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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화의 이해 2 - 지상중계] 11강 '중세 이슬람 문명의 성장과 쇠퇴'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14:44
조회
740
윤용수/ 부산외대 강사
왜곡된 이슬람의 이미지
이슬람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도 멀고, 그 동안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만큼 우리가 우리만의 눈으로 아랍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 민족 특성상 상당히 보수적이고 외국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적은 편이어서 새로운 문화에 대해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반대로 한번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 서구문명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이후로 지금까지 서구의 물질을 포함한 정신, 종교까지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서구사회의 밑바탕에는 이슬람을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기독교적 사회의식이 깔려있다. 따라서 서구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온 우리나라에서도 이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미국이 사람들에게 이슬람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주입시키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바로 할리우드 영화이다.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이슬람 그리고 아랍인은 항상 미개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묘사되어 왔다. 이러한 이미지가 무의식 중에 우리 머릿속에 뿌리 박혀있는 것이다. 가치관을 성립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 또한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어 서구 언론에 비친 아랍은 하나같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포용이 문명확장의 원동력
이 세상 어디에도 ‘아랍’이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아랍’이라는 말은 세계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아랍문화권을 일컫는 말이다. ‘아랍’이라는 거대한 문화권에 속해있는 나라들이 지리적으로 떨어져있을 뿐만 아니라, 종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나의 거대한 문화권을 형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랍어’라는 언어와 ‘이슬람교’라는 종교가 있었다. 따라서 아랍을 정의하는데 있어서 언어와 종교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슬람을 믿는 모든 사람이 다 아랍인은 아니다. 그리고 아랍인이라고 하여 모두 이슬람을 믿는 것도 아니다.
632년, 하느님의 말씀을 설파해온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은 채 사망하였기 때문에 무함마드의 장인인 아부 바크르가 제1대 칼리파로 추앙되었다. 아부 바크르가 칼리파로 취임한 이후, 정복활동에 나서 2대 칼리파 오마르 시대에 이르렀을 때는 이슬람 세력이 아라비아 반도 및 인도까지도 점령하였다. 스페인을 제외하고는 그 당시 이슬람으로부터 받았던 영향이 아직까지도 피점령국의 토착 기층 문화 속에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피점령국 대부분은 여전히 이슬람 국가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이슬람은 어떻게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첫째, 이슬람이 자기와 다른 것을 인정해주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피정복민들에게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고 타 종교를 믿을 수 있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주었다. 단지 타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딤미’라 불리는 종교세를 받았을 뿐이다.
열린 태도로 다른 문화 포용해야
이슬람의 모습이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표적으로 사원의 건축양식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유목민의 성향을 지니고 있는 이슬람 문명은 외래문명을 융화시켜 이슬람으로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문명의 특수성과 동시에 보편성을 가지게 되었다. 다시 말해, 외래문명을 받아들여 아랍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외래문명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 새로운 아랍문명을 창조한 것이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번영하던 이슬람 문명은 몽고의 영토확장정책에 의해서 정복당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에서 발명된 종이와 활자판이 전파되었다. 이렇게 전파된 종이와 활자판의 발명은 학문의 전파를 용이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정보의 보급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해주었다. 이는 후에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서구에 의한 침략의 역사를 거치면서 이슬람도 점차 서구화가 되어가는 모습이 없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서구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아랍 사회 스스로 문을 닫고 과거의 영화에만 연연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다른 문화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은 채 그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결국 우리의 손해인 것이다. 열린 태도로 우리와 다른 문화를 포용하려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 문화도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정리 - 정유진(인권연대 인턴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