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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호] 불안함 속에서 살아내기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1-06-18 15:08
조회
326

김영미/ 인권연대 운영위원


 코로나 19가 퍼진 이후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 것이다. 어울려 살면서 안전하다고 생각해온 오랜 우리들의 습관들을 버리고 거리를 두고 있어도 쉽게 안심이 되지 않고, 잘 알던 사람도 믿기 어려워지는 등 세상과 인간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 매일 만나는 아이들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는지조차도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거리를 두고 접촉을 줄이는 것 만이 유일한 코로나19에 대한 최선의 대응이었다.


 실용음악과(고3)를 다니는 홍이(가명)가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대학진학을 위해 다니던 음악학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를 한 결과 무증상 확진자로 확인되었고, 홍이의 확진 소식에 실용음악과 학생 모두와 실용음악과 교사들이 밀접 접촉자로 판별되어서 모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집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를 했다. 또 같은 교무실을 사용한 교사들과 점심을 식당에서 같이 먹는 학생들이 선별검사를 받고서야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격리 기간이 끝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격리 기간이 끝난 학생들과 교사들은 또다시 코로나(PCR)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고서야 등교를 할 수 있었지만, 확진 학생은 검사 대신에 “격리해제자는 감염전파 우려가 없으며 PCR 음성확인서는 불필요함, 코로나19 감염 이력을 이유로 차별대우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상 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위반 시 엄정대응할 것”이라는 보건소 공문만으로 등교를 했다.


 의료계는 코로나가 사람 몸에 들어와 10~14일이면 전파력이 없어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코로나19는 아직도 치료법이 연구 중인 감염병이므로 전파력이 없어진다는 것도 확신할 수 없었던 탓에 학생들과 같이 코로나(PCR)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고 등교하리라고 생각했던 담임교사는 감염의 공포, 학급 학생의 건강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보이면서 학교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교사들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아이들은 두려움이 가득한 홍이에게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공감하고 격려해 주며 다가가고 있었다. 교사들은 코로나19의 불안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공감 능력을 배우며 발달시키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출처 - freepik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싸우기도 하지만 이 어려운 코로나 환경을 이겨가면서 남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면서 공감 능력이 더욱 발달하고 있었다.


 『공감은 상대의 마음을 느끼고 그려보는 것입니다. 상대의 정서적 반응을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입니다. “이랬어야 해”“라고 하는 충고나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현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이 능력은 학원에서 배울 수 없고 데이터를 넣는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다음에는 따라잡기도 어렵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어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얻게 되는 마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경험하는 기회를 더욱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아이들 마음부터 챙깁니다- 하지현


김영미 위원은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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