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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재영)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1:54
조회
290

이재영/ 청년 칼럼니스트



“난 정말 행복한 걸까?”

‘행복’을 쉽게 정의내릴 수는 없다. 행복을 측정하는 나름의 척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걸 수량화 할 수는 없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엔가 쫓겨 끊임없이 좋은 직업,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지내고 있다. 필자 역시 경쟁 속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삶에는 크게 두 개의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바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고, 또 다른 답은 늦지만 천천히 가는 고생길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고생길을 가더라도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좋은 것을 넘어선 행복한 삶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 나는 확실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와 같이 고생길을 살아가는 것에 만족할 수 있을까? 필자는 공립학교 교사의 길을 과감히 포기하였다. 대신 교육의 변화를 위해서 대안학교 교사로서의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목표는 바로 학교 밖의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적 교육을 어떻게 구성하고 만들어 가느냐이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인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노력을 위해서 나는 NGO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가치의 교육을 강의하고 있다. 내가 행복한 교육이란 경쟁이 아닌 서로의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갈 길은 멀고도 험해 보인다.

행복은 어떤 하나의 잣대로만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대학 교양수업에서 들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진정한 행복은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한 마음을 나눌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지금 현실에서 오로지 자신의 성공만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개인주의적인 것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사랑한다는 것은 관심(interest)을 갖는다는 것이며, 존중(respect)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책임감(responsibility)을 갖는 것이며, 이해하는 것(understand)이고, 마지막으로 주는 것(giving)이다.” 이것은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말이다.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말이다.

진정으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해 일하는 분들의 모습이다.

묵묵히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일을 하는 분들을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길거리를 깨끗이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대학 건물 곳곳을 청소하는 아주머니, 뜨거운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 소외된 이웃과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복지사, 중증장애인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선을 실현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것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배려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헌신과 의무를 다하는 그들의 노력은 정말 박수 받을 만하다. 사회의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어떤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일해 가는 모습은 존경심까지 든다. 그들의 모습에서 다시금 행복의 의미를 일깨우게 된다.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우리는 더욱 경쟁에 몰입되지 않고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이들에게서 더욱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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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청소·시설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시사위크



그러나 이분들이 처한 어려움은 안녕하지 못한 상태이다. 화재의 현장에서 1개의 조명용 랜턴을 가지고 돌려쓰는 소방관의 모습, 작은 휴게실 공간에서 비좁은 채로 식사를 하는 청소 노동자, 장시간의 근로에 지친 사회복지사, 열악한 조건 속에서 치매 노인을 위해 종사하는 요양보호사 등 각자의 역할들에서 점점 지쳐가고만 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는 이들은 점점 사회의 다른 모습에서 점점 지쳐가기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주변을 둘러보아야 하는 이유는 역시 동등한 의미에서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를 위해서 우리는 이것을 정말 응원을 해야 하고, 비난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을 행복을 위한 과정의 당연한 일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느낀다면 말이다. 함께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은 이뤄져야 한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투쟁이 아닌 생각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이것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를 이룩하는 데 필요로 하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

당장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공공선을 실현하는 분들의 상황을 이렇게 넋 놓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 파열음처럼 터져 나오는 우리 사회의 목소리는 자꾸만 무뎌지고 있다. 행복을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것들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국가의 역할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막중하고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선을 실현해 나가는 이들이 있기에 사회가 지탱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하는 이들을 위해 시민들이 스스로 적극적인 연대를 연결하여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고 주체적인 행동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1차적인 행복을 마련하는 기틀이 될 것이다. 또한 사회의 공공선을 위한 사회적 행동을 마련하는 데 개인적인 의미로서 중요한 함의를 갖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사회의 공공선을 실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재영씨는 월드비전에서 세계시민강사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