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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호] 답답한 국가경찰위원회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1-06-18 16:47
조회
79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광역단위 자치경찰위원회. 국가경찰위원회가 위원 1명을 추천할 권한을 갖고 있다. 말이 추천이지, 거부권이 없으니 추천이 곧 위촉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직 자치경찰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하고, 명단이 공개된 광역자치단체 상황은 심각했다. 경찰법이 정한 특정 성(性)이 10분의 6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나, 적어도 한 명은 인권전문가를 임명하도록 노력한다는 규정은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특정 성(性)에 대한 규정은 오로지 경상북도만이 충족했고, 부산, 대전, 충남, 경남, 강원은 위원 전원을 남성으로 위촉했다. 게다가 위원 중엔 전직 경찰관 아니면 경찰행정학과 교수들이 너무 많았다. 경상남도는 도지사 선거때 후원회장이었던 사람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니 국가경찰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추천 절차를 마쳤다니, 어떤 사람을 어떤 이유로 추천했는지 알고 싶었다. 또한 위원 추천에서 젠더 기준과 인권전문성을 어떻게 반영했는지도 궁금했다.


 국가경찰위원회(위원장: 박정훈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공문으로 물었다. 아예 답조차 하지 않다가, 몇차례 전화를 하니 그제서야 답을 했다. 그렇지만 국가경찰위원회의 답변이 아니라, 어떤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메일 답변이 전부였다.


 김O민라는 사람(이메일 주소로 미뤄보건대, 경찰청 소속으로 보이는)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다. 공문에 대한 답은 공문이 아니었고, 보낸 사람의 신분을 알만한 단서를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소속과 직위 등도 알려주지 않았다.


 o 귀 단체에서 문의하신 내용은 국가경찰위원회의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추천 관련 업무로,
 o 국가경찰위원회에서는 경찰청 및 국가경찰위원으로부터 추천받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2.26.)와 인터뷰(3.8.)를 통해 △ 치안업무 이해도 및 전문성 △ 공직자로서의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의결하여 추천 대상자를 선정하였습니다.
 o 기타 궁금하신 사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제10조)'에 의거, 정보공개 청구 제도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전부였다. 우리는 알아서 했으니, 궁금하면 정보공개를 청구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경찰위원회 웹사이트의 회의 결과는 ‘원안 의결’ 네 글자만 적혀 있다. 경찰청이 준 명단을 그대로 통과시켜버린 거다. 추천인 명단도 추천 사유도 밝히지 않았다. 하긴 국가경찰위원회는 늘 이런 식이었다. 실제로 국가경찰위원회는 1991년 출범 이래 30년 동안 2345건을 의결했지만, 이중 부결은 3건에 불과했다. 0.1%다. 국가경찰위원회는 순도 99.9%의 어용조직이었던 거다. 그나마 2007년 이후 부결 건수는 한 것도 없었다.


 독임제 기구의 폐해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기구가 바로 국가경찰위원회였다. 그렇지만, 내내 경찰청의 하위 파트너로서의 역할로만 맴돌고 있을 뿐이다.



사진 출처 - 세계일보


 국가경찰위원회를 병풍 취급하는 경찰청도 문제지만, 들러리 역할을 자처하는 지식인들도 문제다. 다른 게 있다면, 보수정권 때는 동아일보 기자가, 진보정권 때는 한겨레 기자가 위원이 된다는 게 다를뿐이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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