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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외교, '삼전도 굴욕' 이상의 결과 불러올 것" - 제112차 수요대화모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3-04-27 11:08
조회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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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조선시대 명-청 교체기의 국면과 비견되는 위중한 상황이다."

인권연대 제112차 수요대화모임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작금의 동북아 정세를 이렇게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당시 조정은 명나라에 대한 이른바 재조지은(再造之恩)의 사대 논리에 편향된 결과,  신흥 세력으로 부상하는 청나라를 필두로 하는 국제 정세에 둔감했다."면서, "지금의 동북아의 지형은 여느 시기보다 철저한 등거리 외교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이대로 가면  인조가 청의 황제를 향해 삼배구 고두례(三拜九叩頭禮), 즉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조아려야 했던 '상전도 굴욕'보다 더 한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정 전 장관의 지적 배경에는 "이미 2010년 경부터 예견돼왔던 미-중 갈등 국면"이 작용한다. 중국은 1982년 농업과 공업, 과학, 국방의 현대화를 선언하고, 이를 추진한 결과 불과 30년 만에 G2 국가로 성장했다. 2022년 말 현재 중국의 경제 규모는 이미 미국 GDP의 74%  수준에 도달했고, 올해 말 80%까지 육박할 전망이다.  패권 국가 입장에서 도전국의 GDP 성장은 40%만 넘어도 통제 불능의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국제정치의 관행이다.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처음으로 주창한 것이다.  2050년까지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의 패권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시진핑은 미국을 방문해 정상과의 만남에서 "앞으로 중국을 대국으로서 대우할 것"과 "태평양은 미국과 중국이 나눠 가져도 넓다"는 메시지를 통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전 장관은 시진핑의 이러한 메시지가 매우 중대한 의미를 내포한 것이었다. 미국도 그제서야 중국을 경계하고 통제해야 할 세력으로 인정하고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그 결과가 이른바  '아시아로의 귀환'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재균형을 위한 전략 변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7함대 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전력 증강과 무기 배치가 추가적으로 이뤄지는 한편, 한미일 동맹의 공고화를 추진해 왔다. 오늘날 미중 갈등과 이에 따른 동맹 체제의 강화는 이를 배경으로 한다.

정 전 장관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이런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상황 인식을 못하고 국가를 위기 국면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4.13.)근 중국 시진핑 주석이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LG 디스플레이 현장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한국에 손을 내미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 면서,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불과 며칠 후(4.19.) 대만 발언으로 중국을 자극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역량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23일 한국 주중대사를 대상으로 한 항의 형식으로 강력한 불만과 분노를 표시했다.

정 전 장관은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등으로 보여지는 일본에 대한 태도는 우리나라 국민들 뿐만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 피해를 입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상처가 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라는 부제가 붙은 <통찰>이라는  책을 펴냈다. 정 전장관은 이 책에서 자신이 지난 50년 간 천착해 온 한반도 통일과 국제정치와 관련, 대한민국 외교의 방향을 역사 연원을 따져가며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