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통신

home > 인권연대세상읽기 >  발자국통신

‘발자국통신은’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발자국통신’에는 강국진(서울신문 기자), 김희교(광운대학교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 염운옥(경희대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교수), 오항녕(전주대 교수), 이찬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장경욱(변호사), 정범구(전 주독일 대사), 최낙영(도서출판 밭 주간)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아주 오랜, 질긴 괴담 (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6 23:01
조회
298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인터넷 괴담에 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소위 “광우병 괴담”에서 전기, 수도, 의료, 방송 등 “민영화 괴담”까지 쉴 새 없이 “촛불 괴담”이 터져 나오고 있다. 괴담에 부화뇌동하며 MB를 모욕하는 네티즌들은 사법처리 영순위가 되고 있다. 사이버 모욕죄의 신설이 검토되기까지 한다. 촛불 괴담의 원흉으로 낙인이 찍힌 괴담은 광우병 괴담이다. 광우병 괴담의 진원지는 PD수첩으로 확인되고 있단다. MB정부와 조, 중, 동이 맞장구를 친다.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국정조사에서 광우병 괴담의 실체를 선량한 국민 앞에 밝히겠단다. 검찰은 “정치검찰”, “공안검찰”의 표찰을 달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괴담은 괴담다워야 한다. 괴담은 허위요, 날조요, 왜곡이다. 언필칭 괴담이라 치부하는 속에 진실이 담겨 있고, 국민의 바램이 실려 있다면 민심이 된다. 민심이 된 괴담을 이길 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겸허히 수용하면 다 된다. 민심에 귀 기울여 인사를 새로 하고 정책을 바꾸지 않은 채 민심이 된 괴담의 유포자를 발본색원하고자 한다면 괴담은 끝이 없고 촛불항쟁은 횃불항쟁으로 타오를 수밖에 없다.

민심을 괴담으로 호도하며 이를 억누르는 허위, 날조, 왜곡이야말로 괴담이다. 민심이 항쟁으로 표출될 때 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등장하는 아주 오랜, 질긴 진짜배기 괴담이 있다. 배후론과 색깔론 괴담! 촛불에 배후가 있다, 그 배후는 빨갱이 좌파다 등등. 에이 모지랄 녀석들, 그 낡은 괴담에 시효가 없는 줄 아는가 보다. 배후 중 배후는 반미친북세력이란다.

기실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분단냉전시대의 괴담은 성난 민심을 옥좨는 만병통치약으로 군림해 왔다. 허나 바야흐로 배후론, 색깔론 괴담이 그 오랜, 질긴 수명을 마감할 때가 도래하였다. 21세기 한미전략동맹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좌파정권에서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고자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나 미국산 쇠고기수입을 재개하는 결정을 내렸건만 돌아온 것은 광우병 괴담이요, 상전 같은 동맹국의 불신뿐이었다. 좌파정권의 반미친북정책을 모조리 폐기하여 우파정권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6.15공동선언이며 10.4남북정상선언이며 모두 부인하였건만 배후론, 색깔론 괴담의 약효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세상에 믿었던 그이가 이럴 수는 없다. 부시는 악의 축, 불량 깡패국가와는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놓고 이제와서 북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겠다 의회에 통보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겠다,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좌파정권이 합의한 10.4선언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 아! 어미한테 버림받은 새끼마냥 우파정권을 이렇게 배신하고 무시하면 어쩌란 말인가. 대들 의사도 능력도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 대한민국 우파정권의 명예를 이토록 짓밟을 수 있단 말인가.


080804web01.jpg


지난 4월,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하는 양국 대통령
사진 출처 - 청와대



  촛불괴담을 끝내야 하는 MB정권에게는 사라져가고 무너져가는 배후, 색깔론 괴담이라는 끊어질 운명의 명줄 밖에 없다. 더 이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분발할 여력도 남아 있지 않아 보이건만 의존할 것은 한미동맹이요, 괴담의 배후 반미친북세력을 척결하는 길 밖에 달리 탈출구를 찾지 못한 모양이다.

부시가 8월 5, 6일 서울을 답방하면 이번에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요청을 수용해서라도 한미동맹과 우파정권을 살려 달라 부시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애원할 태세다. 지난 4월 캠프데이비드 별장의 쇠고기 악몽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의 안보를 지켜주는 주한미군을 위해서라면 혈세를 지출하더라도 그 누가 이의를 제기할 것인가. 미국에 방위비분담금을 퍼준다는 인터넷 괴담의 배후는 반미친북세력이다. 이번에야말로 토를 다는 인터넷 댓글 괴담과 그 배후의 씨를 말려 촛불을 끌 작정이다.

더 이상 배후론과 색깔론을 극복하지 못할 민심은 없다.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MB가 살 길은 잘못된 정책의 과오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며 스스로 잘못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이번 8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쇠고기 파동의 전철을 밟는 어리석은 행위를 한다면 타오르는 촛불과 함께 MB 정권의 운명은 파탄을 면치 못할 게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