기”라고 보훈처의 태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민 의원은 “국립묘지는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과 관련된,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라며 “헌법 전문의 기준에 따름과 동시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시대에 어울리는 보훈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김추백 기금’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김추백 선생은 1977년 ‘재일교포 실업인 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입니다. 김추백 선생의 가족들의 성금으로 기금을 조성해, 국가기관 개혁 활동에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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